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 제작진이 출발지인 여의도로부터 1시간 내에 최대한 멀리 가라는 미션을 전달했을 때 듣자마자 저게 다는 아니겠다는 감이 오더군요. 시청자 입장에서도 6년 차가 되다 보니 그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더라고요. 천하의 이거늘 달랑 1시간에 마무리되는 도전거리를 내놓을 리 있겠어요? 더구나 1시간 동안 쓸 비용으로 5만원씩이나 제공할 제작진은 결코 아니지 않습니까. 진짜였다면 한 3000원쯤 들어있는 교통카드나 들려 줬겠지요. 휴대폰 역시 압수하는 순간 이거 뭔가 있다, 했죠. 그저 각자에게 주어진 방향으로 멀리 가야만 한다면 굳이 휴대폰을 걷을 까닭이 없으니 말이에요. 따라서 무작정 떠난 길 위에서 고개를 갸웃거렸을 멤버, 아마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김태호 PD를 겪은 세월이 얼만데 설마 그런 눈치가 없겠어요.
정말 옛날엔 친구들 어떻게 만났을까요?

소통에 편리한 휴대폰이라는 게 어쩌면 진정한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휴대폰 문자를 통해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으니 엄마 입장에선 요즘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와 친하게 지내는지 통 알 수가 없거든요. 방송 중에도 “어릴 땐 친구랑 어떻게 만난 거지?”라는 자막이 나왔지만 예전엔 친구 집에 전화를 걸던지 아니면 직접 찾아가야 만날 수 있었죠. 문득 “누구야, 노올자~”하며 벨을 누르던 동네아이들 목소리가 그리워지더군요. 남녀 사이도 그랬어요. 어른들이 어려워 집으로는 전화를 못 걸고 막연히 집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들 참 많았습니다. 집조차 모르는 경우엔 아예 학교 앞에서 진치고 기다리고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광경 통 보기 어렵죠? 메일이니 트위터니, 휴대폰 말고도 좀 연락할 방법이 많아야죠.
마음으로만 서로에게 닿을 수 있다면

멤버들에게도 좋은 시간이었겠지만 시청자 역시 6년이라는 시간을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색다른 카메라 워크도 참 좋았죠? 그러나 무엇보다, 그 동안 수많은 감동을 가져다주었지만 사건 사고 또한 많았던 애증의 멤버들이 마치 내 친구라도 되는 양 가깝게 느껴지더라는 것. 역시 정이라는 건 무서운 거더군요. 그래서 갑자기 박칼린 선생님 흉내를 내고 싶어졌어요. “일곱 멤버 여러분, 사랑합니다!”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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