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 가족> 5시즌 첫 에피소드에 따르면, 호머 심슨은 한때 잘나가는 남성 중창단의 멤버였다. 주정뱅이 버나드 검블, 인도계 아푸, 교장선생인 스키너와 함께 결성했던 이들의 그룹명은 ‘Be Sharps’. 얼마나 잘나갔는지 그래미도 수상했다. 바트가 Be Sharps의 앨범을 발견하는 순간이나 마치 비틀즈처럼 Be Sharps가 게릴라 공연을 펼치는 엔딩을 비롯해 소중한 장면들이 많지만, 역시 내가 가장 열광하는 건 그래미 파티에 참석한 호머가 조지 해리슨을 만나는 장면이다. “와우!”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호머는 조지 해리슨을 향해 외친다. “그 브라우니 어디서 났어요?” 아, 이 얼마나 호머다운 행동인가.

재미도 재미지만, <심슨 가족>을 통해서 나는 행복해지는 법을 배운다. 어른이 되면서 진짜 내 모습을 감춰야 할 때마다 나는 호머의 브라우니를 떠올린다. 그리고 멀쩡한 <심슨 가족> DVD를 몇 시즌이나 갖고 있으면서도 심야의 투니버스 방영을 기다려서 챙겨보는 어리석고 비효율적인 ‘나’를 잃지 않겠노라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타인의 눈이 아니라 자신의 진심을 두려워하는 삶에는 후회가 없다. 그리고 그 삶은 결국은 행복을 향해 가리라 믿는다. 그것이 인생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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