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같이 하면 정말 다음날 아침까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남자.” 인터뷰가 끝난 뒤, 동행한 다른 기자가 했던 표현대로 알렉스는 말을 굉장히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다. 그는 필요할 때면 자기 생각을 긴 시간동안 말하지만, 그 사이에 위트 있는 표현으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전달할 줄 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안다. 그래서 그는 네티즌들이 질문하는 [스타ON]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자신의 생각들을 말했다. 솔직담백하면서도 솔직 발랄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선 가장 많이 나온 질문부터. 당신에게 ‘She is’란 노래는 뭔가. ‘국민 귀신’이란 말도 듣고 있는데. (웃음) (이민지, dlalswl***)
알렉스: ‘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노래가 ‘숨겨왔던 나의~’로 시작되는데 진짜 모든 이들을 숨겨주더라. (웃음) 에서 나하고 설사장님을 같이 붙여놓은 것도 봤다. 아마 요즘 사람들이 워낙 인상 쓸 일이 많으니까 ‘She is’ 같은 노래에서도 웃음을 찾는 것 같다. 사실 그게 전혀 웃긴 노래가 아닌데. (웃음)

“ 이전엔 오히려 까칠한 이미지였다”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그런데 그건 본인의 이미지가 그만큼 달달해서는 아닐까. 특히 에서 워낙 로맨틱한 모습으로 나왔으니까. 그런 모습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Puresina)
알렉스: 내가 꼭 로맨틱한 모습만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라디오 DJ로 활동할 때는 상당히 까칠했던 것 같은데. 사연 읽어도 문자가 오면 “누구누구님, 라디오로 싸우셨다구요. 네. 다음 분” 이런 식이었으니까. (웃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굉장히 냉정했던 것 같다. 특히 헤어지거나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는 더 냉정했던 거 같고. 누군가 헤어져서 괴롭다, 왜 나는 사랑받지 못할까라고 사연을 보내면 자기에게 사랑받는 법부터 배우라고 하는 식이었으니까. 그 시간에 책도 보고, 거울도 보고, 다이어트도 하고. 눈도 째면서. (웃음) 남자들이 목매게 만들어야지 왜 방에서 괴로워하기만 하냐고 했다.

를 보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당신을 꾸준히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는 당신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알렉스: 팬들은 때의 내 모습을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나도 때문에 잃은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 물론 나는 를 통해서 얻은 게 굉장히 많다. 어쩔 때는 동호대교에서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는데 웬 여성분이 사인해 달라고 하더라.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하관만 보면 알겠다고 하시더라. 옆에는 남편 분이 핸들 잡고 안 좋은 표정으로 있고. (웃음)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잃어야 하는 게 있었다. 그리고 나는 원래 솔로 앨범을 먼저 만들고 있었고, 그 다음에 를 했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내가 예능에서 떠서 급하게 앨범을 만든 걸로 생각했다. 물론 덕분에 앨범은 성공했지만 알렉스는 원래 이런 음악을 하는 애가 아니라 이런 방송을 해서 이런 음악을 한 거라고 받아들여지는 건 싫었다.

그러면 다음 솔로 앨범은 작업 중인가. (sakamoto9)
알렉스: 지금은 일단 클래지콰이 어쿠스틱 앨범 작업을 먼저 하고 있다. 그리고 솔로 앨범은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도 처음에는 앨범 때문에 안하려고 했다가 주변에서 많이 설득을 해서 했는데, 정말 녹음 시간이 안 나오더라.

솔로 앨범이나 클래지콰이에서 당신의 누나인 크리스티나가 같이 활동할 계획은 없나. (이정은, kitty***)
알렉스: 크리스티나는 앨범에는 계속 참여했고, 내 솔로 앨범에도 참여했다. 크리스티나는 클래지콰이의 멤버고, 목소리로는 계속 참여할 것 같다. 다만 지금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기도 해서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건 불가능 할 것 같다.

