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스캔들>, 성장담과 로맨스의 마리아주
, 성장담과 로맨스의 마리아주" /> 6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버텨내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뒤처져 있는 한심하고 무능한 제 자신을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말입니다. 사람에게 그보다 더 큰 재능이 필요합니까?” 박사 유창익(박근수)의 말처럼, 의 가장 큰 매력은 시대가 정해놓은 현실의 벽 앞에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내는 윤희(박민영)의 성장담이다.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는 첫 번째 매력은 당연히 남장여자 기숙사 로맨스의 외피지만, 성균관에 남기를 소망하는 이유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학문을 논할 자유를 얻는 것이라 고백하는 윤희의 존재는 을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층위로 끌어올린다. 그 때문일까. 선준(박유천)의 어깨에 기대 조는 윤희나, 장력을 알려준답시고 품 안으로 윤희를 끌어당기는 선준, 무심한 듯 사과를 던져주고 가는 재신(유아인) 같이 로맨스를 강화하기 위해 삽입된 듯한 클리셰들은 탄력 없이 성기게 흘러간다. 6화에서 가장 로맨틱했던 장면은 오히려 이런 장면들이 아니라, 관중을 뚫고 성취감에 기뻐하는 윤희의 웃음과 그의 성장을 함께 기뻐하는 선준의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 두 인물이 한 마음으로 기뻐할 만한 극 내적인 이유가 타당할 때 로맨스도 살아나는 법이다. 금등지사의 모티브를 불러온 만큼 드라마가 지금보다 더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일을 피할 수는 없을 터. 로맨스와 성장담의 두 마리 토끼도 잡고 더 거대한 이야기의 무게도 지탱해 내려면 클리셰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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