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종종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한마디로 좋은 원고를 더 좋은 기사로 재가공하는 사람이 편집기자다. 그 재가공에는 사진을 첨부하거나 제목을 다는 것에서부터 해당 기사를 더 잘 살려줄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구상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그래서 늘 기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카툰이나 일러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들에 목말라 있다. 늘 최고의 작가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하지만 섭외란 어려운 일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 그간 인연이 닿지 않아 놓치는 작가들이 꽤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사람은 앤드루 래다.

그는 런던에 살며 <가디언>, <뉴욕타임즈> 같은 매체와 작업하고, 책도 여러 권 출간했다.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도 활동하는, 경력이 10년이 넘은 꽤 유명한 작가다. 한 마디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런 유명세를 몰랐던 나는 우연히 접한 그의 그림에 첫눈에 반했고, 섭외의 열망에 시달렸다. 멋 부리지 않은 선이 살아있는 일러스트와 보는 순간 웃음이 풉 튀어나오는 애니메이션들. 게다가 이 재치 있는 홈페이지라니! (꼭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메인화면을 꾹꾹 눌러보자)

이 사람의 그림이 좋은 건 졸리는 수업 시간, 열심히 상모 돌리는 짝에게 잠이나 깨라며 끄적거려 건넨 쪽지 같은 느낌이 담겨 있어서다. 장난스럽지만 들여다볼수록 감탄하게 되는 쉬운 그림들. 당신도 회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졸음에 겨워 더 이상 깨어있기 힘들 때 앤드루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자. 첫 화면의 꼬물꼬물한 그림들을 하나씩 클릭하다보면 잠이 확 깰 것이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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