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시아’는 2010년 8월 ‘미스터’로 일본에서 데뷔한 지 약 1년 반 만의 현지 콘서트다. 때문에 지난 2월 열린 국내 콘서트가 카라의 지난 5년을 되돌아보는 콘셉트로 진행됐다면, 요코하마 공연은 일본에서 활동한 내용들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듯했다. 서울콘서트 당시 불렀던 데뷔곡 ‘Break it’은 세트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멤버들이 둘러 앉아 함께 보낸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VTR도, 무대 위에서 각자의 소회를 밝히는 시간도 사라졌다. 대신 카라는 가장 최신곡인 ‘Speed up’과 ‘Girl`s power’를 비롯해 ‘Missing’, ‘Go go summer’, ‘SOS’ 등 일본에서 발표된 노래들을 다수 들려주며 호응을 유도했다. 팬들은 2시간가량 진행된 공연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후렴구를 따라 부르거나, 무대가 전환되는 사이 야광 팬 라이트를 흔들며 “카라 짱! 카라 짱!” 등을 외쳤다. 또한 이들은 한국어 버전의 ‘Step’에도 큰 환호를 보냈다.
카라만의 공연 브랜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이 카라가 가진 것들을 100% 담아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니콜은 아직 다리 부상이 낫지 않아 춤을 거의 출 수 없었고, 박규리는 성대 폴립 제거 수술로 인해 가창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 매끄럽지 않은 진행 때문에 무대 전환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져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콘서트가 카라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을지언정, 평이한 연출로 카라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 브랜드는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는 7월 안에 대만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까지 투어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이는 중요한 문제다. “춤도 얼굴도 모두 카라를 워너비로 하고 있다”(아츠오 상 16세, 소야마 상 17세)거나 “상처를 치유해주는 좋은 기운을 가지고 있는 그룹”(우치 상 56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 꼽히는 현재, 콘서트는 카라가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돼야 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계속 됐으면 하는 바람”(한승연)을 이루기 위해선 여태껏 쌓아온 이미지를 넘어, 좀 더 뚜렷하고 구체적인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제공. DSP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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