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표방송의 최종 승자 SBS" /> SBS 오후 4시~밤 11시 40분
제 19대 총선의 최종 승자는 SBS였다. 같은 재료라도 레시피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듯 개표방송은 지상파 3사가 동일한 팩트를 다루는 방식을 통해 각자의 역량을 증명할 기회였고 장기간 파업으로 제작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MBC, KBS와 달리 SBS는 첨단 방송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유권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번 SBS의 개표방송은 단지 배트모빌에서 내리는 강기갑 후보나 축구공을 차는 정몽준 후보 등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에 맞춰 구현한 고퀄리티 CG와 “내가 제일 고소해”(강용석 후보), “왕의 남자, 이재 오디로?”(이재오 후보)처럼 재기 넘치는 자막만으로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다.
후보의 정치성향을 설문조사해 진보 5에서 보수 5까지의 지수로 표시하거나 친박, 친이, 친노 후보들을 따로 분류해 ‘1위’와 ‘2위 이하’로 재배치한 카드놀이식 CG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가능한 직관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또한 접전을 벌이는 후보들의 득표 현황을 육상경기 중계처럼 형상화한 CG를 통해 이기고 싶은 자들과 지키고 싶은 자들의 욕망을 반영한 것은 정치가 가장 뜨거운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되는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흥미롭고 스펙터클한 드라마의 결과는 프로야구나 Mnet 와 달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지형을 바꾸고, 그래서 ‘우리 편’의 승리나 패배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제 잔치는, 혹은 전쟁은 끝났다. 이번 총선을 통해 더욱 분명해진 것은 진보든 보수든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의 집권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개표 방송이 우리가 정치를 소비하고 욕망하는 방식을 반영한다면 우리는 다음 개표 방송에 어떤 욕망을 투영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할 시간 251일이 남았다.
글. 최지은 five@
제 19대 총선의 최종 승자는 SBS였다. 같은 재료라도 레시피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듯 개표방송은 지상파 3사가 동일한 팩트를 다루는 방식을 통해 각자의 역량을 증명할 기회였고 장기간 파업으로 제작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MBC, KBS와 달리 SBS는 첨단 방송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유권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번 SBS의 개표방송은 단지 배트모빌에서 내리는 강기갑 후보나 축구공을 차는 정몽준 후보 등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에 맞춰 구현한 고퀄리티 CG와 “내가 제일 고소해”(강용석 후보), “왕의 남자, 이재 오디로?”(이재오 후보)처럼 재기 넘치는 자막만으로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다.
후보의 정치성향을 설문조사해 진보 5에서 보수 5까지의 지수로 표시하거나 친박, 친이, 친노 후보들을 따로 분류해 ‘1위’와 ‘2위 이하’로 재배치한 카드놀이식 CG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가능한 직관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또한 접전을 벌이는 후보들의 득표 현황을 육상경기 중계처럼 형상화한 CG를 통해 이기고 싶은 자들과 지키고 싶은 자들의 욕망을 반영한 것은 정치가 가장 뜨거운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되는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흥미롭고 스펙터클한 드라마의 결과는 프로야구나 Mnet 와 달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지형을 바꾸고, 그래서 ‘우리 편’의 승리나 패배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제 잔치는, 혹은 전쟁은 끝났다. 이번 총선을 통해 더욱 분명해진 것은 진보든 보수든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의 집권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개표 방송이 우리가 정치를 소비하고 욕망하는 방식을 반영한다면 우리는 다음 개표 방송에 어떤 욕망을 투영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할 시간 251일이 남았다.
글. 최지은 fiv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