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필요해>, 울타리 안의 연인들
, 울타리 안의 연인들" /> 2회 tvN 수-목 오후 11시
(이하 )에서 주열매(정유미)와 윤석현(이진욱)은 땅콩 집에서 벽 하나를 두고 산다. 미혼남녀가 한 집에 산다는 설정은 둘의 만남을 더욱 용이하게 연출할 수 있는데다 두 사람이 소꿉친구이자 13년간 5번의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 연인이라는 점에서 로맨틱한 동시에 코미디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참신하지 않은 대신 익숙함을 통해 시청자를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설정인 셈이다. 더욱이 는 주열매와 윤석현이 사는 집을 단순한 설정이 아닌 그들의 관계를 위한 중요한 장치로 사용한다. 그들이 어린 시절을 함께한 집 안에서 작은 소품들을 사용해 과거를 추억하고 재현하도록 하고, 둘 사이의 정리되지 않은 마음과 욕망을 확인시켜주는 주열매의 꿈 역시 둘의 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집을 다양한 층의 사랑의 공간으로 설정한 것은 다소 높은 수위의 애정행위마저도 가정이라는 안전한 공간을 통해 조절하는 장치가 된다.

그러나 이 안전장치는 둘의 현실적인 조건과는 유리된 채 그들만의 소꿉장난으로 소급되게 할 수 있는 위험성도 동시에 가진다. 연인과 가족, 타인의 교집합이자 다른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집 안에서의 소꿉장난은 극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장치이지만, 이 드라마를 끌고갈 명확한 서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집 밖의 남자 신지훈(김지석)일지도 모른다. 신지훈은 집 안의 윤석현에게 점점 끌려가는 주열매를 집 밖 경계선까지 끌고 나오면서 주열매를 매력적인 여성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그것은 삼각관계의 긴장을 완성시키는 것이자, 집과 그 바깥, 또는 소꿉장난 같은 로맨스와 그 바깥의 현실의 균형일 수도 있다. 는 집 안팎의 세계를 얼마나 조화롭게 그려낼 수 있을까.

글. 김기민(TV평론가)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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