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착한 것과 심심한 것에 대한 착각
, 착한 것과 심심한 것에 대한 착각" /> KBS 월 밤 11시 5분
컬투가 고민 사연을 읽으면 신동엽과 게스트들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유사한 경험담을 곁들인다. 초창기 MBC 과 유사한 기획이지만 는 이것을 보다 라디오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이 방송에는 재연도, 현장 검증도 없다. 다만 실제 사연의 주인공이 스튜디오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TV의 정체성을 드러낼 뿐이다. 시각적인 다양함이 부족한 가 입담의 힘에 철저히 기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낄낄대는 방송은 그야말로 한낮의 라디오에 적합한 것이다. SBS 에 출연하기에는 조금씩 부족한 듯한 사연들은 귀엽지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정도의 수위다. 같은 방송사의 와도 비슷한 문제인데, 착한 것과 심심한 것을 착각하는데서 오는 오류다. ‘꽃무늬 애호가’의 고민에 대해 ‘페티쉬’로 접근하며 심야 방송의 분위기를 조성했던 사람이 유희열이었으며, “키가 143cm라고 했지만 실은 140cm”라고 고백한 출연자에게 “나도 80kg 넘을 때 아닌 척 했다”고 응수하며 공감의 영역을 이끌어 낸 사람이 이영자였다는 점 또한 주목할 지점이다. 즉흥적이며 현재적인 개그에 능한 컬투는 유희열에게 “마광수 교수 같다”는 기상천외한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모처럼 방송에 출연한 유희열의 새로운 무엇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타겟을 정해놓고 놀리기가 특기인 신동엽은 객석과 게스트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전면에 나설 기회가 부족했다. 이는 제작진이 고정 MC들의 역할을 적확히 설계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토크쇼 범람의 시대에 들려주는 토크가 아니라 들어주는 토크를 하겠다는 방송의 취지 자체는 분명 참신하다. 그러나 이 방송이 앞으로 안녕하기 위해서는 들어주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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