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정준영 사태는 3년 전 이른 복귀를 결정했던 ‘1박2일’에 비수가 되어 꽂히고 말았다. 15일 KBS는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정준영의 분량을 편집하는 것을 넘어, 아예 방송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15일 KBS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이 편성될 예정이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9월, 여자 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은 출연 중이던 1박2일의 자진하차를 결정했다. 수사 결과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당시 검찰은 “(정준영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촬영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혐의 처분이 나자마자 1박2일 제작진은 정준영의 ‘조기 복귀’를 선택했다. 당시 방송분에는 4개월 만에 나타난 정준영을 보고 “진짜 너니?”라며 눈시울까지 붉히면서 기뻐하는 출연자들이 나왔다. 동료들 입장에서는 그럴 법했다. 동고동락하던 정준영이 무혐의로 복귀한 것이 무척 기뻤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이른 복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환영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정준영을 너무 이르게 등판시켰다는 비난도 없지 않았다.
당시 KBS 제작진은 왜 그렇게 빨리 정준영의 복귀를 결정했을까. 당시 1박2일의 시청률은 20%에 육박했다. MBC에서는 ‘진짜 사나이’ 대신 들어선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선보였지만 큰 반응은 얻지 못했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시청률을 더 올릴 수 있겠다는 욕심이 앞섰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준영의 무혐의에 대한 진실은 3년 만에 밝혀졌다. SBS 보도에 따르면 불법 촬영된 성관계 동영상이 문제가 될 것임을 안 정준영은 휴대전화 제출을 미뤘고 나중엔 사설업체에 포렌식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유착 의혹도 일었다. 당시 경찰은 포렌식 사설업체에 복원 불가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오히려 증거 인멸을 시도한 셈이다. 검찰은 나중에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불법 영상을 유포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결국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준영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중에서도 1박2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과거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자숙 기간이나 별도의 검증 없이 정준영을 복귀시켰던 ‘전과’가 크게 작용했다. 또한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잠정하차’라는 표현을 썼다가 다시 ‘완전퇴출’로 말을 바꾸는 등 대응도 오락가락했다. 결국 성폭력 범죄로 물의를 빚은 정준영을 4개월 만에 복귀시킨 1박2일 제작진의 3년 전 판단은 단순한 멤버 퇴출을 넘어, 제작 및 방송 중단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다음은 KBS 입장 전문>
<1박 2일> 방송 및 제작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1박 2일> 시간에는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입니다.
KBS는 매주 일요일 저녁 <1박 2일>을 기다리시는 시청자를 고려하여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가수 정준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완전 삭제해 편집한 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KBS는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KBS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15일 KBS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이 편성될 예정이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9월, 여자 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은 출연 중이던 1박2일의 자진하차를 결정했다. 수사 결과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당시 검찰은 “(정준영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촬영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혐의 처분이 나자마자 1박2일 제작진은 정준영의 ‘조기 복귀’를 선택했다. 당시 방송분에는 4개월 만에 나타난 정준영을 보고 “진짜 너니?”라며 눈시울까지 붉히면서 기뻐하는 출연자들이 나왔다. 동료들 입장에서는 그럴 법했다. 동고동락하던 정준영이 무혐의로 복귀한 것이 무척 기뻤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이른 복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환영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정준영을 너무 이르게 등판시켰다는 비난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정준영의 무혐의에 대한 진실은 3년 만에 밝혀졌다. SBS 보도에 따르면 불법 촬영된 성관계 동영상이 문제가 될 것임을 안 정준영은 휴대전화 제출을 미뤘고 나중엔 사설업체에 포렌식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유착 의혹도 일었다. 당시 경찰은 포렌식 사설업체에 복원 불가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오히려 증거 인멸을 시도한 셈이다. 검찰은 나중에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불법 영상을 유포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결국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준영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중에서도 1박2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과거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자숙 기간이나 별도의 검증 없이 정준영을 복귀시켰던 ‘전과’가 크게 작용했다. 또한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잠정하차’라는 표현을 썼다가 다시 ‘완전퇴출’로 말을 바꾸는 등 대응도 오락가락했다. 결국 성폭력 범죄로 물의를 빚은 정준영을 4개월 만에 복귀시킨 1박2일 제작진의 3년 전 판단은 단순한 멤버 퇴출을 넘어, 제작 및 방송 중단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다음은 KBS 입장 전문>
<1박 2일> 방송 및 제작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1박 2일> 시간에는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입니다.
KBS는 매주 일요일 저녁 <1박 2일>을 기다리시는 시청자를 고려하여 기존 2회 분량 촬영분에서 가수 정준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완전 삭제해 편집한 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KBS는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KBS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