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양식의 양식’ 방송화면. /
JTBC ‘양식의 양식’ 방송화면. /
JTBC 예능프로그램 ‘양식의 양식’이 돌아서면 생각나는 ‘중독의 맛’, 냉면을 탐구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양식의 양식’에서는 한식 냉면을 해부했다. 서울, 부산, 백령도, 평양 등 각지를 다니며 다양하고 화려하게 꽃 핀 냉면의 세계를 파헤쳤다.

미식 논객들은 냉면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로 ‘중독성’을 들며 입맛을 점령시킨 맛의 역사를 되짚었다. 이에 과거에는 동치미 국물을 육수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1910년 MSG(화학 조미료)의 발명과 이후 냉장고의 개발이 냉면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주효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옥류관 냉면의 레시피를 전수받은 북한 1급 요리사를 만나 옥류관 냉면에 일반용과 귀빈용으로 등급이 존재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들었다. 메밀의 도정 수준부터 다른 귀빈용 옥류관 냉면을 연예계 대표 미식가로 소문난 배우 김의성과 래퍼 최자가 출연해 직접 시식하며 냉면 마니아들의 구미를 제대로 당겼다.

뿐만 아니라 냉면의 계보에서 파생돼 지역성이 결합된 백령도 반냉면과 부산 밀면, 대림동 연변냉면도 소개했다. 그중 부산에 가면 반드시 먹고 와야 한다는 밀면이 함흥냉면을 뿌리로 둔 것과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구호품 밀가루를 배합해 탄생시킨 사실은 미식 논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이에 유현준은 실향민의 음식에서 부산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은 밀면을 두고 “재료를 바꿔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냉면”이라고 정의하며 “냉면도 전분에서 밀가루로 재료를 바꿔 살아남은 것처럼 음식과 건축의 공통점은 계속 진화하면서 변화하는 세상에 살아남는 존재”라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양식의 양식’은 마니아들을 모아, 평양냉면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나름의 방법들을 공유했다. 아울러 냉면집 1~3세대 수장들과 ‘냉면썰전(戰)’을 여는 등 미식 논객들 외에 다양한 사람들과 음식의 대화를 나눴다. 냉면을 두고 치열한 토론과 탐식을 일으키는 대화의 장을 펼치며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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