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당신은 어떤 유권자입니까
, 당신은 어떤 유권자입니까" /> 5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혜림(고현정)이 대통령직으로 가는 거대한 행보의 첫발을 내딛었다. 물론 시작은 순탄치 않다. 그녀의 이상주의는 “정치판은 아사리판”이라는 도야(권상우)의 말대로, 당선을 위해 거짓 공약과 돈과 편법이 필수인 선거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돈도 없고 조직도 없는” 혜림은 면전에서 대놓고 과부라고 폄하 할 만큼 보수적인 사람들의 성적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그녀를 놓고 벌이는 소름끼치는 정치 게임도 큰 벽이다. 조배호(박근형)는 부패정치 청산과 세대교체론을 외치는 태산(차인표)을 “밟아주기” 위해 중앙당의 지원을 모두 중단시키면서도 “클린 정치”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산호그룹 김회장(최일화)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그와 영합한다. 하지만 어제 이 모든 적들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다 필요 없고 땅값이나 오르게’ 해달라고 태연히 말하는 유권자들이었다. 혜림의 “깨끗한 정치”보다 상대방 후보의 ‘경제 살리기’가 더 지지받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선 풍경이 아니다. 정치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정치 인식에도 일침을 가하는 이런 비판 요소들이 을 흥미롭게 하는 점들이다. 아쉬운 것은 혜림이 위기에 처하거나 돌파하는 방식에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전형적으로 흘러가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모든 난관을 자기 의지로 돌파해야 하는 혜림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지 않아 너무 나이브하게 느껴지는 지점도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가장 중요한 열쇠 역시 혜림의 캐릭터다. 그녀는 정말 태산의 말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인지도” 모른다. 은 다른 무엇보다 그 점을 증명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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