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라라라> vs <수요기획>
vs <수요기획>" /> MBC 수 밤 12시 35분
‘호모 뮤지쿠스’라는 박진영 편의 제목을 조금 바꿔 ‘호모 딴따라쿠스’라고 해보면 어떨까? 박진영의 신곡 ‘No love no more’ 에도 나오지만, 박진영에게 딴따라인 자신의 정체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는 “딴따라이며 계속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가수의 자리로 컴백하기 전에 출연했던 ‘무릎 팍 도사’ 원더걸스 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근 신곡을 발매하고 출연한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바라본 박진영은 성공한 음악 사업가거나, 연예계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맥으로 이어져 있는 그야말로 연예인이었다. 딴따라인 그의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음악’은 드러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에서 다른 부분을 모두 제하고 음악인 박진영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박진영은 딴따라로서 보다 완전해 질 수 있었다. 박진영이 “구어적이고 직접적인 저항”이라고 표현한, 한국 사회에서 문화 영역의 보수성에 맞섰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무릎 팍 도사’에서 말했다면 뭔가 더 강렬하고 결연한 선언처럼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김창완 앞에서 조곤조곤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통해서는 그 모든 일들이 박진영이 궁극적으로 음악을 하기를 원하고, 그 음악이 좀 더 자유롭기를 원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지나치게 많았던 말을 줄이고, 자신의 본업이며 가장 좋아하는 일인 음악으로 나머지 시간들을 채웠기 때문이다. 왜 박진영이 에 출연하고 싶어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댄스음악이 무대 위에서의 춤과 퍼포먼스를 통해 완전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듣는 음악’으로서의 가치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박진영의 말은 확실히 새겨들을 만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관객의 함성이나 반복되는 리액션 화면 없이, 순수하게 한 가수의 음악에만 집중해 감상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비록 하루를 마감하는 뉴스가 끝나고 나서야 만날 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글 윤이나
<음악여행 라라라> vs <수요기획>
vs <수요기획>" /> KBS1 수 밤 11시 30분
어떤 연예인이 큰 인기를 얻게 되면 으레 부록처럼 딸려 등장하는 인기 비결 분석 프로그램들은 피상적이기 십상이다. 아무리 심리학자, 대중문화평론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동원해 깊이를 더하려 해도 대개는 ‘됐고! 그냥 멋있고 예뻐서 좋아’라는 단순한 진리보다 더 설득력 있는 결론을 전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인기가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확장된 신드롬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배경에는 반드시 단순한 진리를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있게 마련이고 그에 대한 분석도 더 정교해져야 할 것이다. 2009년 대중문화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걸 그룹 열풍, 그 중심에 서있는 소녀시대를 다룬 ‘소녀시대와 삼촌부대’에서 기대한 것도 바로 그 정교함과 깊이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제의 방송은 그 어떤 참신한 시각도, 깊이도 보여주지 못했다. 큐트섹시와 향수 그리고 위안에서 찾은 소녀시대의 인기비결은 이미 많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나 대중 매체에서도 보아왔던 진부한 결론이었고, 삼촌부대에 대한 분석 역시 그 팬덤의 특수성을 사회적 맥락에서 읽어내는 데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피상적 조명에 그쳤다. 올 여름에 방송된 ‘아줌마, 그에게 꽂히다’가 중년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사회적 조건까지 환기시키며 그 팬덤의 특수성을 이해하게 만든 것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삼촌팬들의 자원봉사활동이 펼쳐지는 동안 소녀시대로부터 받은 위로를 다른 이들을 위로하는 것으로 되돌려주고 있다는 내레이션으로 끝맺는 결말은, 그 팬들의 진정성과는 별개로 시종 진부하고 단조로웠던 프로그램의 일관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뿐이었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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