“라디오는 내 자양분이 더 쌓이면 다시 하고 싶다”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라디오는 다시 할 생각 없나 (곽지은, je12***)
알렉스: 너무 하고 싶다. 다만 전에 진행할 때는 내가 너무 라디오가 좋아서 하는 애라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하고 싶어서 하는 애라는 느낌이었지, 듣는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고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은 못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자양분이 더 쌓였을 때 방송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까 라디오에서 사랑에 대해 충고하는 방법에 대해 말했는데, 그러면 본인의 사랑은 어떤 방식인가. (배영경, st_li***)
알렉스: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방이 계속 퍼주는 사랑을 원하면 그렇게 하게 되고, ‘Give & take’를 원하면 그런 사랑을 할 것이고.

맞춤 사랑이군. (웃음)
알렉스: 이태원 테일러 같은 느낌? (웃음)

당신의 그런 사고방식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 캐나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게 영향을 준 걸까? (wjdgus41)
알렉스: 캐나다는 원주민이 있던 나라에 다양한 인종들이 와서 만들어진 나라다. 그래서 다문화적인 사고방식이 뿌리내려져 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인종차별한 게 된다. 그래서 그 곳에서 살게 되면 사람들에게 웃는 걸 배우고, 친절해지는 걸 배운다. 내가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대해봤자 좋을 게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그리고 그곳은 삶의 방식이 우리와 전혀 다르다. 그 곳에서는 거지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시켜놓고 하루 종일 앉아서 서로 요즘 벌이가 어떤지 대화하는 곳이니까. 그게 처음에는 되게 문화 충격이었다. 구걸해서 담배피고 하키 구경하고 다니면 되는 인생이란 걸 처음 접해본 거니까. 누구도 즐겁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는 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려고 열심히 일했으니까 정말 배운 게 많았다.

다들 느긋한데 혼자 열심히 산건가. (웃음)
알렉스: 그래서 캐나다에서 고민이 많았다. 캐나다는 그만큼 살기 좋지만 젊은이에게 큰 돈 벌 기회는 주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뭔가 열심히 하고 싶고. 그러면 미국으로 가야 하나, 한국으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거기다 어머니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려면 돈을 벌라고 사회에 툭 던져놨고. 그런데 그 때 나이는 열일곱이었으니까 굉장히 머리가 복잡했다.

“소처럼 일한다고도 하지만 아직 난 험한 게 좋다”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스타ON] 알렉스│“‘국민귀신’ 동영상은 다 봤다” -2
당신이 여러 분야에서 계속 활동하는 건 그런 배경 때문인가. 노래부터 뮤지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쉬지 않고 일한다.
알렉스: 그래서 사람들이 너는 출발점은 있는데 결승점이 없는 마라톤을 뛰는 것 같다고 도 한다. 꼭 소 같다고도 하고. 계속 밭 갈고 다 갈면 또 다른 데까지 갈고. 그러다 나이 들면 팔려갈 거야. (웃음) 회사가 나를 소처럼 굴리지 않는데 내가 이런다. 농사꾼이 아니라 소가 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나는 아직 험한 게 좋다. 아직 얼마든지 밭을 갈 수 있고.

그러면 10년 후에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예전에 형과 함께 식당을 하고 싶다는 말도 했었는데. (까꿍)
알렉스: 이곳에서 내 건강과 정신연령이 허락한다면, 그리고 내 노래를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노래를 하고 싶다. 물론 형과 함께 식당을 하고 싶기도 하다. 원래 내가 예전에 일식집에서 일했던 것도 형하고 스시집 경영을 하려고 취직한 거였으니까.

정말 식당을 차릴 생각은 있나. (송지선, godw***)
알렉스: 너무 많다. 굳이 내 이름을 달지 않아도, 나중에는 꼭 장사를 하든 안 하든 내 맘대로 문 따고 들어가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가게를 하긴 할 거다. 기분 좋으면 하고 아르바이트 안 오면 안 하고. 편하게 와서 술 마실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홀짝홀짝 마시는 건 기분이 다르다. 집에서 술 쌓아놓고 마시면 좀 처절하지 않나. (웃음)

모든 분야에서 다재다능하신데 그럴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뭔가. (찬양이)
알렉스: 여물? (웃음)

[스타ON]은 (www.10asia.co.kr)와 네이트(www.nate.com)가 함께 합니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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