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마지막 날은 MBC <가요대제전>을 보며 보냈다. 막무가내 진행이 특기인 라디오스타 멤버들이 어울리지 않게 격식을 차리며 사회를 보는 것을 보며 투덜투덜, 파업의 여파인지 구성도 무대 효과도 영 어색하고 재미없어서 투덜투덜 불평을 하면서도 끝까지 봤다. 이유는 하나, 동방신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비록 ‘미로틱’ 의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동방신기 동생들의 박력 넘치는 무대를 보면 좋은 정기를 받으며 새해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동방신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날 동방신기는 일본에 있었다. 같은 시간 생방송된 NHK의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동방신기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려는 나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들이 일본 사람들의 연례행사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홍백가합전>에 출연할 만큼 일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에 있었다면 <홍백가합전>을 보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리 동방신기라 해도 같은 시간 방송되는 <다운타운의 가키노츠카이야아라헨데>(칸사이 지방 사투리로 ‘어린애 장난이 아니라구’라는 의미/이하 <가키노츠카이>)의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를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산 버라이어티 쇼가 너무 싱겁나요?
<가키노츠카이>는 다운타운(하마다 마사토시, 마츠모토 히토시의 콤비)을 중심으로 코코리코(타나카 나오키와 엔도 쇼조의 콤비)와 야마사키 호세이가 출연하는 니혼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1989년에 시작되어 벌써 20년 가까이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인 <가키노츠카이>는 다운타운을 비롯한 멤버들이 다양한 기획에 도전하고 실패할 경우 기상천외하거나 가학적인 벌칙을 받는 것이 기본 포맷이다. 멤버들의 도전이라는 비슷한 형식과 유사한 몇몇 기획들, 그리고 프로듀서를 비롯한 제작진이 방송에 출연하는 점 등으로 인해 <무한도전>과 표절 시비가 일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가키노츠카이>는 특히 ‘이런 것까지 방송에 내보내도 되는 거야?’ 싶을 만큼 선정성과 가학성이 큰 기획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키노츠카이>의 여러 기획들 중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그만큼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다. 말 그대로 특정한 상황과 공간에 처한 멤버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온갖 돌발상황 속에서 웃음을 참아야 하고, 웃음을 터뜨릴 경우 벌칙을 받는 기획이다. 2004년 ‘웃으면 안 되는 1박 2일 온천 여행’을 시작으로 2005년 ‘웃으면 안 되는 고등학교’가 방송되었고 2006년의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경찰24시’부터는 섣달 그믐날 밤부터 새해를 잇는 특별 방송으로 제작되고 있다. 2007년의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병원 24시’에 이어 2008년에는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신문사 24시’가 방송되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방송’ 이예요!
다운타운을 비롯한 멤버들이 ‘가-스쿠로비카리 신문사’의 견습 기자가 되어 24시간 동안 제작진이 준비한 각종 돌발 상황과 맞닥뜨려 ‘웃지 않는 것’이 목표였지만 각종 콩트나 폭로전은 물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황당한 상황극 속에서 그들은 당연하게도 웃음을 터뜨리고 어김없이 몽둥이 세례를 당했다. 이는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지켜 보는 시청자들이 ‘절대로 참지 못하고 웃게 만드는’ 노력이다. 그리고 콩트와 리얼 버라이어티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에 독특함을 불어 넣는 것은 바로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드는 센 설정들과 출연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에 있다.
