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형 : 개그맨. 정형돈은 그가 운영하던 극단 ‘배꼽빼리아’에서 개그맨 생활을 시작했다. 정형돈은 개그맨 시험을 함께 치자는 직장 동료의 권유로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지만, 정작 동료는 회사를 포기하지 못해 혼자 개그맨에 도전했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실직을 모른 채 그의 의료보험증을 사용했다 그 사실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정형돈은 개그맨이 된 뒤 보증금 300만원의 옥탑방에서 시작, 1년 뒤에는 반지하 월세방, 그 뒤에는 전셋집을 얻는 등 빠르게 성공했으니,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도레미 트리오 : KBS <개그콘서트>에서 정형돈이 활동했던 개그 트리오. 정형돈은 이 코너에서 뚱뚱한 몸을 혹사시키는 개그로 주목받았고, 이어 뚱뚱한 몸을 캐릭터화 시킨 ‘갤러리 정’으로 뚱뚱한 개그맨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는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KBS <비타민>의 ‘뱃살’ 편에서 8주간 20kg을 감량해보겠다고 말했고,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상상 원정대’에서는 그 유명한 굴욕사진으로 형‘豚’ 이미지를 굳혔다. 정형돈은 한 때 ‘홍돈 소나무 삼겹살’이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지만, 망했다.
김태호 PD : MBC <무한도전>의 연출자. 정형돈은 ‘이휘재 욕 사건’의 피해자가 되면서 더 이상 ‘건방진 뚱보’가 될 수 없었다. 이 때 김태호 PD는 정형돈과 하하의 ‘빨리 친해지길 바라’를 시작으로 ‘못 웃기고, 어색하고, 웃기는 것 빼고 다하는’ 정형돈의 캐릭터를 발견했다. 이런 캐릭터는 보통 예능인에게 치명적이지만, 이휘재와의 사건으로 대중에게 쇼의 ‘쌩얼’을 보여준 정형돈은 이런 캐릭터로 버라이어티 쇼를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변화 시키는 관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형돈은 이때부터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안티가 생기기도 했다. 쇼 전체를 살리지만, 자기 자신은 악플을 먹는 버라이어티 쇼의 블루워커 탄생.
사오리 : 방송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형돈과 함께 출연했으나 곧 결별했다. 정형돈은 이 과정에서 온갖 ‘진상’과 ‘매정’(남자가 여자를 때리면서 드는 정)발언 등으로 안티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실제로 정형돈은 어렵게 살던 자취하던 시절 이를 보다 못한 개그우먼 김다래가 겉옷을 세탁해주겠다고 하자 몰래 옷 주머니에 속옷을 넣기도 했고, 고교시절에는 학기말 책거리를 위해 학급비를 걷던 여학생들에게 돈을 안 내겠다고 버티다 옷이 벗겨질 뻔 하기도 했으니, 몸 안에 진상의 DNA가 박힌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형돈의 결혼 실패로 ‘우리 결혼했어요’는 리얼리티를 확보했다. 또한 정형돈은 7년 동안 만나다 다른 남자와 결혼한 옛 여자친구에게 몇천만 원을 빌려주고도 “7년간의 아름다운 추억을 축의금이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다”고 말하는 순정도 갖고 있다. 물론 여자친구와 처음 만날 때 “삼성전자 둘째 아들”이라고 말하는 진상을 부리기도 했지만.
김구산 : ‘우리 결혼했어요’의 프로듀서. 정형돈을 사오리와 이혼시키고, 다시 그를 MC로 투입시켰으며, 정형돈의 재출연은 절대로 없다고 부인하다 서인영-크라운제이 커플에 투입 후 태연과 재혼시키는 등 그를 전천후 조커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정형돈은 진상이라고 욕먹고, 남의 결혼 생활 방해한다고 욕먹고, 태연과 결혼한다고 욕먹었다. 반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정형돈과 사오리와의 이혼으로 출연자들의 관계가 언제든 끝날 수 있는 것이라는 긴장감을 줬고, 커플에 새로운 갈등관계를 일으켰으며, 그와 태연의 결혼생활이 성공할 것인가를 두고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그가 진상을 피워도 진짜 같고, 뭔가 잘해도 ‘진짜 의외의 일’이 된다. 그는 <무한도전>과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예상치 못한 일을 일으키는 ‘엑스팩터’이자, 리얼리티 쇼에 최적화된 연예인이다. 정형돈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내 성격이나 호흡 같은 것들이 발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 캐릭터가 형성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재석 : 정형돈과 <무한도전>에 함께 출연 중인 MC. 혹은 정형돈의 ‘햇님’. 유재석 역시 정형돈처럼 개그맨부터 시작했고, ‘무대 울렁증’으로 버라이어티 쇼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재석이 한 때 심적인 어려움을 겪던 정형돈에게 “상처가 없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겠냐”고 했던 건 이런 경험 때문인지도. 특히 유재석은 버라이어티 쇼 안에서 상황극을 능숙하게 연출하곤 하는데, 이는 정형돈의 장기이기도 하다. 정형돈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태연과 상황극을 연출하기도 하고, <무한도전>에서는 ‘매니저 특집’에서 유재석과 ‘빅뱅 놀이’를 하기도 했다. 이는 진행과 코미디, 토크가 모두 필요한 최근 버라이어티 쇼 MC에 필요한 능력. 정형돈도 언젠가 유재석처럼 ‘햇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함영은 :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형돈을 좋아하는 팬으로 출연, 정형돈의 ‘나쁜 남자’ 개그에 끝까지 웃었다. 또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에게 “톰 크루즈 닮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고, 신봉선은 <무한도전> 출연 중 정형돈에게 “저 남자를 개선시킬 욕심이 생긴다”고도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로 ‘진상’ 캐릭터가 굳어졌지만, 정형돈은 그래서 누구든 부담 없이 농담 삼아 호감을 표시할 수 있고, 그것이 아무리 구박당해도 들이대는 정형돈의 캐릭터와 합쳐져 상대 여성과 정말 잘 될 수도 있다는 희망, 혹은 불안을 던져준다. 정형돈이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태연과 커플이 된 것이 황당하면서도 그럴듯한 이유.
정준하 : <무한도전>에 함께 출연중인 정형돈의 뚱뚱보 형. <무한도전> 출연 초기에는 정형돈과 캐릭터가 겹쳐 고생했지만, 어느새 같이 못 웃기는 콤비 아닌 콤비가 됐다. 이들은 한 때 MBC에브리원 <식신 원정대>도 함께 출연했는데, <식신원정대>와 MBC드라마넷
태연 :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형돈의 상대역이다. 정형돈이 처음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을 때, 그는 ‘우리 결혼했어요’에 리얼리티를 확보해주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금 정형돈은 태연과 결혼해 ‘우리 결혼했어요’에 파란을 일으킨 이슈메이커다. 그가 태연과 좋은 커플이 될 것인가의 여부는 현재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장 그 결과가 궁금한 스토리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을 ‘살리에르’라고 말했지만, 이제 그는 서서히 무대의 중심에 올라오고 있다. 모두가 진상이라고, 못 웃긴다고, 어색하다고 말하던 남자의 인생역전은 가능할까. 그가 진짜 ‘햇님’이 된다면, 그거야말로 버라이어티 쇼 업계 최고의 ‘소름 돋는 리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Who is next글. 강명석 (two@10asia.co.kr)
정형돈과 같은 소속사에 있는 김광규와 영화 에 출연한 김남주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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