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야구단>, 성장에 추억까지 얹어 드립니다
, 성장에 추억까지 얹어 드립니다" /> KBS2 토 오후 6시 30분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만약’이란 상상은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수다거리다. 그런데 잠실에서 그 판타지가 실현되었다. 삼성 류중일 코치의 유격수 수비와 한화 한대화 감독의 끝내기 안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넥센 김시진 감독과, 미트질하는 두산 김경문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거기에 등판한 송진우의 피칭은 한국 야구 레전드의 준엄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승패를 떠나 뿌듯했다. 현역 프로구단 감독들을 비롯해 일구회란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인 ‘레전드’ 야구인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추억의 앨범을 뒤적거리는 흥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고 마운드에 올라설 때마다 느꼈던 그 반가움은 오랫동안 잊고 지낸 동네친구를 만난 것과 같아 KBS 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했다. 은 야구 외에 보여줄 것이 없다는 점에서 볼거리의 폭이 가장 제한적인 예능이다. 야구팀이다 보니 출연진도 많고, 경기를 주로 하다 보니 김현철, 탁재훈 등의 예능인들도 화면에 잡히면 다행인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소폭의 선수 물갈이가 계속되면서 ‘성장’이란 가장 중요한 공감대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2009년 11월, 2010년 3월 각각 전국사회인야구대회에 출전해 빈번히 1회전 탈락했던 그들이 일구회와 대등하게 벌인 승부에서 자신들이 분명히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또한 프로야구의 추억을 예능으로 연결시키면서 야구가 가진 감동과 웃음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해 어린 시절 추억까지 되살려준 이 프로그램은 야구를 통해 꿈, 추억 등 인생의 작아진 한 부분을 끄집어내면서 여전히 자신들의 존재가 의미 있고 흥미롭다는 것을 증명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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