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플레이의 아웃도어 바비큐>, 먹지 마세요 눈에게 양보 하세요
, 먹지 마세요 눈에게 양보 하세요" /> 올리브 화 저녁 8시 5분
요리에 대한 오래된 농담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집안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한 요리를 만든다고 하더니 “누구나 냉장고에 이 정도 재료쯤은 있잖아요?”라면서 신선한 야채와 고기, 해물 같은 재료들을 우르르 꺼내는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이하 )를 볼 때는 애초에 한 번 따라 해볼까 하는 기대 같은 것도 가질 수 없다. 바비플레이는 기본 서 너 개의 그릴을 사용하며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재료를 정리해주지도 않고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지도 않는다. 재료와 도구가 갖춰져 있다 해도 따라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독일 소시지를 구우면서는 독일 이민자 지역에 살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호밀빵을 자르면서는 호밀빵을 좋아하셨던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바비 플레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신없이 움직이는 손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요리는 완성되어 있다.

그래서 를 시청하는 일은 여행 버라이어티를 보는 일과 비슷하다. 이 프로그램이 주는 만족감은 요리에 대한 지식을 얻거나 잘 차려진 요리들을 보는 데서 오는 그것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바비 플레이는 탁 트인 야외에서 자연스럽게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계량 없이 척척 평소에는 절대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요리를 만들어낸다. 에는 오직 여행지에서만 만들 수 있는 종류의 환상적인 요리가 있고, 그 요리를 마법처럼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남자가 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미각만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껴지는 여행의 풍취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세라믹 그릴이나 퐁듀를 위한 세 종류의 치즈가 없어도, 훈제 송어 샐러드라든가 추수감사절 칠면조 만찬을 만드는 장면을 꼼짝하지 않고 지켜볼 수 있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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