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추리활극 정약용>│정약용 울리는 묻지마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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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비해 체감 온도가 5도는 더 떨어지는 듯한 경기도 파주의 한적한 국도변, 밖에서 보았을 때 평범하던 물류창고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공을 뛰어넘어 18세기 조선으로 바뀐다. 시대를 앞서 태어난 지식인, 조선 최고의 실학자로 정조의 신임을 받던 정약용(박재정)은 예나 지금이나 늘 그렇듯 뛰어난 자를 시기하는 무리들에 의해 좌천당하고 금정찰방이라는 말단 관직을 받아 초야에 파묻히…려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도처에서 발생하는 절도, 성폭력,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선판 셜록 홈즈로 변신한 정약용, 사설이 길었지만 바로 이곳이 정약용의 회색 뇌세포가 움직이는 동막 객잔 내 집무실이다.

‘무이유(無理由) 살인’ 즉 현대의 ‘묻지마 살인’이 벌어져 수사에 나선 뒤숭숭한 신에 걸맞게 세트 안 싸늘한 공기는 정체 모를 매캐한 연기로 채워져 있는데 그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커피, “사람이 마셔도 유해하지 않은 연기를 내기 위해서”라는 스태프의 설명대로 구석에서는 조그만 난로에 담긴 커피가 타들어가며 자욱한 연기를 내뿜고 있다. 잡범 출신으로 정약용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각수 역 조상기는 다모 설란(이영은)의 지시에 따라 수사하다가 새로 부임한 특별수사관 정연(윤지민)에게 체포되어 양 팔을 포승줄에 묶인 채로도 세트 안을 휘저으며 “오늘 아침 배우 여덟 명이 출전한 야식 내기 사다리타기의 최종 승자가 누구였는가”에 대해 열띤 표정으로 중계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신과 신 사이의 막간,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도 독하게 연습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박재정은 어둑어둑한 세트 한 쪽에 서서 휴대폰 불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대본에 정신없이 몰입해 있다. 현대판 형설지공, 역시 정약용 나으리답다.

※ 박재정, 이영은 현장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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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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