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인구 3인, 아니 표류자 김기열을 포함해 인구 4인 국가 뿌레땅 뿌르국의 대통령이자 경찰청장이자 병무청장이자 사채업자이자 맛집 사장이자 학교 교장이자 대학병원 원장이자 뿌레땅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뿌레땅 화재 보험설계사이자 학원 원장이자 면접관이다.

“기쁨, 슬픔, 고통을 함께 나누는 가족같은 나라” 뿌레당 뿌르국에서 대통령은 국민을 두들겨 팬 뒤 “고통을 함께 나눈다니까, 내가 머리가 아프면 너도 아파야 돼”라고 설명하고, “이거 전부 국산이에요”라며 음식을 팔다가 “미국산인데 왜 원산지를 속여서 팔아요?”라는 항의를 받으면 “제가, 미쿡 싸람이에요~와이? 그러니까 미쿡산이 국산 맞잖아요!”라며 잡아뗀다. 그늘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요구에는 냉장고 박스 하나를 건네주며 “50억이나 들었다”고 생색내는데, 그 이유는 “냉장고 박스 구하려면 냉장고를 사야 될 거 아냐. 냉장고 그냥 사나? 하늘에서 그냥 떨어져? 냉장고 만들어야지! 만들라면 공장이 필요해. 냉장고 공장 만드는 데 35억 썼어!”이고 나머지 15억은 ‘식비, MT비, 술값, 내기 골프값, 팁’이라고 설명한다. 학연과 지연 위주 인사로 비판받으면 “쟤네랑은 공감대가 있잖아. 말이 통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거야!”라고 주장하는 대통령, 그러나 섣불리 “더러워서 안 먹어!”라거나 “이딴 거 필요 없다”거나 “치사해서 취직 안 해!”라고 나가떨어지지 말자. 그래봤자 “국민 여러분, 안 먹어도 배부른 나랍니다!” “여러분, 국민의 혈세로 복지국가를 완성한 나랍니다~” “국민 여러분, 실업자가 없는 나랍니다!” 따위 ‘쑈’만 이어진다.

갈래 : 코미디, 정치, 파시즘

[1점 문제]Q. 뿌레땅 뿌르국에 대한 다음 설명 가운데 틀린 것을 고르시오.

1) 애국가는 ‘소원을 말해봐’이다.
2) ‘국기에 대한 맹세’는 “나는! 자랑스럽다!”이다.
3) 교통부 장관은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모른다.
4) KBB 자격증을 따지 않으면 취업 할 수 없다.
5) 뿌레땅 화재보험에서는 매운 고추를 먹고 입에서 불 난 사람에게 50억을 지급했다.

[2점 문제]Q. 4명 중 1명이 실업자일 만큼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통령의 방침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1) 구직자 일자리 마련을 위해 다른 직원을 해고한다.
2) 신입사원에게는 해직자 퇴직금(송별회비 포함)을 부담하게 한다.
3) 해직자가 새로운 실직자임을 깨닫고 “악순환의 반복”이라며 한탄한다.
4) 2,30대 실업자가 많으므로 마흔 살까지 미성년자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5) 명문대 컴퓨터학과 출신은 명문대 앞 PC방에서 시급 3천5백 원짜리 아르바이트 시킨다.

[이상과 현실의 갭이 사무치는 주관식 문제]Q. 다음은 소득세, 취득세, 주민세, 이문세, 고로쇠, 변강쇠, 비욘세 등 다양한 세금을 징수하는 이유에 대한 대통령의 해명이다. 괄호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단어를 쓰시오.

“니깟 놈이 뭘 알아? 이게 다 ( )을 위해서 하는 거야. ( )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 월~급 줘야지, 나름 의원인데 거지처럼 하고 다니냐? 품~위유지비 줘야지. ( )들 만나러 다니는데 걸어 다니냐? 자동~차, 자동차는 아무 차나 타냐? 삼천~씨씨, 삼천 씨씨에 그냥 휘발유 넣냐? 고~급휘발유! 어제 비 왔는데 그냥 타고 다니냐? 검은색 찬데, 손세~차. 이 모든 걸 누굴 위해서? 너, 너는 누구? ( ), 누구? ( ), 누굴 위해서? ( )! 이 모든 걸 ( )을 위해서!”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5
2점 문제 – 4
주관식 문제 – 소고기 무국, 무쌈 外 갈치조림, 무말랭이 등 정답 인정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문이 막혀 있는 게 어이 없는 이유는
야! 잘하는 의원들 때문에 내가 욕먹는 거야. 다~ 못하면 욕먹을 일이 뭐가 있겠어? 이런 집단 이기주의들, 지들만 잘 할라고. 다 못하면 돼. 다!

* 반년 째 장례식장에 살고 있는 유족들에게
국민 여러분, 범죄자는 있어도 철거민은 없는 나랍니다 여러분~

* ‘캐쉬’ 보유 능력자인 검찰 수장을 뽑으려다가
우리나라는 이렇게 개나 소나 한자리씩 다 차지하고 있어.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