“정신차려보니 무대가 끝나있더라고요” 김태우, 휘성, 임태경 등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이 데뷔무대처럼 긴장하는 무대는 바로 지난 11일 KBS 신관공개홀에서 진행된 KBS ‘불후의 명곡2 – 남자보컬리스트 특집’(이하 ‘불후의 명곡2’). 이날 현장 공개로 진행된 ‘불후의 명곡2 – 남자 보컬리스트 특집’에는 김태우, 휘성, K-WILL, 환희, 이정, 뮤지컬배우 임태경, SG워너비 이석훈, 노라조의 이혁이 출연했다. 기존 ‘불후의 명곡2’ 방식대로 경합이 진행됐지만 이미 경쟁이 무의미한 공연이었다. 그간 ‘불후의 명곡2’가 아이돌 그룹에 묻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했던 가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무대였다면, 남자 보컬리스트 특집은 그들이 가진 곡 해석력을 뽐내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쏟아 관객과 함께 즐기는 무대로 만들었다. 이 날의 주제는 ‘KBS 가요무대 25주년- 한국전통가요 100선’으로 김태우는 ‘빨간 구두 아가씨’, 환희는 ‘갈대의 순정’, SG워너비의 이석훈은 ‘봄날은 간다’, 임태경은 ‘동백아가씨’, 이정은 ‘청포도 사랑’, 휘성은 ‘노란셔츠의 사나이’, 노라조의 이혁은 ‘신라의 달밤’을 선곡해 공연했다. 남자 보컬리스트가 보여준 무대는 두 가지 특징으로 나눌 수 있었다. 관객을 즐겁게 하거나, 감동을 주거나.
누가 관객을 즐겁게 하느냐
김태우와 휘성, 임태경, 노라조의 이혁은 스스로 신나고, 관객도 신나는 무대를 준비했다. 남일해의 ‘빨간 구두 아가씨’를 부른 김태우는 무대를 일순간 재즈바로 만들었다. 김태우 특유의 여유 넘치는 무대매너와 그에 어울리는 스윙 편곡은 파워풀한 보컬 스타일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김태우는 브라스밴드와 하우스 밴드를 지휘하듯 무대를 장악했다. 흥이 조금씩 오를 때쯤, 여성 댄서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고, 김태우는 댄서들과 함께 스윙댄스를 선보였다. 자신의 무대를 차곡차곡 준비해왔다는 게 느껴지는 무대였다. 제작진에 의하면 김태우는 결과 발표 순간의 스릴을 가장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명숙의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부른 휘성은 “데뷔무대 같이 떨렸다”고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휘성은 노래 제목대로 노란셔츠를 입고 역시 브라스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김태우의 무대가 재즈바에서 벌어진 스윙 댄스 무대를 연상시켰다면 휘성의 무대는 보다 현대적이고 발랄한 느낌을 살렸다. 관객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이날 특별 초대손님이였던 이상벽과 음악평론가 강헌은 휘성의 무대를 보고 “가장 원곡에서 벗어났지만 잘 노는 무대를 보여줬다”고 평하기도.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른 뮤지컬 배우 임태경은 출연한 가수 중 비교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뮤지컬 등 넓은 공연 무대에서 갈고 닦은 무대 장악력을 유감없이 발휘됐다. 트로트로 원곡과 편곡 사이를 넘나들었던 임태경은 굵고 깊이 있는 목소리 하나 만으로 관객석을 에워싸는 듯 했다. 녹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관객들 입에서 ‘임태경’이란 이름이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임태경은 “평소에 뮤지컬 무대에서도 긴장을 잘 안하는 편이라고 얘기했지만 거짓말이다. 무대에서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노라조의 이혁은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트로트 느낌을 살리면서도 자신의 특기인 록 편곡으로 승부했다. 이혁은 하우스 밴드와 호흡을 맞췄던 다른 가수들과 달리 자신이 친분이 있는 밴드가 연주해주었다고. 가장 강렬한 사운드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현장에서는 마이크와 강한 밴드 음향이 충돌해 이혁의 고음이 사운드에 묻히기도 했다.
누가 관객에 감동을 주느냐
김태우, 휘성, 임태경, 노라조가 편곡으로 원곡과 다른 분위기로 관객을 신나게 했다면, K-WILL, 이정, SG워너비 이석훈, 환희는 원곡의 감성을 살리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부른 K-WILL은 원곡의 감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이었다. 발라드와 K-WILL이 가진 음색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려 감동을 전달하려는 모습이었다. 관객들이 공연을 평가하는데 아무래도 관객의 흥을 돋우는 무대가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씻어낸 무대였다. 무대에서 큰 환호를 이끌어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승부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로 시작한 환희는 박일남의 ‘갈대의 순정’을 불렀다. 환희 특유의 R&B 스타일로 원곡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새롭게 편곡한 무대를 선보였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화려한 애드립을 선보인 환희는 “원곡을 너무 많이 바꾸면 관객분들이 싫어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편곡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부른 SG워너비의 이석훈은 오랜만에 솔로무대가 어색한지 손을 비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피아노 반주와 하우스 밴드 연주를 적절하게 이용해 원곡의 감성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도미의 ‘청포도 사랑’을 담백하게 부른 이정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했고, 어쿠스틱함이 돋보이는 무대로 과하지 않게 감정을 전달했다. 이정의 특색 있는 목소리를 부각된 편안한 무대였다.
그리고 신동엽.
