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원래 학교 선생님이 되라고 하셨었어요. 여자 직업으로는 그게 최고다 그러시면서. (웃음) 저도 부모님 말씀대로 ‘그냥 그럴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도 배우 하면 잘 되겠다. 한번 해볼 생각은 없느냐’고 제게 권유를 하셨어요. 최지우 선배님이 고등학교 선배님이신데, 최지우 선배님의 스승으로도 유명하셔서 TV 출연도 하셨거든요. 그 뒤로 연기 학원도 다니고,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졸라서 연극 영화과도 가게 됐죠. 그때 선생님의 권유가 제겐 기회이자, 계기였던 것 같아요.”
“H.O.T.를 막 쫓아다녔는데, 한번은 그냥 보고 싶어서 SM 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앞에서 기다렸거든요. 그런데 그 안의 관계자분이 저한테 한번 들어와 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는 지하 연습실로 데리고 가셔서 ‘오디션을 보자’면서 즉흥적으로 몇 가지를 시키셨어요. 그래서 춤도 추고, 노래도 했더니 ‘너는 가수는 안 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대신 ‘연기자로 한번 계약해볼 생각 없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런데 계약기간이 7년이래요. 그때 제가 고등학생이어서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하셨죠. 그 뒤로도 연락은 계속 왔어요. 저도 솔직히 ‘H.O.T.가 있는 덴데’ 하면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죠. 그 뒤로도 ‘지금 내 나이면 이미 계약 끝났을 텐데’ 하면서 그때가 기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어요.”
“ 오디션에서 정을영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도 감독님은 저한테 ‘너는 향기가 아니야. 목소리도 아니고, 얼굴도 아니야. 향기는 연꽃잎에 흘러내리는 이슬 같은 아이야’라고 하셔서 저도 ‘예. 제가 생각해도 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농담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저한테 한 시간 넘게 대본을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갈 때도 ‘넌 아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대본이나 한 5부까지 선물로 챙겨가’ 그러시더라고요. 그리고 연락이 없으셨는데, 2주 후에 갑자기 ‘내일 당장 올라와’라고 하셔서 정신없이 김수현 작가님께 보여 드릴 영상을 찍고 그랬죠. 다음날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네가 이제 내 희망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저한텐 정말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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