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MBC 월 밤 9시 55분
어제, 일주일을 꼬박 기다려온 미실의 난이 정점으로 치달을 줄 알았다. 그러나 또 다시 마지막 10분에만 드라마가 있었다. 따분한 가비지 타임 50분은 운명의 장난이랄까, 대서사시 속에 고동치는 비극적인 개인사랄까, 민폐를 수반하는 덕만(이요원)의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성품의 현현이랄까. 어쨌든 또 각종 의미와 원인의 눈물로 채워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선이 덕만이요, 악은 미실(고현정)인데 일 처리하는 방법을 보면 ‘개양자’부터 ‘삐라’까지 온갖 계략으로 승부하는 덕만에 비해 정정당당하고 우직한 편은 칠숙(안길강)이 전위에 선 미실 쪽이란 것이다. 칠숙은 복야회의 산채를 치러 들어가서는 그냥 불화살 몇 개만 날리면 될 것을 일을 너무 멋있게 처리하려든다. 무술을 ‘도’로 여기는 화랑이어서일까? 마당도 없는 좁은 산채에 어차피 떨어진 명령도 사살임에 불구하고 그 좁은 산채 건물 안으로 진입해 왜 그렇게 힘겹게 죽어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칠숙은 꼭 결판은 검으로 내야 하는 보수적인 골수 검객인 것일까? 게다가 그는 자신의 임무에 실패했음에도 시신을 수습하라고 길을 터주는 기사도 정신까지 발휘한다. 이 와중에도 빛나는 것은 미실 고현정의 마지막 열정을 끌어 올린 듯한 연기와 뜬금없는 당나라 사신과 삐라의 등장 등 떡밥에 떡밥을 던져놓고 끝나기 바로 직전에 또 다른 큰 떡밥을 던지는 J.J 에이브람스와 비견될만한 제작진이다. 이 정도면 떡밥의 나열만으로도 연장 방영이 가능한 경지다. 과연 내일도 이야기가 이렇게 며칠째 김빠진 콜라처럼 변죽만 울릴 것인가? 그렇다면 일주일을 기다린 시청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다.
글 김교석
<아내가 돌아왔다> 첫회 SBS 월-금 저녁 7시 15분
아내가 또 돌아왔다. 첫 번째는 볼에 점을 찍고 돌아왔고, 두 번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연하남과 돌아왔으며, 세 번째는 쌍둥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미 제목에서 모든 걸 설명하는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내의 유혹>의 히트로 시작된 SBS의 ‘아내 삼부작’의 세 번째 작품이자, <아내의 유혹>이 SBS 일일 드라마 안에서 하나의 장르가 돼 버렸음을 보여준다. 첫 회 시작과 함께 정유희(강성연)는 고아가 되고, 심장병을 치료 하러 간 쌍둥이 동생은 미국에서 죽고, 양부모의 사업은 망한다. 시청자들은 1회가 끝날 때쯤이면 10여분 전에 만났던 정유희와 윤상우(조민기)가 윤상우의 어머니 박여사(선우은숙)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속도는 빠르게, 사건은 많게, 감정은 격하게.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내의 유혹>의 히트 요인들을 더욱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붙잡아 놓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압축된 에피소드의 전개만큼이나 <아내가 돌아왔다>는 허술한 캐릭터의 감정들을 보여준다. 정유희를 따뜻하게 보살피던 양어머니는 순식간에 정유희가 불행의 근원이라며 악다구니를 펼치고, 돈으로 정유희를 회유하는 박여사의 입에서는 “섭섭지 않게 해줄게”라는 대사가 나온다.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되는 정유희와 윤상우의 관계는 두 번 정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불같은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 드라마가 앞으로 개연성 없는 ‘막장’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못 만든 포르노그라피가 행위에만 열중하듯, <아내가 돌아왔다> 역시 캐릭터의 성격이나 감정을 탄탄하게 쌓는 대신 자극적인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는 데만 열중한다. 이 드라마는 이 위태로운 달리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시청자들이 견디기나 할 수 있을까.
