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너 혹시 스킨스쿠버 해본 적 있어?
아니? 난 기본적으로 물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스킨스쿠버 같은 건 전문적인 레저인 편이잖아. 배워두면 참 좋기야 하겠지만 아주 욕심을 부리지 않는 이상 배우긴 좀 어렵지 않을까. 왜, 배워보고 싶어?

아니, 그게 아니라 SBS 의 호섭이(이상윤) 보면 스킨스쿠버에 미쳐서 다른 거 다 그만두고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잖아. 그게 그만한 매력이 있나 싶어서.
나야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맑은 제주도 바다에 잠수하는 거라면 아무래도 눈은 호강하지 않겠어? 장비를 갖춘다면 바다 속에서 숨을 쉬며 30분 이상 보낼 수 있으니까.

그렇겠네. 그럼 스킨스쿠버는 장비만 갖추고 수영 조금 할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으려나?
그게 그렇게 쉬우면 자격증은 왜 있겠니.

그런데 잠수가 힘든 건 숨을 참아야 하는 건데 네 말대로 장비만 있으면 물속에서 숨 쉴 수 있는 거잖아.
뭐 장비 사용이나 입수법 같은 테크닉이 있어야 하겠지만 수심 3, 4m 정도 들어가는 거라면 그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닐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잠수병을 조심해야 해. 너 잠수병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어, 들어본 거 같아.
잠수병, 혹은 감압병이라고도 하는 건데 이걸 이해하려면 예전 화학 교과서에서 배웠던 헨리의 법칙을 떠올려야 돼. 이미 법칙 어쩌고 하니까 머리 아프지? 우선 이 법칙 하나는 그냥 저번처럼 외우고 시작하자. 이건 액체에 녹는 기체의 질량이 압력에 비례한다는 법칙이야. 말하자면 물 한 잔에 녹을 수 있는 산소의 최대 질량이 2배의 기압에서는 역시 2배로 늘어난다는 얘기지.

음… 이해한 거 같기도 해. 그래서?
그런데 우리가 수심 10m까지 내려가면 수압 때문에 혈액에 녹아드는 공기의 양도 2배가 돼.
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그런데 물속에는 공기가 없잖아.
그런데 스킨스쿠버 하는 사람들은 공기통을 매고 있잖아. 그 덕에 물속에서도 숨을 쉬고.

아.
만약 같은 영화에 나오는 프리다이버처럼 숨을 참고 잠수하는 사람들이라면 혈액에 공기가 평소보다 더 많이 녹아드는 걸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그래서 프리다이버들은 잠수병에 걸리지 않아. 산소 부족에 의한 기절은 할지언정.

그래서, 그래서. 혈액에 공기가 2배로 녹아들면 어떻게 되는데.
10m일 때만 2배고, 그보다 10m 더 들어가면 3배야. 어쨌든 이렇게 깊이 들어가게 되면 혈액에는 공기통의 80%를 이루고 있는 질소가 지상에서보다 2, 3배 많은 양으로 혈액에 녹아있게 돼. 이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지. 하지만 여기서 바로 지상으로 올라온다면 어떻게 되겠어? 수압이 높은 곳에서는 혈액에 녹아있던 질소가 이번에는 반대로 다시 기체 상태로 변할 거 아니야. 그러면 사이다 거품처럼 기포가 발생하는데 이게 자칫 혈관을 막거나 조직에 상처를 줄 수 있단 말이지. 그게 바로 잠수병, 혹은 감압병이야.

그럼 어떡해? 10m 밑으로는 잠수하면 안 되는 거야?
바로 그래서 감압 테크닉이 필요한 거지. 이건 쉽게 말해서 조금씩 몸에 전해지는 압력을 줄여나가면서 몸에 녹아있는 질소를 배출해내는 거야. 만약 수심 30m에 잠수했다면 올라오며 25m 지점, 20m, 15m 지점, 이렇게 어느 단계마다 멈춰서 전 단계에 녹아있던 질소를 날숨을 통해 뱉어내는 거지. 그러면 결국 지상에 올라왔을 때 몸의 무리를 최대한 줄일 수 있어.

그런데 만약 급박한 상황, 가령 공기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해저 괴물이 나타나서 빨리 위로 올라와야 하게 되면 어떡해? 그럼 무조건 잠수병에 걸리는 거야?
그럴까봐 흔히 감압 챔버라고 말하는 기압조절기구가 있는 거야. 사람을 통 안에 넣고 그 통의 기압을 조절하는 건데 만약 수심 40m에서 바로 올라온 사람이 있다면 그만큼의 기압을 줘서 질소를 다시 혈액에 녹이고선 천천히 감압하면서 질소를 배출하게 하는 거지. 아까 말했던 감압 테크닉을 기계가 대신 해주는 거지. 하지만 안전한 감압을 위해선 스스로 감압을 했던 사람도 최종적으로는 감압 챔버에 들어가 몸에 녹아있는 질소를 최종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어. 만약, 아주 만약에 특수한 임무를 가지고 수심 40m보다 밑에 들어가서 오래 작업할 일이 있다면 감압 챔버는 정말 필수적 장비인 거지. 아, 만약 요즘 같은 수온이라면 드라이 수트도 필요하겠다.
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스킨스쿠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드라이 수트? 드라이클리닝 했던 수트?
아니, 말 그대로 건조 잠수복이라는 얘기야. 잠수복은 몸이 젖는 ㅇㅞㅅ 수트와 몸이 젖지 않는 드라이 수트로 구분할 수 있어. 드라이 수트가 ㅇㅞㅅ 수트보다 훨씬 비싸긴 하지만 몸이 젖지 않고 공기층이 있어서 체온을 보존할 수 있지. 만약 수온이 아직 낮은 요즘 같은 시기에 드라이 수트 대신 ㅇㅞㅅ 수트를 입고 수심 깊은 곳에서 작업을 하다간 저체온증 때문에 체력도 쉽게 고갈되고 감압을 통해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힘들 거야. 아, 물론 실제로 그럴 일이 일어나긴 어렵겠지.

그럼 만약 네가 말한 감압 챔버도 부족하고 수트도 ㅇㅞㅅ 수트를 입은 상황에서 추운 바다 속 작업을 하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그런 상황을 만들면 안 되지.

그런데 우리 드라마 얘기한 거 맞지? 왜 꼭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지?
설마. 실제가 아니라 드라마에서라도 그런 설정이면 막장드라마일걸.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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