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김영희: 방송계에서 잘나가는 개그우먼이었지만 한 번의 말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 뒤 홈쇼핑 주식회사에 들어가 쇼 호스트를 하는 인물입니다.
10. 개그우먼 박미선과 더블 캐스팅이에요. 대선배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김영희: 저와 박미선 선배님은 색깔이 전혀 달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어요. 선배님의 연기는 제가 따라 갈수가 없죠.(웃음) 극 중반부에 진지한 장면들이 있는데 선배님은 항상 관객들을 울리고, 본인도 매번 눈물을 쏟아내요. 사실 전 그렇게까지 우는 연기가 되진 않거든요. 하하. 그래서 저는 연기보다 애드리브 같은 개그 요소에 집중했어요. 대사를 갑자기 바꾸고, 다른 상황으로 진행할 때도 있죠. 감동은 부족해도 웃음은 보장합니다. 하하
10. 2월 중순까지였던 공연이 3월 말까지 연장 됐어요. 그만큼 인기 있다는 증거겠죠?
김영희: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잘 될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평일인데도 만석일 정도였으니까요.
10. 인기 요인이 뭐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SNS에 올린 후기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대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거든요. 애드리브와 대사의 경계가 사라진 거죠. 요즘 공연 추세가 이런 것 같아요. 전형적인 기승전결 없이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는 게 많아졌죠. 그래서 우리 공연의 경우 같은 캐스팅이라도 몇 번씩 보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볼 때마다 관객이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는 변수가 생기니 재밌어합니다.
10. 연극 외에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어요?
김영희: 방송에 잘 안 나와서 대중들은 모르시겠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지난 2일부터 스탠드업 코미디 ‘코미디얼라이브쇼’도 시작했고, 책 출판도 준비 중입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웃음)
10. 책 출판은 굉장히 의외에요. 무슨 책을 쓰고 계세요?
김영희: 시집이에요. 그때그때의 감정들을 희화화시켜 쓴 시죠. 시만 쓰는 거면 빨리 낼 수 있는데 그 옆에 시를 쓰게 됐던 상황들을 산문으로 작업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고요.
10. 시를 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텐데, 재능이 있나 봐요.
김영희: 전혀요.(웃음) 제 시는 단순하고 짧은 글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MBC 안 봐요, KBS 안 봐요, SBS 안 봐요. 제가 안 나오니까요. 쇼 미더 머니 봐요. 제가 나갈 일이 없거든요’ ‘남들이 거만하다고 어깨가 올라갔다고 한다. 멀리 뛰기 위해서 너무 움츠렸더니 승모근이 커진 건데’ 이런 글들이에요. 하하. 말하는 것처럼 쓴 웃픈 글들이죠.
10. 공백기에 관한 이야기가 많네요.
김영희: 그 때가 가장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개그콘서트’에서 나와서 ‘코미디빅리그’로 이동했던 4년 정도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아직까지 코미디빅리그에서 뾰족한 걸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10. 지금도 공백기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지금은 아니에요. 작년에 우연히 개그맨 정재형, 이용주, 김민수, 박철현 등 후배들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걸 봤어요. 그 때 ‘저 애들도 자기 살 길을 찾고 있는데 난 뭐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공개 코미디가 아니어도 웃음은 어디서든 줄 수 있다는 걸 잊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고 나니 열정이 불타오르더라고요. 공백기가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거였거든요. 그 후 ‘홈쇼핑 주식회사’와 ‘코미디얼라이브쇼’를 시작하면서 삶에 활력이 생겼어요. 아마 그 때 후배들의 공연을 보러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10. 국내에선 아직 스탠드업 코미디가 대중적이지 않은데요.
김영희: 미국에서는 스탠드업이 매우 대중적인 장르에요. 유명한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 정도로요. 국내에서는 유병재 씨가 ‘블랙코미디’라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올리면서 차츰 알려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요. 개그맨 후배들은 스탠드업 바에서 쇼를 하더라고요. 저도 작년에 게스트 형식으로 몇 번 출연했어요. 그러다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이번 달부터 고정출연하게 됐습니다.
10. 공개 코미디와는 많이 다르죠?
