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어디에도 없는 토크쇼
‘라디오 스타’, 어디에도 없는 토크쇼
‘라디오 스타’ 수 MBC 밤 11시 5분
‘라디오 스타’는 여전히 재밌었다. 심지어 객원 MC도 신정환과 비슷한 막무가내 캐릭터인 김태원에서 차분하고 얌전한 토니 안으로 바뀌었음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예능 초보급인 미스A와 2PM의 멤버들이 게스트로 왔기에 이날 방송 분위기는 출연진간의 호흡으로 다져진 예능의 한계나 문제점을 직시할 수 있는 최적의 시험무대였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웃음을 뽑아내던 신정환의 공백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너무 쉽고 빠르게 메워졌다. 객원 MC체제가 오히려 신선한 공기를 공급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C들의 호흡보다 포맷 자체가 이미 우영의 말대로 ‘하나의 생물’로 진화한 느낌이다. ‘무릎 팍 도사’나 여타 토크쇼는 게스트의 희로애락을 이끌어내지만 ‘라디오 스타’는 철저하게 웃음만 정형해낸 부분육과 같다. 신정환-김구라의 만담은 곁가지였고, 게스트를 띄워주거나 파헤쳐보고자 하는 토크쇼의 정반대 지점에서 ‘라디오 스타’의 역사와 전통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다. 진짜 재미는 아무리 말하기 힘든 과거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웃음으로 이끌어내고 첫 질문으로 아이돌 그룹 내의 그 민감하다던 멤버들 간의 인기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능청스레 물어보는 그런 뻔뻔한 자세였던 것이다. 이런 기조 밑에서 MC들이 두서없이 질문을 날리고 심지어 게스트들끼리도 어울리게 하는 포맷의 토크쇼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니까 2PM은 녹화 당시 음원이 준비되지 않은 관계로 나중에 음악을 깔아달라며 무반주로 노래와 춤을 췄건만 위대한 행진곡 중 하나인 스머프 주제가가 입혀져 나오고, 미스A의 신곡에도 눈은 ‘글쎄’를 말하면서 입으로는 “이야 엄청난 신곡이군요”라고 말할 수 있는 토크쇼였던 것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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