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돈트!>가 한국에서 공연되기만을 기다리며 들었던 OST에서 “어머니가 ‘호영이 네가 부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창법이나 목소리가 비슷했던” 오리지널 자나, 제이 로드리게스 역시 <렌트>에서 엔젤 역을 했었다. “뉴욕의 엔젤도 자나를 했는데, 한국의 엔젤이 자나를 못할 건 없지”라는 생각에 더더욱 욕심을 갖게 되었단다. 처음으로 본 오디션, 연습도중 너무 힘들어서 처음으로 화장실에서 울었던 기억, 없던 사인을 만들어 했던 첫 사인회, 녹음한 음악이 CD로 나오던 첫 경험, 사회생활의 첫 시작 등 “멋모르고 덤볐”지만 모든 것들의 처음을 경험하게 해준 <렌트>를 김호영은 No.1 뮤지컬로 선택했다.
“예능이나 시트콤, 사이코패스 역할도 하고 싶어요”
“정극만 해오던 연극학도였는데 뮤지컬은 너무나도 생소해서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았어요. 특히 저는 완전 신인이었는데 같이 작업했던 선배들은 기라성 같았거든요. 그래서 맹목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따라갔었”다고 첫 데뷔를 회상한다. 그가 맡은 엔젤은 <렌트>에서 유일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어떤 인물들보다도 자신을 괴롭혔던 남자에게 “난 네가 죽어도 될 수 없는 남자 중의 남자이고, 네가 죽어도 만날 수 없는 여자 중의 여자야”라고 외칠 정도로 자기 확신이 강한 캐릭터다. 공연 초반 “엔젤이 죽기 전 링거를 꽂는 순간부터 과민성 장염이 생”길 정도로 극도의 긴장을 했던 그는 “남자, 여자라는 구분보다는 엔젤이라는 새로운 성으로 생각”하고 연기를 한 결과 이제 <렌트> 사상 가장 사랑스러운 엔젤로 기억되고 있다.그동안 <렌트>의 엔젤, 연극 <이(爾)>의 공길, <바람의 나라>의 호동 왕자 등 “겉으로는 밝지만 비애를 감춘” 인물들을 주로 연기했던 그는 올해 ‘배우 김호영 알리기 작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관심도 있고, 잘 할수도 있을 것 같은” 예능프로그램들이나 시트콤, 그리고 “계속 ‘쟤는 뭘까’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이코패스 같은 음지쪽에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며 다양한 장르에 대한 호기심과 목마름을 말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혹은 알아가야하는 김호영은 어떤 모습인가. ‘오늘은 널 위해, 내일은 날 위해’라고 외치는 수호천사 일수도, 타인의 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종횡무진 하는 오지라퍼 일수도, 왕이 되고자하는 친구에게 칼을 겨누는 무사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한 가지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는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김호영은 “천 번의 키스라는 표현이 추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직접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며 ‘I`ll cover you’를 <렌트> 베스트 넘버로 꼽았다. 이 곡은 작품에 수록된 유일한 커플러브테마로 강도로 인해 사랑이 싹튼 엔젤-콜린 커플을 위한 노래다. 특히 이 곡은 작품 초반 사랑으로 가득한 모습을 그리지만, 엔젤이 죽은 후 엔젤이 부르던 부분을 콜린이 애절한 목소리로 부르면서 슬픔을 배가시킨다. “<자나, 돈트!>도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엔젤과 콜린도 동성커플이잖아요. 그런데 어떤 관계의 사랑이든 사랑 때문에 같은 곡을 밝게도, 슬프게도 부를 수 있어요. 특별한 단어로 정의 내릴 순 없지만 사람을 웃게 할수도, 울게 할수도,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사랑은 정말 위대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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