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빠, 격투기 스타 미르코 크로캅의 빠돌이. 이제는 디씨 격갤에서도 보기 힘든 족속이다. 크로캅의 프라이드 무차별 그랑프리 우승으로 번성하다가 UFC에서의 연패 이후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최근 드림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펼친 졸전으로 거의 씨가 마른 상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언젠가 최후의 1인이 될 캅빠일지 모르겠다.

한 때 ‘불꽃 하이킥’이라 불리던 그의 하이킥은 이제 ‘로또킥’이라고 불린다. 그 비아냥거림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가 ‘표도르 동생’ 알렉산더와 ‘도끼 살인마’ 실바의 관자놀이에 로또를 터뜨렸던 것도 사실이다. 고달픈 일상, 1000원짜리 컵라면을 사 먹으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로또 5000원어치를 사고 잠시나마 수십 억짜리 희망을 꿈꾸는 게 이해 못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심지어 가끔 당첨까지 된다면야. 냉혹하고 살벌한 종합격투기 링에서 인생 한 방을 외치며 ‘로또킥’을 날리는 크로캅을 아직도 가슴 아프게 응원하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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