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뉴문>│달빛은 소녀들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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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뱀파이어는 어둠 속에 있었다. 그들은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세상에 반기를 든 드라큘라 백작이거나,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소탕해야하는 악당이었다. 그러나 21세기의 뱀파이어는 더 이상 음지에 머물지 않는다. 마늘과 십자가 따위에도 떨지 않는다. 햇빛에 불타 죽는 대신 태양 아래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그리고 로맨스의 완벽한 주인공이 되어 인간과의 사랑으로 판타지를 완성한다.

작년에 개봉해 전 세계 소녀들의 심장에 로버트 패틴슨의 이름을 새겨 넣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이 24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공개되었다. 뱀파이어 청년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는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안전을 위해 이별을 결심한다. 그러나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에드워드의 마음을 모르는 벨라는 위험한 상황마다 나타나는 그의 환영에 중독되어 자신을 점점 더 극단으로 몰고 간다. 상대의 존재만이 유일한 삶의 이유인 이 가련한 연인은 자신들 앞의 놓인 무거운 운명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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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을 보기만 해도 즐겁다면
판타지 영화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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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영화는 그 자체의 만듦새와는 별개로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럴 때 영화는 작품보다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상품의 관점으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을 잇는 역시 그렇다. 싸움 잘하고 똑똑한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남학생이 나만을 사랑한다는 식의 판타지에 충실한 이 영화를 위해 1년여를 기다려온 ‘트와일러’들에겐 허술한 이야기나 기계적인 캐릭터, 실소를 머금게 하는 대사들은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 단 맛에 중독된 혀는 더 강한 달콤함을 맛보기 이전에는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법이다.

결국 영화의 관건은 새롭게 등장하는 귀족 뱀파이어들과의 대결이나 이미 에서 슬며시 예고된 늑대인간과의 결투가 얼마나 스펙터클하게 그려지는가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편보다 훨씬 크고 화려해졌다는 스케일은 김빠지게도 나 시리즈 같은 판타지 영화와 비교했을 때 민망한 수준이다. 신사적인 매너, 지고지순한 순정, 엄청난 전투력으로 벨라와 관객들의 마음을 공략했던 에드워드 역시 더 이상의 폭발적인 매력을 선보이진 못한다. 여전히 벨라와 눈만 마주치면 “넌 내 삶의 전부”, “넌 나의 천국”을 연발하는 에드워드는 기계적이다. 대신 영화는 늑대인간으로 변신한 인디언 소년 제이콥의 신선함을 내세운다. 그러나 에드워드와 대조되는 남성적인 근육으로 무장한 제이콥이 에드워드를 기대하고 온 팬들에게 얼마나 강한 인상을 남길 지는 의문이다. 영화는 12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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