글 강명석
어제, 일주일을 꼬박 기다려온 미실의 난이 정점으로 치달을 줄 알았다. 그러나 또 다시 마지막 10분에만 드라마가 있었다. 따분한 가비지 타임 50분은 운명의 장난이랄까, 대서사시 속에 고동치는 비극적인 개인사랄까, 민폐를 수반하는 덕만(이요원)의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성품의 현현이랄까. 어쨌든 또 각종 의미와 원인의 눈물로 채워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선이 덕만이요, 악은 미실(고현정)인데 일 처리하는 방법을 보면 ‘개양자’부터 ‘삐라’까지 온갖 계략으로 승부하는 덕만에 비해 정정당당하고 우직한 편은 칠숙(안길강)이 전위에 선 미실 쪽이란 것이다. 칠숙은 복야회의 산채를 치러 들어가서는 그냥 불화살 몇 개만 날리면 될 것을 일을 너무 멋있게 처리하려든다. 무술을 ‘도’로 여기는 화랑이어서일까? 마당도 없는 좁은 산채에 어차피 떨어진 명령도 사살임에 불구하고 그 좁은 산채 건물 안으로 진입해 왜 그렇게 힘겹게 죽어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칠숙은 꼭 결판은 검으로 내야 하는 보수적인 골수 검객인 것일까? 게다가 그는 자신의 임무에 실패했음에도 시신을 수습하라고 길을 터주는 기사도 정신까지 발휘한다. 이 와중에도 빛나는 것은 미실 고현정의 마지막 열정을 끌어 올린 듯한 연기와 뜬금없는 당나라 사신과 삐라의 등장 등 떡밥에 떡밥을 던져놓고 끝나기 바로 직전에 또 다른 큰 떡밥을 던지는 J.J 에이브람스와 비견될만한 제작진이다. 이 정도면 떡밥의 나열만으로도 연장 방영이 가능한 경지다. 과연 내일도 이야기가 이렇게 며칠째 김빠진 콜라처럼 변죽만 울릴 것인가? 그렇다면 일주일을 기다린 시청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다.
글 김교석
<아내가 돌아왔다> 첫회 SBS 월-금 저녁 7시 15분
아내가 또 돌아왔다. 첫 번째는 볼에 점을 찍고 돌아왔고, 두 번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연하남과 돌아왔으며, 세 번째는 쌍둥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미 제목에서 모든 걸 설명하는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내의 유혹>의 히트로 시작된 SBS의 ‘아내 삼부작’의 세 번째 작품이자, <아내의 유혹>이 SBS 일일 드라마 안에서 하나의 장르가 돼 버렸음을 보여준다. 첫 회 시작과 함께 정유희(강성연)는 고아가 되고, 심장병을 치료 하러 간 쌍둥이 동생은 미국에서 죽고, 양부모의 사업은 망한다. 시청자들은 1회가 끝날 때쯤이면 10여분 전에 만났던 정유희와 윤상우(조민기)가 윤상우의 어머니 박여사(선우은숙)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속도는 빠르게, 사건은 많게, 감정은 격하게.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내의 유혹>의 히트 요인들을 더욱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붙잡아 놓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압축된 에피소드의 전개만큼이나 <아내가 돌아왔다>는 허술한 캐릭터의 감정들을 보여준다. 정유희를 따뜻하게 보살피던 양어머니는 순식간에 정유희가 불행의 근원이라며 악다구니를 펼치고, 돈으로 정유희를 회유하는 박여사의 입에서는 “섭섭지 않게 해줄게”라는 대사가 나온다.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되는 정유희와 윤상우의 관계는 두 번 정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불같은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 드라마가 앞으로 개연성 없는 ‘막장’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못 만든 포르노그라피가 행위에만 열중하듯, <아내가 돌아왔다> 역시 캐릭터의 성격이나 감정을 탄탄하게 쌓는 대신 자극적인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는 데만 열중한다. 이 드라마는 이 위태로운 달리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시청자들이 견디기나 할 수 있을까.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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