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4, 5회 MBC 드라마넷 밤 8시지난 달, 사법고시 1차 시험이 있었다. 로또에 당첨되듯 한 방에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수 십 년 째 이 시험에 목을 매는 사람들도 이제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 찾아보기 힘들어 질 것이다. 그리고 중졸의 학력으로 검사가 된 이 남자, 쿠리우 코헤이와 같은 경우를 찾아보기도 어려워 질 것이다. 피해자를 우선으로 매사에 파이팅이 넘치는 쿠리우는 도쿄지검 형사부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존재. 아니 그 전에 한결같은 주황색 점퍼차림과 중독 증세를 보이는 TV 홈쇼핑 탐닉부터가 이 남자를 전례 없는 인간형으로 만들어 준다. 게다가, 그의 얼굴은 기무라 타쿠야. 전무후무한 미남 괴짜 검사의 이야기는 2001년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송되어 전회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였으며, 2007년에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꽃보다 남자> 17회 KBS2 밤 10시일주일을 기다린 것으로 모자라, 하루를 더 기다렸다. 물론 그 사이에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사진도 있었고, 간밤에는 스페셜 방송도 있었지만 구준표와 하재경의 키스신이 예고된 마당에 무엇보다도 본방이 간절한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신화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구준표는 그룹의 안녕과 번창을 위해 마음에도 없는 데이트에 돌입하는 본격 재벌 놀음을 시작한다. 재벌가의 정략결혼이 결국은 거액의 이혼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아온 시청자들은 그런 구준표의 처지가 그저 안타깝겠지만, 하필 두 사람의 스킨십을 목격하는 금잔디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한편, 오늘 방송에서는 소이정의 첫사랑 차은재의 정체가 밝혀진다. 도예교실의 학생강사였던 그녀가 설마 눈 밑에 점을 찍고 손톱을 뽑고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꽃보다 남자>의 이야기 전개에 기대를 갖게 되는 오래간만의 방송이다.

<달려라 고등어> 1회 tvN 11시고작 8부작을 방송하고 조기종영 당한 청소년 시트콤 <달려라 고등어>는 심지어 토요일 오후 4시 40분이라는 애매한 방송 시간 덕분에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당시 언론에서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의 무관심을 성토하기도 했었는데, 최근 청소년 엽기 애정물 <꽃보다 남자>가 프라임 타임에 편성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따름이다.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누구보다 상전벽해를 실감하고 있을 사람은 <달려라 고등어>에서 주인공 차공찬 역을 맡았던 이민호. 그의 인기 덕분에 재방송되는 이 드라마에는 새삼스럽게 발견되는 인물이 여럿 있다. 문채원과 박보영은 물론, 이사장으로 출연한 유혜리와 그녀의 오른팔로 등장한 이병준 역시 반가운 얼굴이다. 이해를 돕자면, 유혜리는 새볏씨의 생모, 이병준은 황제슈퍼의 사장님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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