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2’, 즐거움 없는 무대, 의미 없는 순위
‘나는 가수다 2’, 즐거움 없는 무대, 의미 없는 순위
‘나는 가수다 2’ MBC 일 저녁 6시 20분
7월.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는 두 명의 가수와 이별해야 했다.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이수영이 탈락했고, 가사를 틀려 노래를 자체중단 시켰던 정인은 실격되었다. 시즌1에서 정인과 같은 싱황이었던 JK 김동욱은 자진하차였지만 정인은 스스로 선택하기에 앞서 제작진에 의해 실격 판정을 받았다. 논란이 시작되기 전에 빠르게 룰을 적용 시키는 것. 이게 바로 ‘나가수2’의 대원칙이다. 문제는 수많은 변수 앞에서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너무도 많은 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다. 생방송과 녹화 방송을 오가며 한층 복잡해진 룰은, 녹화 방송으로 안정된 뒤에도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연 순서에 찬스를 도입하는 식으로 계속 늘어가고 있다. ‘나가수2’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가수들의 무대 자체가 아니라 논란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박, 그리고 순위에 대한 집착이다.

‘나가수2’가 가수들의 인터뷰와 무대를 제외한 시간들을 어떻게 채우는가를 보면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MC들은 계속해서 예측 순위를 발표하지만 실제로 선곡을 미리 보고 예측 시스템을 가동하거나 특별 평가단을 도입하는 것은 경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 예능적 재미의 요소인 것도 아니다. 아무 의미 없는 2012 미스코리아 특별 평가단의 예측을 중요한 지표인 양 출구 조사 결과로 거창하게 발표하고, 웃음기 하나 없이 순위 발표에만 열을 올리는 ‘나가수2’는 마치 선거 개표 방송 같다. 가수들의 무대는 실수나 탈락에 대한 공포로 여유가 보이지 않고, 감동으로 압도된 청중 평가단의 표정과 눈물 앞에서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대로 노래를 느낄 기회를 빼앗긴다. 가수들은 여전히 “노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함을 고백하지만 그 무대에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고 듣는 이들의 즐거움이 없다. ‘나가수2’를 ‘신들의 축제’라고 했던가. 즐거움이 없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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