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나에게 과연 내일이라는 시간이 허락 될 것인지,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오늘 발걸음을 옮기다 교통사고가 날지도, 저기 지하철에서 괴한을 만나서 피를 똑똑 흘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거든요.

아주 오래 전,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백 만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빌딩이 눈앞에서 거짓말처럼 재가 되어 버리는 현실을 목도한 순간, 저는 결심했어요. 그래 내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야겠구나, 오늘 사랑할 사람들을 사랑하고, 오늘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리라, 그것이 지금 내가 살아 있는 이유, 나를 살게 한 의무이로구나. 이 극명하도록 심플한 인생의 목표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 건, 나라는 인간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느끼게 된 건 일요일 밤 만났던 한 남자 때문이었습니다.

쉰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소년 같은 해맑은 미소를 보내는 사람, 더운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고마워 할 줄 아는 피조물, 바로 김창완이라는 뮤지션이자 배우를 만나고 나서입니다. 그 사람의 입에서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예순 둘은 예순 둘을 살고, 여자는 여자를 살고, 남자는 남자를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래요. 전 그래요. 오늘을 삽니다. 오늘을 호흡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삽니다.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해 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진리, 내가 사는 이유 입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