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승부수는 ‘화학적 막장’
, 승부수는 ‘화학적 막장’" /> 8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2008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막장 드라마’는 일종의 장르가 되었다. 그러나 ‘막장’과 ‘막장적 요소’는 다르다. 대개의 막장 드라마가 비현실적이거나 우연이 남발하는 사건들의 쉼 없는 배치를 통해 시선을 끌어 왔다면 초반 불륜과 씨받이 등 선정적인 소재를 십분 활용해 탄력을 받긴 했지만 밀도 높은 이야기의 흡인력 또한 보여주고 있는 는 그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12년 동안 엄마를 찾아 헤맨 탁구(윤시윤)가 엄마를 납치했던 바람개비 문신의 남자를 찾기 위해 팔봉빵집에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뚜렷한 만큼 절박하고, 운명적 라이벌 마준(주원)과 이루는 경쟁 구도는 MBC 이나 만화 의 주인공들이 그랬듯 흥미진진하다. 탁구와 정 반대의 환경, 성격을 지닌 마준 역시 엄마 서인숙(전인화)이나 한승재(정성모)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실력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선언하며 매력 있는 악역이 될 싹을 보이다. 성인이 된 뒤에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를 구성지게 불러 제끼는 윤시윤의 능청스런 연기와 탁구가 바람개비 문신의 사나이 진구(박성웅)의 정체를 곧바로 알게 되는 스피디한 전개 또한 장점이다. 그래서 는 다시 ‘물리적 막장’과 ‘화학적 막장’의 차이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다. 전자가 단지 싸움구경, 불륜구경을 하게 만든다면 후자는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심야에 펼쳐지는 빵의 향연은 여름맞이 다이어트 중인 시청자를 심히 괴롭게 한다.

글. 최지은 fiv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