출연자의 뺨을 진짜로 세게 후려친다거나 온갖 사생활이나 방송 비화가 폭로되는 것은 차라리 얌전한 편이다. 엔도의 이혼한 전 부인이자 탤런트인 치아키가 출연하여 엔도 앞에서 결혼 발표를 한다거나 레슬링을 하던 개그맨의 옷을 완전히 벗겨 모자이크로 주요 부분만 가린 채 방송에 내보내거나 하는 것은 <가키노츠카이>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방송’ 앙케이트에서 늘 상위에 랭크 되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확실히 우리나라 정서와는 다른 일본 개그를 이해한다고 해도 <가키노츠카이>는 과격하고 가학적이다. 그러나 그 과격함을 과감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재미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일본 개그가 궁금한 사람이나 우리나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얌전해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프로그램의 진행과 상관없이 시종일관 잔뜩 긴장해 있는 타나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3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 날 동방신기는 일본에 있었다. 같은 시간 생방송된 NHK의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동방신기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려는 나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들이 일본 사람들의 연례행사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홍백가합전>에 출연할 만큼 일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에 있었다면 <홍백가합전>을 보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리 동방신기라 해도 같은 시간 방송되는 <다운타운의 가키노츠카이야아라헨데>(칸사이 지방 사투리로 ‘어린애 장난이 아니라구’라는 의미/이하 <가키노츠카이>)의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를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산 버라이어티 쇼가 너무 싱겁나요?
<가키노츠카이>는 다운타운(하마다 마사토시, 마츠모토 히토시의 콤비)을 중심으로 코코리코(타나카 나오키와 엔도 쇼조의 콤비)와 야마사키 호세이가 출연하는 니혼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1989년에 시작되어 벌써 20년 가까이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인 <가키노츠카이>는 다운타운을 비롯한 멤버들이 다양한 기획에 도전하고 실패할 경우 기상천외하거나 가학적인 벌칙을 받는 것이 기본 포맷이다. 멤버들의 도전이라는 비슷한 형식과 유사한 몇몇 기획들, 그리고 프로듀서를 비롯한 제작진이 방송에 출연하는 점 등으로 인해 <무한도전>과 표절 시비가 일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가키노츠카이>는 특히 ‘이런 것까지 방송에 내보내도 되는 거야?’ 싶을 만큼 선정성과 가학성이 큰 기획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키노츠카이>의 여러 기획들 중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그만큼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다. 말 그대로 특정한 상황과 공간에 처한 멤버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온갖 돌발상황 속에서 웃음을 참아야 하고, 웃음을 터뜨릴 경우 벌칙을 받는 기획이다. 2004년 ‘웃으면 안 되는 1박 2일 온천 여행’을 시작으로 2005년 ‘웃으면 안 되는 고등학교’가 방송되었고 2006년의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경찰24시’부터는 섣달 그믐날 밤부터 새해를 잇는 특별 방송으로 제작되고 있다. 2007년의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병원 24시’에 이어 2008년에는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신문사 24시’가 방송되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방송’ 이예요!
다운타운을 비롯한 멤버들이 ‘가-스쿠로비카리 신문사’의 견습 기자가 되어 24시간 동안 제작진이 준비한 각종 돌발 상황과 맞닥뜨려 ‘웃지 않는 것’이 목표였지만 각종 콩트나 폭로전은 물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황당한 상황극 속에서 그들은 당연하게도 웃음을 터뜨리고 어김없이 몽둥이 세례를 당했다. 이는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지켜 보는 시청자들이 ‘절대로 참지 못하고 웃게 만드는’ 노력이다. 그리고 콩트와 리얼 버라이어티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웃으면 안 되는 XXX’ 시리즈에 독특함을 불어 넣는 것은 바로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드는 센 설정들과 출연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에 있다.
출연자의 뺨을 진짜로 세게 후려친다거나 온갖 사생활이나 방송 비화가 폭로되는 것은 차라리 얌전한 편이다. 엔도의 이혼한 전 부인이자 탤런트인 치아키가 출연하여 엔도 앞에서 결혼 발표를 한다거나 레슬링을 하던 개그맨의 옷을 완전히 벗겨 모자이크로 주요 부분만 가린 채 방송에 내보내거나 하는 것은 <가키노츠카이>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방송’ 앙케이트에서 늘 상위에 랭크 되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확실히 우리나라 정서와는 다른 일본 개그를 이해한다고 해도 <가키노츠카이>는 과격하고 가학적이다. 그러나 그 과격함을 과감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재미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일본 개그가 궁금한 사람이나 우리나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얌전해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프로그램의 진행과 상관없이 시종일관 잔뜩 긴장해 있는 타나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3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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