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의 부제는 ‘커투어 VS 노게이라’다. 두 선수는 세계 종합격투기 헤비급을 대표하지만 현재 챔피언이 아니다. 커투어는 브록 레스너에게 일격을 당하며 챔피언 벨트를, 노게이라 역시 프랭크 미어의 타격에 TKO 당하며 잠정 챔피언 벨트를 넘겨줘야했다. UFC와 프라이드, 양대 단체를 대표하던 두 전설급 파이터가 벨트를 걸고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건 그래서 안타깝다. 그렇다 해도 두 선수가 여태까지 쌓아온 업적이 결코 빛이 바래는 건 아니다. 최근의 1패를 가지고 기량이 급 하락했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말하자면 이 경기는 전 챔피언들의 대결이 아닌, 아직도 베스트 5에 들 만한 현역 레전드끼리의 대결인 셈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근성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두 선수의 대결은 과연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친구, 우리들의 전설> 마지막 회 MBC 일 밤 10시 50분
올해 상반기를 대표할 대작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지만 편성 시간의 불리함을 비롯한 이런저런 이유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이번 주에 드디어 끝난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상당히 저평가된 드라마다. 순간순간 거의 강박적일 정도로 영화 <친구>에 대한 자기 오마주를 보여주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이야기는 상당히 새롭고 흥미로웠다. 그 지점에서 드라마는 영화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선회했다. 때문에 동수의 처절한 죽음과 준석의 징역으로 마무리된 영화의 결말과 다르다고 공언한 마지막 회의 엔딩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과연 동수의 죽음은 준석이 지시한 걸까. 그들의 우정은 그렇게 끝나고만 것일까.
<천만 번 사랑해> 첫 회 SBS 토 저녁 8시 50분
잘 모르겠다. <천만 번 사랑해>가 대리모라는 소재를 어떻게 접근할지. 기획의도에선 대리모가 옳은지 그른지 대신, 사람에겐 자식이 무엇이며 부부란 무엇으로 사는지 그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대리모가 될 수밖에 없던 한 여자가 돈을 매개로 생명을 거래했던 잘못된 선택에 대한 뼈아픈 대가를 치르는 이야기라는 설명에선 혼돈에 빠진다. 분명 혈연 가족에 대한 집착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대리모를 통해서라도 아이를 가지고 싶은 불임 부부의 욕망을 집착으로 치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 <프렌즈>에서 피비가 세쌍둥이의 대리모 역할을 했을 때 그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그저 물 건너 대륙 이야기이기 때문인 걸까. 과연 이 드라마가 대리모라는 소재의 사회적 함의를 충분히 드러내는 드라마가 될지, 꼬이고 꼬인 인간관계의 갈등을 위한 맥거핀 정도로 사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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