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아에게 경의를 바치다" /> KBS2 화 밤 11시
에둘러 이야기하는 법 없이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보아에게, 는 ‘언제나 커브보다는 직구’라고 자막을 달아줬다. 하지만 어쩌면 그 수사는 보아보다는 에 더 잘 어울리는 말일지 모른다. 는 어디까지나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고 가만히 경청하는 투박함이 매력이지, 게스트에게 화려한 치장을 해주거나 감각적인 구성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빼앗는 재주는 없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토크쇼에 출연한 보아 또한 화려한 언변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러나 감정의 낙폭이 크지 않은 보아의 화법은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했고, 그 지점에서 특유의 담백한 구성은 빛을 발했다.
SBS < 일요일이 좋다 >의 ‘K팝스타’로 시작된 이야기는, 스승으로서의 보아와 연습생 시절의 보아를 대조하면서 자연스레 보아의 어제와 오늘을 중첩시켰다. 무대 위 박지민이 느꼈을 불안에 공감해 눈물을 보였던 보아는 정작 자신의 과거는 담담한 어조로 웃으며 술회했고, MC들은 그 어떤 의미를 덧붙이는 대신 13세 소녀 보아가 느꼈을 감정들을 착실히 따라갔다. 수사의 과잉을 내려놓은 덕분에 “평범한 학창시절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라거나 “어린 나이에 데뷔한 보아가 불쌍해 보였다”와 같은 민감한 이야기도 잔잔한 흐름 속에 소화될 수 있었고, 어깨 위에 얹혀진 사람들의 기대와 극심한 외로움에 짓눌렸던 과거조차 “그것도 다 지나가더라” 말하는 보아의 초연함도 그 빛을 더했다. 물론 일본 진출 당시 이야기를 듣겠다고 연결상태도 불안정한 일본과의 화상전화에 20분 넘게 시간을 할애한 구성이 준수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어제의 는 연습생 권보아에서 아시아의 별 보아에 이르는 14년의 여정을 착실히 되짚으면서 스물다섯 아가씨와 젊은 거장 모두에게 합당한 존중과 경의를 바쳤다. 그것만으로도, 는 제 할 일을 다 했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에둘러 이야기하는 법 없이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보아에게, 는 ‘언제나 커브보다는 직구’라고 자막을 달아줬다. 하지만 어쩌면 그 수사는 보아보다는 에 더 잘 어울리는 말일지 모른다. 는 어디까지나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고 가만히 경청하는 투박함이 매력이지, 게스트에게 화려한 치장을 해주거나 감각적인 구성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빼앗는 재주는 없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토크쇼에 출연한 보아 또한 화려한 언변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러나 감정의 낙폭이 크지 않은 보아의 화법은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했고, 그 지점에서 특유의 담백한 구성은 빛을 발했다.
SBS < 일요일이 좋다 >의 ‘K팝스타’로 시작된 이야기는, 스승으로서의 보아와 연습생 시절의 보아를 대조하면서 자연스레 보아의 어제와 오늘을 중첩시켰다. 무대 위 박지민이 느꼈을 불안에 공감해 눈물을 보였던 보아는 정작 자신의 과거는 담담한 어조로 웃으며 술회했고, MC들은 그 어떤 의미를 덧붙이는 대신 13세 소녀 보아가 느꼈을 감정들을 착실히 따라갔다. 수사의 과잉을 내려놓은 덕분에 “평범한 학창시절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라거나 “어린 나이에 데뷔한 보아가 불쌍해 보였다”와 같은 민감한 이야기도 잔잔한 흐름 속에 소화될 수 있었고, 어깨 위에 얹혀진 사람들의 기대와 극심한 외로움에 짓눌렸던 과거조차 “그것도 다 지나가더라” 말하는 보아의 초연함도 그 빛을 더했다. 물론 일본 진출 당시 이야기를 듣겠다고 연결상태도 불안정한 일본과의 화상전화에 20분 넘게 시간을 할애한 구성이 준수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어제의 는 연습생 권보아에서 아시아의 별 보아에 이르는 14년의 여정을 착실히 되짚으면서 스물다섯 아가씨와 젊은 거장 모두에게 합당한 존중과 경의를 바쳤다. 그것만으로도, 는 제 할 일을 다 했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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