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미 대통령 선거 때문에 모든 시선이 정치 쪽으로 많이 쏠렸다. 덕분에 시사풍자를 방영했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이하 SNL)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특히 새라 페일린을 기막히게 흉내낸 티나 페이는 SNL 시청률을 근년 최대로 올린 것은 물론 각종 미디어에서 선정한 올해의 톱 10 인물에 꼽히기도 했다. 덕분에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던 그녀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NBC 시트콤 <30 록>까지 덩달아 시청률이 올랐다. 기타 시리즈에서는 미 작가파업으로 단축됐던 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등장했던 데뷔 시리즈들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나섰으나,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푸싱 데이지스>와 <더티 섹시 머니>, <일라이 스톤> 등은 종영됐으며, 시청률 상위를 기록했던 시트콤 <사만다 후?>도 고전했다. 이번 시즌 신예 프로그램 중 닐슨 컴퍼니가 발표한 시청률 순위 10위에 든 것은 CBS의 <멘탈리스트> 뿐이다.

<매드 멘>, <가십 걸> 강세 속 <아메리칸 아이돌>은 현상 유지

2008년 미디어에서 공통적으로 베스트 TV로 꼽은 프로그램들로는 이번 시즌으로 막을 내린 FX의 <쉴드>와 HBO의 <더 와이어>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AMC의 <매드 멘>, SF 시리즈로는 드물게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스타 갤럭티카>, ABC의 <로스트>, NBC의 <척> 등이 있다. 또 올해 ‘OMFG’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CW의 <가십 걸>, 웹 단편 미니 시리즈로 조스 위든이 제작한 뮤지컬 <닥터 호러블의 싱-얼롱 블로그>, AMC의 <브레이킹 배드> 등이 있다.

반면 전반적으로 현상유지에 머물러 낮은 평가를 받은 시리즈들로는 CW의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과 <발렌타인>, <90210>, NBC의 <나이트 라이더>와 <히어로즈>, ABC의 <프라이빗 프랙티스>,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 그리고 HBO의 <안투라지>와 쇼타임의 <위즈> 등이 꼽혔다. 다음은 지난 한해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준 미드와 기타 시리즈들이다. 역시 작년 리스트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의 리스트도 덧글에 부탁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도 앞으로 많이 사랑해 주세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가 선정한 2008 베스트 10

1. NBC의 , 코미디센트럴의 <데일리 쇼>, <콜베르 레포르>, <쵸콜렛 뉴스>, MSNBC의 <레이첼 매도우 쇼>: 미 대통령 선거에 발맞춰 기본 뉴스채널에서 하지 못하는 말들을 속 시원히 해준 프로그램이다. 특히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레이첼 매도우 쇼>는 코미디가 아닌 정통 뉴스. 지금까지 많은 20-30대 젊은이들이 기존 뉴스 채널이 아닌 <데일리 쇼>나 <콜베르 레포르> 등에서 정보를 얻을 정도로 일반 뉴스의 기상이 땅에 떨어졌으나, 진보주의적인 성향을 띤 레이첼 매도우의 새 프로그램은 젊은 뉴스 시청자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2. <닥터 호러블의 싱-얼롱 블로그>: 기존 웨비소드에 대한 인식을 바꾼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TV의 미래를 보여준 듯한 미니 뮤지컬이다.

3. AMC의 <매드 멘>: 누구나 칭송하는 미드라 약간 반감마저 생기지만, 일단 한번 보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크다. 특히 주인공 돈 드레이퍼가 정신병동에 입원한 페기에게 해주는 조언은 남녀의 차원을 떠나서 없는 자들이 뉴욕 상류계급으로 입성하기 위해 겪는 어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을 너무도 잘 표현했다.

4. HBO의 <트루 블러드> : 뱀파이어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리즈!

5. ABC의 <푸싱 데이지스>: 아쉽게 종영됐지만, 방영전이나 후에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가진 독보적인 성격의 시리즈다.

6. BBC 아메리카의 <스킨스>: 영드팬들이 그렇게도 애태웠던 시리즈가 드디어 미국에서도 시즌 1과 2를 합쳐 연속 방영됐다. <스킨스> 보면 <가십 걸>은 아이들 장난.

7. ABC의 <라이프 온 마스>: 영국 동명 시리즈를 리메이크 한 시리즈. 큰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뉴욕의 70년대 분위기를 한껏 살린 멋들어진 시리즈로 리메이크가 아닌 자기만의 색깔을 찾았다. 특히 하비 카이텔의 연기가 돋보인다.

8. Sci-Fi의 <생츄어리>: 세트장 없이 그린 스크린만으로 촬영해 약간 어색함이 있으나,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끈다.

9. FX의 <선즈 오브 아나키>: 바이크 갱단에 셰익스피어 줄거리를 입힌 시리즈. 캐릭터들의 내면 갈등은 가히 클래식 비극 수준이다.

10. NBC의 <로 앤 오더>: 베테랑 중에 베테랑으로 남은 시리즈. 배우보다는 사건이 더 중요한 시리즈기 때문에 늘 신선하다. 특히 새로 바뀐 멤버는 시리즈 성격을 잘 이해해서 인지 서로 궁합이 잘 맞는다.

아차상: 폭스의 <하우스>, <프린지>, ABC 패밀리의 <더 미들맨>, NBC의 <척>, <라이프>, 쇼타임의 <덱스터>, TCM의 <엘비스 밋첼: 언더 더 인플루언스>, IFC의 , CBS의 <멘탈리스트>, BBC 아메리카의 <프라이미벌>, CW의 <레전드 오브 더 시커> 등.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