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KBS2 밤 11시 5분
이제부터 쫀드기와 왕소라, 아폴로를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환상을 다 깨놓을 거다. 학교 앞에서 파는 불량 과자들은 각종 합성첨가물과 타르 색소 투성이고, 금지 색소인 적색 2호도 첨가되어 있다. 달달한 맛이 중독적인 유탕제품의 경우 산가가 초과된 것들도 판매된다. 그러니 먹고서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소비자 고발> 팀이 수거해 확인해본 불량식품의 성분은 이토록 위험하다. 비위생적인 제조공정과 단맛을 내기 위한 합성감미료는 차라리 애교스러울 정도다. 어릴 적 불량식품은 추억을 위한 재료거니 생각하는 어른들 때문일까, 허술한 단속 때문에 이런 불량식품의 판매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추억은 추억일 뿐, 먹이지는 말자.

<김정은의 초콜릿> SBS 밤 12시 30분
지난해 3월 11일 첫 방송된 <김정은의 초콜릿>이 날짜도 똑같이 맞추며 1주년을 맞았다. 1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프로그램 바깥에선 KBS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MBC <음악여행 라라라>가 고품격 음악방송을 표방하며 등장했고, 안에선 박정현과 성시경 등이 달콤한 노래를 부르던 초기와 달리 이젠 노브레인과 다이나믹 듀오가 뛰노는 무대를 볼 수 있다. 김정은도 달라졌다. 첫 회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던 그녀가 이번엔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며 자우림의 ‘헤이헤이헤이’를 부른다. 이 프로그램을 좋아할 수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모든 예능이 버라이어티로 몰리는 지금, 이런 프로그램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1주년은 축하할 일이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XTM 저녁 8시 10분
할리우드 입성에 성공한 박준형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원작 만화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예고편은 재앙과도 같았다. 여기에 울적함을 더해주는 것은 착한 며느리 덕에 생애 첫 동남아 관광을 온 시아버지 포스의 무천도사 주윤발의 모습이다. 누가 그를 <영웅본색> 시리즈와 <종횡사해>에서 숨 막히는 매력을 보여준 꽃미남과 동일인물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결과론적이지만 할리우드는 주윤발을 망쳤다. 그나마 그가 홍콩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할리우드에서 소비한 작품이 있다면 바로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다. 최고의 실력을 가졌지만 차마 천진한 아이를 쏠 수 없어 암흑가의 표적이 되는 킬러, 주윤발에겐 그런 역만 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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