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당반>, 남자의 나르시시즘을 증명하다
, 남자의 나르시시즘을 증명하다" /> 수 XTM 밤 12시
(이하 )가 과거 Mnet 보다 재미있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긴 쉽다. 여성들이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애교를 보여주는 정도고, 의뢰인은 여성을 시험하기 위해 섹시댄스를 시켜보는 정도가 전부다. 포맷은 단순해졌고, 정서는 순해졌다. 어제 방송에 출연한 24세의 믹솔로지스트(칵테일 전문가) 역시 별다른 검증이나 요구 없이 그저 첫사랑과 얼굴이 닮은 여성을 선택했고, ‘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습니다’라는 통보와 함께 물세례를 받아야 했다. 내내 그는 ‘진심을 알고 싶다’고 말했지만, 12명 중 자신에게 반한 2명을 골라내야 하는 상황에서, 진심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건 눈빛 교환이 아닌 치열한 머리싸움이어야 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노골적인 욕망의 전시가 사라진 그 지점에서 은 오히려 또 다른 욕망을 드러낸다. 방송 말미 제작진은 자막으로 ‘남성이여, 첫사랑의 망령에서 벗어나라’는 말로 의뢰인, 그리고 남성들에게 일갈했지만, 이것은 오히려 지금 혼자인 건 당신이 순정을 간직했기 때문이라는 위로이자 알리바이 역할을 한다. 즉 서로 유혹하고 속이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가시적 욕망이 사라진 자리에는, 남자의 사랑은 아직 철들지 않고 순수한 것이라 말하고픈 욕망이 은폐되어 있다. 말끝마다 진심을 들먹이던 어제의 의뢰인처럼. 그래서 물세례를 받는 수난 속에서도 남성 의뢰인에게 은 지지 않는 게임이다. 이성과의 사랑은 얻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순정을 증명하고 오롯이 자기애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하여 재미는 적더라도 남성 시청자들의 나르시시즘을 자극할 수 있다. 올바른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남성 채널 XTM으로선 제법, 영리한 선택이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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