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M Pub에서는 일본 아이돌 그룹 캇툰(KAT-TUN)의 첫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드라마 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카메나시 카즈야를 비롯해 다나카 코키, 나카마루 유이치, 우에다 타츠야, 다구치 쥰노스케, 그리고 이번 투어에는 불참한 아카니시 진 등 여섯 명의 멤버로 2001년 결성된 캇툰은 2006년 싱글 < Real Face >로 정식 데뷔한 이래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이다. 지난 6월 다섯 번째 앨범 < NO MORE PAIN >을 발매한 데 이어 ‘KAT-TUN 월드 빅 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8월 6, 7일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을 앞둔 캇툰이 공연보다 한 발 먼저 한국 매체, 한국 팬들과 만났다.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같은 인사말은 물론 “최고!” “물 주세요” 등 간단한 한국어로 분위기를 띄운 이들은 기자간담회 도중 질문을 하던 기자의 마이크가 갑자기 꺼지자 단상을 내려와 자신의 마이크를 건네며 10년 차 아이돌다운 매너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은 물론 와 캇툰의 1:1 인터뷰를 함께 담았다.내한 공연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가 높은 그룹이다 보니 해외 진출의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다나카 : 활동의 영역을 넓힌다는 것보다 한국에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만나고 싶었다.
카메나시 : 그룹으로도 활동하지만 우리 각자가 드라마 같은 개인 활동을 할 때도 많은 응원을 받았다. 거기에 응답하고 싶어서 한국 콘서트를 준비하게 됐고,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인 라이브 콘서트에서 우리의 좀 더 다른 면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카마루 : 그동안 우리의 싱글 앨범이 한국에서 많이 발매됐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라이브 공연을 통해 한국 팬들과 함께 만나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게 드디어 이루어진 것 같다.
“을 보고 한효주 씨의 팬이 돼서 꼭 만나고 싶다” 예매가 시작된 지 20분 만에 티켓이 매진됐다고 들었다.
캇툰 : 오, 그렇습니까!
다나카 : 다른 말 할 것 없이 정말 너무 기쁘다.
카메나시 : 한국에 오길 잘한 것 같다. (웃음)
나카마루 : 하지만 반대로, 그렇게 기대해 주신 만큼 우리도 부응해야 하니까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인사말이나 간단한 회화가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배웠나.
나카마루 : 쿠사나기 상(SMAP의 멤버. 한국에서는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이 쓴 이라는 한국어 교본으로 공부했다. 책을 거의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카메나시 : 스태프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한국 영화, 드라마도 봤다. ‘약속’ 이나 ‘오빠’ 같은 단어도 그렇게 해서 배웠다. ‘오빠’라는 말은 워낙 많은 작품에 나와서 인상에 남았는데 나중에 여자 분이 손위 남성을 부를 때 쓰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기억에 남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다면.
카메나시 : , 같은 드라마들이다.
다나카 : 영화를 볼 기회가 더 많았는데 가 인상적이었다. , 도 봤다.
우에다 : 나는 을 보고 한효주 씨에게 푹 빠져서, 꼭 만나보고 싶다. (웃음)
요즘 한국 배우들이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혹시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우에다 : 나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 일이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남자끼리만 나오는 드라마보다는 여자 상대역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캇툰 : 으하하하!
혹시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가수들을 알고 있는지.
다나카 :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국 가수들이 굉장히 많은데 빅뱅, 동방신기, 비 같은 분들이 인기가 많다. 에서 빅뱅을 만나본 적이 있다.
나카마루 : 포미닛을 잘 알고 있다
카메나시 : 오늘 Mnet에서 녹화를 했는데 포미닛이 우리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걸 보고 ‘나 이 가수 알아!’ 하면서 반갑게 생각했다. (웃음)
그동안 한국 팬들은 캇툰의 공연을 대부분 영상으로 봐 왔는데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카메나시 : 우리가 한국 공연장에서는 처음 공연하는 거기 때문에 아직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를 계획 중인데 맨 윗줄부터 맨 아랫줄까지 팬들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보러 오시는 분들이 얼마나 열광적으로 뜨겁게 응원해주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점도 잘 부탁드린다.
다구치 : 한국 팬들이 일본어를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시기 때문에 우리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간단한 멘트나 인사말은 한국어로 할 수 있도록 공부하겠다.
카메나시 : 무엇보다 캇툰의 음악을 통해 여러분과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만국 공통어인 표정이나 제스처를 통해서도 소통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머리 위로 하트) 할 수 있을 같다.
내한 공연을 계기로 이제부터 캇툰에 대해 알게 되는 사람들에게 캇툰은 어떤 그룹이라고 말해 줄 수 있나. 혹시 추천하고 싶은 노래 및 무대가 있다면?
