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이특, 은혁, SBS <강심장>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

2009년 10월 6일, SBS 이 첫 방송 됐다. 20여 명이 넘는 게스트들이 웃기거나 눈물 나거나 황당한 사연들을 들고 나와 쉴 새 없이 ‘배틀’을 붙는 이 거대한 토크쇼의 초반, 고정 패널 붐은 ‘붐기가요’, ‘붐 아카데미’ 등 자잘한 코너를 통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토크 사이사이의 틈새를 메웠다. 방송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붐이 입대하면서 공백이 생겨났지만 그의 예능 수제자인 슈퍼주니어의 이특, 신동, 은혁은 ‘특기가요’, ‘특 아카데미’로 그 맥을 이었다. 아시아 수많은 소녀들의 왕자님인 아이돌이자 자신의 이름을 건 라디오 진행자이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항상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특 아카데미’를 살려왔을까. 가 녹화 준비로 한창인 이들을 만났다.

이 시작할 때 붐과 함께 ‘붐기가요’, ‘붐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그런데 한 달여 만에 붐이 입대하고 말았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땠나.
이특 : 굉장히 막막했다. 사실 붐 형과 많이 가까워지기 전까지 예능은 그냥 가서 녹화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붐 형은 “네가 어떤 프로그램에 나갈 때 거기 왜 나가는지 생각을 하고 가라. 뭔가에 대비하고 나가라”는 가르침을 줬고 “여기선 같이 뭘 해 보자”는 얘기를 했다. 게다가 은 시작부터 빵 터진 프로그램이였는데 형이 한 달 만에 자리를 비우게 되니까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에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벌써 1년을 채웠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은혁 : 우리끼리도 ‘벌써 1년?’이란 얘길 많이 한다. 사실 그동안 ‘특기가요’, ‘특 아카데미’ 준비하면서 밤새고, 과 만든 추억이 많다.

“굴욕 사진, 과거 사진도 다 직접 찾는다”
신동, 이특, 은혁, SBS <강심장>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 출연진이 평균 20명 이상이다 보니 코너 준비를 하려면 누가 나오는지, 어떤 사람인지, 가수라면 어떤 안무가 있는지 등 방송 전에 숙지해야 할 게 많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하나.
이특 : 나와 은혁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가 자정 넘어 끝나고 신동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가 새벽 2시 넘어 끝나 신동 작업실에 모이면 새벽 3시 반 정도가 된다. 그럼 작가 분들이 보내주신 출연진 명단을 보고 한 명씩 이름을 쳐 가면서 ‘굴욕 사진’, ‘과거 사진’ 같은 걸 다 찾아서 다시 제작진에게 메일로 보낸다.
은혁 : 요즘은 제작진이 많이 도와주지만 초반에는 우리가 다 했다. 핸드메이드였다. (웃음)
이특 : 그리고 나서 출연진 중 가수, 혹은 노래 하셨던 분들의 곡 리스트를 다 뽑는다. 그런 다음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춤을 맞춰 보고, 가사에서 나올 수 있는 콩트나 유머 같은 게 있으면 이것저것 내용을 만들어 본다. 두 개 정도 만들어지면 뭔가 부족한 것 같으니까 인터넷에서 유머도 찾아보고 우리끼리 알고 있는 재밌는 사연도 붙여 보면 6시 반 정도가 되는데 그러면 마지막으로 신동이 직접 곡을 편집한다. 그게 끝나면 7시에서 8시 사이, 작가님께 메일을 보낸 다음 잠깐 자고 11시쯤 스튜디오에 와서 10~12시간 정도 녹화를 하는 거다.

