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가요계 빅3캐롤_ 10세 미만 스타일로 리메이크 해본 뉴타입의 캐롤 송. 부르는 가수의 특징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

젠장 또, 또 들려온다.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들려오는 머라이어 캐리의 저 지긋지긋한 목소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질리지도 않나? 하긴 20년 넘게 리플레이 되고 있는 웸의 ‘Last Christmas’ 보다는 좀 낫지. 올해도 TV와 거리에서 들려오는 캐롤송 들은 또 얼마나 구태의연한지. 솔직히 머라이어 캐리와 웸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부르는 캐롤은 더 이상 들어주지를 못하겠다. 너무 지겨워 신물이 날 지경이다. 어디 좀 신선한 캐롤 좀 없을까? 심형래 아저씨의 ‘달릴까 마알까’같은 명작이 또 나와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는데. 하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음반시장 역시 꽁꽁 얼어붙었는지 올해에는 눈에 띄는 새로운 캐롤 음반이 없다. 아쉬워라, 그래도 캐롤송 만큼 낭만이 넘치고 또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도 없는데. 음… 그렇다면 게으르게 남이 해 주기만 바라고 있지 말고 내가 스스로 새로운 버전의 캐롤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왕이면 지금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들의 목소리로다가 말이지. 그래, 괜찮다,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야. 가사만 각자 스타일에 맞게 조금 고쳐주면 되겠다. 그러면 어디… 먼저 월드스타 비부터 한번 시작해 볼까?

창 밖을 보라
노래: 비

쓰읍~ 헙! 창 밖을! 합! 보아라! 요! 눈! 오고 있다! 쓰읍! 창 밖을! 합! 보아라! 요! 찬! 겨울 왔다!
‘뿌드득’ (이 가는 소리) 썰매! 합! 비의 스피드! 요! 한계가 없다!
긴긴 해 가고! 합! 어둠 오면! 요! 성탄은 합! 나의 노예!
추운 겨울! 합! 가기 전에! 요! 즐겨라! 합! 매직 스노우!

음… 비 스타일은 너무 터프하고 명령조여서 조금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알몸으로 썰매를 끌면서 채찍질을 당하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나름 섹시한 느낌이 들어서 좋긴 하군.
좋아, 그러면 이번엔 빅뱅스타일로 한번 도전해 볼까? 노래는 역시 같은 걸로 해서. 발음만 좀 기름지게 고쳐주면 되겠군.

창 밖을 보라
노래: 빅뱅

G 드래곤: (나레이션) 예! 메리크리스마스 투 올 마이 피플!
탑 (저음 랩): 예~ 츠앙 부악을 보아라~~~ 예~ 츠앙 부악을 보아라~~ 희인 누운이
내리인다아~~
태양: 촹밖을 보라~ 촹밖을 보라~ 촨 겨울이 왔다~
대성: 썰매를 타는 어린애들은 해가는 줄도 모르고~
G 드래곤: 뉸길 위에 타 써를매를 까르고 신나게 탈린다~
다같이: C! H! R! I! S! T! M! A! S! YEAH~!!!!

흠… 이건 도무지 발음을 알아 들을 수가 없으니… 영어도 아니고 국어도 아닌 제3세계 언어잖아. 하지만 왠지 간지나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 뭐 괜찮아! 원래 크리스마스는 서양명절이니까!
자 그러면 이제 마지막으로 대망의 동방신기에 도전해 볼까?

창 밖을 보라
노래: 동방신기

유노윤호: 저 크리스탈 유리 너머 세상 밖을 봐 하얀 수정체가 대지 위에 내려 앉고 있잖아
시아준수: 저 크리스탈 유리 너머 세상 밖을 봐 차가운 마지막 계절이 어느새 우리의 곁에 다가온 걸 느끼지 못하겠니
유노윤호: 썰매의 속도, 그것은 바로 영겁의 시간을 잊게 하는 희열의 바람
최강창민: 꺄아아아아앙! (그냥 이유 없는 분노의 스크림)
믹키유천: 라이징 선이 다크 나이트 속으로 침잠하면 찬란한 오로라에 투영되는 미지의 하루, 그 이름은 바로 성탄.
다같이: 차가운 마지막 계절이 남긴 숨결이 시간의 뒤편으로 사라지기 전에 마음을 다해
느껴보자 하얀 수정체가 시작의 계절, 그 빛의 미립자 속에 분해되어 무(無)로 돌아가기
전에

캬!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 역시 동방신기 스타일 가사가 이해하기는 좀 어려워도 부르는 맛이 있다니까. 거의 철학 교과서 예문 수준이구먼! 좋아 이 정도면 올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문제 없겠어. 그럼 이제부터 마음 놓고 즐겨볼…… 엇, 그런데 지금 몇 시지? 해 언제 떨어졌어? 뭐야 성탄절 벌써 지났잖아! 올해도 혼자 놀다가 하루가 다 가버렸구나! 꺄아아아아앙!! 싫어! 내 크리스마스, 내 성탄절 돌리도!!!

김종민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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