다나카 : 캇툰을 지금부터 알기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여러 가지 장르, 스타일이 담겨 있는 이번 앨범 < NO MORE PAIN >이 오히려 더 와 닿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카메나시 : 이번 앨범에는 그동안 싱글로 발표했던 곡뿐 아니라 멤버들의 솔로곡도 있고 업 템포의 곡이 있는가 하면 조용한 곡도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캇툰의 모습과 새로운 캇툰의 모습을 모두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그동안 우리가 검은 옷을 주로 입고 쿨한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캇툰은 여러 가지 면을 가진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다나카 : ‘캇툰’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여러 가지 페이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다.
나카마루 : 우리는 라이브에 자신 있는 그룹이기 때문에 이번 콘서트의 라이브 DVD를 봐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갈매기 눈썹’은 메이크업하시는 분께 부탁할때가 있다” 캇툰이 속해 있는 쟈니스 사무소는 역사도 길고 연습생이 많은 회사이다 보니 데뷔 전까지 굉장히 혹독한 훈련을 거친다고 알고 있다. 특히 캇툰은 결성 후 데뷔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등 유독 긴 연습 기간을 거친 그룹인데 그 과정을 어떻게 견뎠나.
카메나시 : 그 때는 노래하고 춤을 추고 무대에 서고 드라마에 출연하는 미래의 모습을 목표로 하고 그것만을 바라보고 갔기 때문에 특별히 힘들다거나 길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다나카 : 어떤 일을 하더라도 수습, 연습생 기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위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나카마루 : 아무 것도 몰랐을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를 공부하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멤버들의 패션 감각이 평소에도 좋은 편인 것 같다.
카메나시 :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다나카 :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우리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게 어울리는지 잘 알고 가져와 주신다.
카메나시 : 시간과 장소에 따라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가져와 준 의상으로 고를 때도 있고 배합을 다르게 해서 입을 때도 있는데 콘서트 때는 의상 콘셉트에 대한 의견을 우리가 많이 내는 편이다.
그럼 누가 팀 내에서 베스트 드레서인가.
나카마루 :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기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 같다. 내가 다나카나 우에다의 옷을 입어도 어차피 어울리지 않을 테니까. (웃음)
다나카 : 그렇기 때문에 사복 입은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 사람의 인간성이 나오는 것 같다. (웃음)
카메나시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깔끔한 ‘갈매기 눈썹’은 직접 관리하는 건지 궁금하다.
카메나시 : 미용실에 갔을 때나 메이크업해주시는 분에게 부탁할 때는 있지만 일이 없을 때, 쉬는 날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어렸을 때 가늘게 한 번 민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 계속 일을 하면서 어중간하게 지저분한 상태로 나갈 수가 없다 보니 그때부터 계속 얇은 채로 있었던 것 같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도 2010 남아공 월드컵이 화제였는데 경기를 봤나. 나카마루는 어릴 때 꿈이 축구선수였던 만큼 각별한 관심이 있었을 것 같다.
나카마루 : 물론 다 봤다. 아직 월드컵이 끝난 건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나란히 16강에 들어간다는 건 10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기 때문에 아시아 팀으로서는 최고의 성적을 남긴 해가 아니었나 싶다.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캇툰이 결성된 지 벌써 10년이 됐다. 앞으로는 어떤 꿈들을 가지고 있나.
카메나시 : 그렇게 오래 지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매해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서 지내고 있다. 일단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이번 ‘월드 빅 투어’를 더 열심히 해 나가면서 더 큰 무대로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
나카마루 : 캇툰이 어디서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이 되길 바라고, 그래서 우리가 매년 하는 라이브 콘서트를 기다리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다구치 : (진지하게) 누구나 우리를 동경할 수 있도록 멋진 존재가 되고 싶다.
캇툰 : 으하하하!
십대 중반부터 일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하다는 느낌이다. 10년 동안 활동하며 스스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나카 : 어떤 점이 달라졌다기보다는, 확실히 어른이 되긴 한 것 같다. 일을 마주하는 자세도 그렇고 멤버끼리의 관계에서, 예전에는 굉장히 싸움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우에다 : 다른 사람, 특히 멤버들의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게 됐다. 예전에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서 싸웠다면 지금은 각자의 장점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다나카 : 서로에 대해 애정을 많이 가지고 바라보게 됐다.
나카마루 : 내가 처한 입장, 나라는 사람에 대해 여러 가지로 자각하게 됐다. 예전에는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하면 이제는 뭔가가 주어졌을 때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하면서 구체화시키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다구치 : 내 인생을 통틀어 캇툰 활동만큼 한 가지를 꾸준히 해온 게 없기 때문에 굉장히 큰 부분이다. (웃음) 나 스스로는 그렇게 변한 게 없지만 다른 멤버들이 변해 가는 모습에 이끌려 나도 달라지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면 좋겠다.
카메나시 :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개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이렇게 큰 투어를 하게 된 것도 타이밍 적으로 좋은 것 같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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