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송새벽. 작은 아버지가 지어주신 한글 이름이다. 어릴 때는 이름 때문에 ‘새벽종’이라고 놀림도 많이 당했다. 언젠가는 SBS 을 보는데, 누가 “새벽아”하고 부르니까 시츄가 한 마리 뛰어 나오더라. 하하.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 이름이 ‘새벽’이었던 걸로 안다. 중성적인 이름인가 보다.
1979년 12월 26일생. 전라북도 군산 출신이다.
여동생이 한명 있다. 이름은 송새로나.
스무 살 때 처음으로 연극을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 같이 아르바이트 하던 친한 형이 “대학 가면 동아리란 데가 있는데, 내가 있는 동아리로 오라”고 하길래 무작정 가입한 동아리가 하필 연극반이었던 거다. 전공은 철학이었는데, 얼토당토않게 시작한 연극에 빠져서 학과 생활은 충실하지 못했다.
처음 무대에서 공연한 건 이만희 선생님의 <피고지고피고지고>였다. 스무 살 때였는데,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극단에서 처음 올렸던 건 <칠수와 만수>였고.
좋아하는 영화는 <백발마녀전>. 내 사춘기를 휘저어 놓은 작품이다. <포레스트 검프>도 좋아한다.
음악은 듣는 건 좋아하는데 직접 다룰 수 있는 악기는 기타를 약간 만지는 정도다. 해금 연주를 특히 좋아하는데 꽃별을 추천한다.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니까 부모님은 행인1 같은 걸 상상 하셨다더라. 영화 보고 나서는 동네 아주머니들께 자랑하고 다니신다는데… 하하하.
최근에 감독님과 이야기 하다가 김혜자 선생님이 ‘아정이 할머니’보다 두 살 위라는 사실을 알았다. 선생님이 워낙 소녀 같은 분이시긴 하지만, 정말 깜짝 놀랄 일 아닌가.
<마더>에 함께 출연한 (원)빈이 형과 (진)구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친해졌다. 촬영 할 때도 그랬지만, 끝나고 나서도 셋이 같이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공연도 보러 다니고 그런다. 빈이 형이나 나는 워낙 말이 없는 성격이지만, 구가 그나마 활발한 친구라 분위기를 잡는다.
셋 다 군대 문제를 해결한 남자들이다. 구는 헌병대 출신이라는데, 영화에 나오는 진태의 군복 입은 사진은 사실 다 진짜 구 사진들이다. 빈이 형은 다리에 철심 제거 수술을 해야 하는데, 촬영 때문에 시기를 미뤘다더라. 걱정이다. 아플 텐데.
자동차 사고가 나는 신을 찍을 때는 다행히도 원테이크에 오케이가 났지만, 내심 무서워서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이 “목에 힘만 바짝 주고 있으면 괜찮다”고 하시면서도 “그런데 부모님께 유서는 썼어?” 그러시는 거다. 무서운 거, 아픈 거, 병원냄새, 주사… 그런 거 정말 싫어한다.
팬 카페가 있다. 54분이 가입해 계신데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이다. 연극 할 때는 열 명 정도 모여서 단관도 오신다. 이번에 영화도 함께 봤다고 하시던데 생각보다 대사가 많았다고들 하더라.
원래 대본에서 홍조는 표준어를 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연극 <해무>에서 내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보고서 홍조 말투에 변화를 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셨다.
사실 세팍타크로는 내게 친숙한 단어다. 연극 연습을 하기 전에 늘 동료들과 컵으로 족구를 하는데 우리는 그걸 ‘컵팍타크로’라고 불렀다. 대본을 보는데 ‘세팍타크로’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이건 내꺼다!’ 싶었다.
취조실 신에서 실제 발차기로 사과를 맞춘 건 아니다. 발을 높이 차기는 하되 사과 앞에 거리를 두고 액션을 취했다. 사과가 조각나는 건 CG로 처리한 거고. 무술 감독님이 오셔서 한 두 시간 발차기 연습을 시키셨는데, 막상 슛 들어가니까 골반에 무리가 와서 애 먹었다.
봉준호 감독님을 평소에도 정말 좋아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살인의 추억>을 최고로 꼽는다.
마침 7월부터 <살인의 추억>의 원안이 된 연극 <날 보러와요>에 출연을 한다. 서울에서 온 엘리트 김 형사 역을 맡았는데 요즘 연습 중이다. 홍조와 워낙 대비되는 인물이라 어떻게 소화 할 수 있을지 부담된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낼만한 인물이다. 참, 극장은 신촌에 있다. 9월 이십 날까지 하고. 이런 거 말해도 괜찮나?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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