‘불후의 명곡2’에서 이름이 적힌 공을 뽑아 가수들의 순서를 정하는 신동엽은 MC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유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재치 있는 멘트로 흐름을 이어가는데 두각을 나타내는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2’의 숨은 재미였다.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부탁하며 “여러분들이 밑지는 자리는 아닐 것이니 오늘 나오는 가수들을 10년 이상 좋아한 것처럼 박수를 보내달라”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또한 임태경이 결과 발표 후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자 재치 있게 대응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음악 이상의 웃음을 선사했다.
‘불후의 명곡2’의 권재영 PD는 “무대에 대해 아쉬워하는 가수 없이 하나같이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 가수들이 오히려 경합 과정이 있어서 오히려 스릴 있었다고 하더라”고 녹화 후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날 함께 무대를 가진 남자가수들은 따로 모임을 가질 정도라고. 녹화가 끝나고 출연 가수들은 멤버 그대로 연말에 특집을 한번더 하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오갔다고 알려졌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누가 관객을 즐겁게 하느냐
김태우와 휘성, 임태경, 노라조의 이혁은 스스로 신나고, 관객도 신나는 무대를 준비했다. 남일해의 ‘빨간 구두 아가씨’를 부른 김태우는 무대를 일순간 재즈바로 만들었다. 김태우 특유의 여유 넘치는 무대매너와 그에 어울리는 스윙 편곡은 파워풀한 보컬 스타일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김태우는 브라스밴드와 하우스 밴드를 지휘하듯 무대를 장악했다. 흥이 조금씩 오를 때쯤, 여성 댄서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고, 김태우는 댄서들과 함께 스윙댄스를 선보였다. 자신의 무대를 차곡차곡 준비해왔다는 게 느껴지는 무대였다. 제작진에 의하면 김태우는 결과 발표 순간의 스릴을 가장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명숙의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부른 휘성은 “데뷔무대 같이 떨렸다”고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휘성은 노래 제목대로 노란셔츠를 입고 역시 브라스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김태우의 무대가 재즈바에서 벌어진 스윙 댄스 무대를 연상시켰다면 휘성의 무대는 보다 현대적이고 발랄한 느낌을 살렸다. 관객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이날 특별 초대손님이였던 이상벽과 음악평론가 강헌은 휘성의 무대를 보고 “가장 원곡에서 벗어났지만 잘 노는 무대를 보여줬다”고 평하기도.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른 뮤지컬 배우 임태경은 출연한 가수 중 비교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뮤지컬 등 넓은 공연 무대에서 갈고 닦은 무대 장악력을 유감없이 발휘됐다. 트로트로 원곡과 편곡 사이를 넘나들었던 임태경은 굵고 깊이 있는 목소리 하나 만으로 관객석을 에워싸는 듯 했다. 녹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관객들 입에서 ‘임태경’이란 이름이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임태경은 “평소에 뮤지컬 무대에서도 긴장을 잘 안하는 편이라고 얘기했지만 거짓말이다. 무대에서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노라조의 이혁은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트로트 느낌을 살리면서도 자신의 특기인 록 편곡으로 승부했다. 이혁은 하우스 밴드와 호흡을 맞췄던 다른 가수들과 달리 자신이 친분이 있는 밴드가 연주해주었다고. 가장 강렬한 사운드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현장에서는 마이크와 강한 밴드 음향이 충돌해 이혁의 고음이 사운드에 묻히기도 했다.
누가 관객에 감동을 주느냐
김태우, 휘성, 임태경, 노라조가 편곡으로 원곡과 다른 분위기로 관객을 신나게 했다면, K-WILL, 이정, SG워너비 이석훈, 환희는 원곡의 감성을 살리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부른 K-WILL은 원곡의 감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이었다. 발라드와 K-WILL이 가진 음색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려 감동을 전달하려는 모습이었다. 관객들이 공연을 평가하는데 아무래도 관객의 흥을 돋우는 무대가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씻어낸 무대였다. 무대에서 큰 환호를 이끌어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승부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로 시작한 환희는 박일남의 ‘갈대의 순정’을 불렀다. 환희 특유의 R&B 스타일로 원곡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새롭게 편곡한 무대를 선보였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화려한 애드립을 선보인 환희는 “원곡을 너무 많이 바꾸면 관객분들이 싫어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편곡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부른 SG워너비의 이석훈은 오랜만에 솔로무대가 어색한지 손을 비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피아노 반주와 하우스 밴드 연주를 적절하게 이용해 원곡의 감성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도미의 ‘청포도 사랑’을 담백하게 부른 이정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했고, 어쿠스틱함이 돋보이는 무대로 과하지 않게 감정을 전달했다. 이정의 특색 있는 목소리를 부각된 편안한 무대였다.
그리고 신동엽.
‘불후의 명곡2’에서 이름이 적힌 공을 뽑아 가수들의 순서를 정하는 신동엽은 MC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유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재치 있는 멘트로 흐름을 이어가는데 두각을 나타내는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2’의 숨은 재미였다.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부탁하며 “여러분들이 밑지는 자리는 아닐 것이니 오늘 나오는 가수들을 10년 이상 좋아한 것처럼 박수를 보내달라”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또한 임태경이 결과 발표 후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자 재치 있게 대응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음악 이상의 웃음을 선사했다.
‘불후의 명곡2’의 권재영 PD는 “무대에 대해 아쉬워하는 가수 없이 하나같이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 가수들이 오히려 경합 과정이 있어서 오히려 스릴 있었다고 하더라”고 녹화 후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날 함께 무대를 가진 남자가수들은 따로 모임을 가질 정도라고. 녹화가 끝나고 출연 가수들은 멤버 그대로 연말에 특집을 한번더 하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오갔다고 알려졌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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