아무래도 대표적으로 유명한 코너는 ‘과거 사진 공개’인데 그 밖에도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해보는 것 같다. 혹시 이건 좀 뜰 거다 싶었던 야심작이 있나. (웃음)
신동 : 사실 이름 가지고 말장난 하는 ‘동굴 개그’가 빵 터질 줄 알았다. 원래 틴틴파이브 선배님들이 하시던 건데 (홍)록기 형님 만나서 옛날 얘기 듣다가 “그거 좋은데요?”했더니 그럼 너네가 한번 써 보라고 하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가져와서 우리끼리 짜 본 거다. 사실 회의할 땐 정말 대박 터졌다. 그런데 방송에 나갔을 땐 많이 편집됐다. 한 열세 명 정도 이름 부르면 세 명 정도 나오고. (웃음)
이특 : 한 주는 터졌어, 한 주는. (웃음)
은혁 : 예전에 박성호 형이 하셨던 ‘팝송 개그’도 있다. “올 바이 마이셀프 (all by myself)”를 “오빠만세”로 부르는 식의 콩트인데 열심히 짜봤지만 아이디어 고갈로 2주 갔다. (웃음)
이특 : 박성호 형님이 보시고 너희들 너무 잘 한다고 소스도 주시고 이런 노래도 있다고 알려주시기도 했는데 우리가 확실히 개그맨이 아니다 보니 코너 짜는 데 미흡한 게 많았다.

슈퍼주니어 콘서트 역시 다채롭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유명하거니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도 이렇게 단련한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가.
이특 : 일단 에서는 국민 MC라 불리는 강호동 형님, 뭐든지 ‘하면 터진다’는 승기가 있다 보니 예능의 전체적인 흐름을 배운 것 같다. 사람마다 위치가 있는데, 버라이어티에서는 MC가 있으면 게스트가 있고, 우리는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 다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위치에서 누구를 어떻게 끌어주고 받아줘야 하는지를 많이 배운다. 그러면서 나중에 나이가 좀 더 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들을 통해 우리 자리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요즘 최고는 홍경민 형, 진짜 최고다”
신동, 이특, 은혁, SBS <강심장>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 신동의 분장쇼 역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SBS 의 신민아 분장까지 소화했다. 준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텐데 하는 입장에서 고충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
신동 : 사실 예전부터 안 한 분장이 없었을 만큼 분장을 진짜 많이 했다. Mnet에서 < DJ 풋사과 사운드 >를 진행할 땐 하루에 한 번씩 분장을 했다. 그런데 분장쇼는 분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 똑같이 표현해서 재미를 끄집어내야 한다는 게 많은 부담이고, 정말 걱정되는 건 그 대상이 나를 좋아해줄까 하는 거였다. 사실 여성분들은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은데 (웃음) 진짜 멋있는 분을 표현할 때가 제일 어렵다. 그런 면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아무래도 몸을 드러내는 비 씨였던 것 같다. 내가 그냥 웃통을 까고 우습게만 보이면 비 형님이 이때까지 하신 퍼포먼스들을 우습게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동안 자신을 패러디한 사람 중에 제일 재밌었다는 말씀까지 해 주실 정도로 좋아하셨다. 그게 너무 고마웠다. 아무래도 그 분들이 함께 좋아해 주시니까 할 수 있는 것 같다. 가끔 몸으로 때운다는 느낌도 들지만, 이게 분명 몸만 가지고는 안 되는 거다. 다른 것도 많이 고민해야 하고, 몸도 더 찌워야 되고…(웃음)
은혁 : 찌워야 되고? (웃음) 그런데 진짜, 분장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특징을 잘 살린다.

그동안 많은 예능인을 만나봤을 텐데 ‘저 정도만 되면 좋겠다’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은혁 : 역시, 붐 형.
이특 : 예능의 최고봉은 붐 형인 것 같다. MC의 최고봉은 강호동, 유재석 형님이고.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이유가 확실히 있다.

붐이 가르쳐 준 노하우나 팁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
신동 : 붐 형은 자신감이 너무 좋다. 우리끼리 얘기하다가 “재미없는데…” 하더라도 “일단 해 봐. 현장 분위기는 다르니까 일단 해보자구!” 그런다.
은혁 : 그리고 “(내가) 살려 줄게” 라고 말한다. (웃음) 그런데 진짜, 재미없어도 옆에서 웃어주면 재미있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붐 형이 “멤버들이 나와서 뭐 했을 때 재미없어도 너희가 빵빵 터뜨리고 웃어줘” 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세 명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특 : 붐 형은 진짜 노력한다. 그냥 가서 녹화를 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뭐가 있는지 찾아본다. 만약 앞에 녹음기가 놓여 있으면 그걸 들고 “야, 이걸로 뭐 웃길 거 없을까?” 항상 그런다.

확실히 적절하게 받아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던지는 맛도 있는 법인데, 뭔가를 던졌을 때 가장 잘 받아줘서 고마웠던 출연자는 누구인가?
이특 : 에서는 (김)영철이 형님이 정말 리액션이 좋으시다. 그리고 탁재훈 형님, 뭐든지 잘 하셔서 워낙 예능의 대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신동 : 그리고 요즘 최고는 홍경민 형, 진짜 최고다.

“도 열어보고 싶다”
신동, 이특, 은혁, SBS <강심장>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특 아카데미’를 만나다" /> 슈퍼주니어는 워낙 다양한 유닛으로 활동을 해 왔는데 세 사람은 ‘강심장’ 유닛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 부러워하거나 끼고 싶어 하는 멤버들도 있나.
이특 : 많다. (웃음) 동해도 그렇고, 서로 하고 싶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 멤버 뿐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도 같이 하고 싶어한다. 요즘은 애프터 스쿨의 정아 씨도 오디션 어떻게 보면 되냐고 물어본다.
은혁 : 후배들 중에 특히 제국의 아이들 광희가 “형들, 형들!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 그러는데 되게 뿌듯하다. (웃음)
이특 : 요즘 Mnet에서 도 하는데, 붐 형 있을 때도 얘기했지만 우리도 라는 이름으로 오디션을 열어서 예능 오디션을 보고 1등부터 몇 등까지는 아카데미에 입학시켜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방송하면 진짜 빵빵 터질 텐데.
신동 : 진짜! 하고 싶다. 이 얘긴 좀 크게 써 주면 좋겠다. (웃음)

1주년을 맞아, 앞으로 더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신동 : 동해가 얼마 전 로고송을 불렀는데, 최근에 다 같이 미국 공연에 갔을 때 우스갯소리로 이런 얘기를 했다. “만약 우리가 미국 연예인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럼 이 정도 되고, 우리 셋은 오프라 윈프리 옆에서 떠드는 고정 게스트고 동해가 로고송을 만들었을 텐데.” 앞으로 좀 더 스케일이 커지면 미국에 진출해서 을 해외에 알리고 싶다.
은혁 : LA 공연 갔을 때 오신 분들이 을 정말 많이 보셔서 다들 “특 아카데미, 특 아카데미” 하시더라. 그동안 같은 버라이어티는 외국에 간 적이 있지만 토크쇼는 해외에서 진행한 적이 없으니까 해외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
이특 : 앞서 말한 오디션도 에서 열어보고 싶고, 특별히 뭘 하기보다는 오래 끌고 가고 싶다. 그동안 우리도 예능의 어려움을 느끼면서 개그맨 분들의 고충이나 그 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시는지, 사실 벽에도 많이 부딪혔다. 그런데 붐 형한테 연락하면 “재밌고 재미없고를 떠나 누가 그걸 가장 오래 끌고 가느냐가 중요한 거다”라는 얘기를 해 준다. 이제 1주년이니까 붐 형 제대할 때까지 만이라도 잘 끌고 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붐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은혁 : 일단-
신동 : 천천히 오세요~
일동 : 으하하하하하!
신동 : 아니, 형이 좀 빨리 와서 네 명이서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은데 정해진 기간이 있는 거다 보니. (웃음)
이특 : 군대 내에서 붐 형이 정말 바쁘다고 들었다. 거의 이효리 씨만큼 바쁘다고 하던데, 계속 그렇게 바쁘게 지내면 좋겠다. (웃음)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