김영희: 그럴 줄 알았는데 스탠드업 코미디도 공개 코미디랑 똑같아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짜놔야 해요. 다른 점이 있다면 그날 관객에 따라 어떤 이야기를 할지 결정한다는 거죠.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야기를 바꾸기도 하고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게 마이크 하나만 들고 주어진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주어진 시간은 온전한 내 시간이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뭐든 할 수 있어요. 그게 너무 매력적입니다. 공개 코미디는 무대에 오르기 전 검열하는 감독님과 제작진이 있어서 그들을 웃겨야 방송에 나갈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못 올라가고 없어진 코너도 많았죠. 거기에서 회의감이 찾아왔어요. 그렇다고 제 개그가 전부 재밌고 정답인 건 아니지만 해볼 기회조차 사라진다는 게 많이 아쉬웠죠.
10. 스탠드업 코미디는 제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겠네요.
김영희: 여기서는 제 스스로가 제어하더라고요. 하하. 스탠드업 코미디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일수록 더 유리한 것 같아요. 정치 얘기, 성 얘기 다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저는 많은 분들이 김영희로 봐주니까 말 못할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전 꽂혀 있죠.(웃음)
10. 관객 입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자유로워요. 술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보기 싫음 나가도 돼요. 극장처럼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가는 거죠.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을 보면 전직이 화려한 친구들도 많아요. 기자 출신도 있고, 구성애 선생님한테 성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친구도 있어요.(웃음) 그러다 보니 방송에서 접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속 시원하게 다른 사람들 입에서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거예요. 이야기에 공감하면 박수 치고, 아니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 점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10. 개그맨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거겠어요.
김영희: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 일을 그만두는 개그맨들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제약이 많더라고요. 방송에 얼굴이 비쳐지는 공개 코미디의 경우 시댁 눈치도 봐야 하고, 자신이 내뱉는 말들이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스탠드업 코미디는 목만 멀쩡하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어요. 마이크 잡을 힘만 있다면요.(웃음) 외국에서는 임신한 여자 분이 나와서 속 시원하게 남편 욕을 해요. 출산하고 잠시 쉬다가 다시 나오고요. 나의 상태와 관계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0.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 뭐에요?
김영희: 무엇보다 스탠드업 코미디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대중들이 마음을 열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연애를 꼭 하고 싶다는 겁니다. 제가 지금 솔로 10년 차거든요.(웃음) 주변에 남자친구나 남편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힘든 일이 있을 때 편이 되어주는 느낌이 부럽더라고요. 저도 일 끝났다고 전화할 수 있는 곳이 엄마 말고 다른 곳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호호.
10. 연애를 안 한지 굉장히 오래됐네요?
김영희: 못한 거죠.(웃음) 신인 때는 바빠서 연애할 정신이 없었어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어느새 제가 드센 비호감 캐릭터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오해도 많이 생겼고요. 물론 주변 사람들은 꼭 그런 이유들로 연애를 못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요. 하하.
10.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김영희: 솔직하고 기름기가 없어요. 그게 매력이자 단점이죠.(웃음)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그녀의 등장은 화려했다. OBS, MBC, KBS 개그맨 공채시험에 연속 합격하는 신화를 만들어냈으며 데뷔 7개월 만에 2010년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14년에는 KBS ‘개그콘서트’ 끝사랑 코너에서 “앙대요”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개그콘서트’를 떠나 tvN ‘코미디 빅리그’로 무대를 옮긴 뒤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공백기가 찾아왔다. 방송 활동도 뜸해졌다. 현재 김영희는 대학로 연극 ‘홈쇼핑 주식회사’와 스탠드업 코미디 ‘코미디 얼라이브쇼’를 통해 대중들과 만나며 활기를 되찾았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무대가 방송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며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는 김영희를 만났다.10. 연극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맡고 있는 ‘신데레’는 어떤 인물인가요?
김영희: 방송계에서 잘나가는 개그우먼이었지만 한 번의 말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 뒤 홈쇼핑 주식회사에 들어가 쇼 호스트를 하는 인물입니다.
10. 개그우먼 박미선과 더블 캐스팅이에요. 대선배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김영희: 저와 박미선 선배님은 색깔이 전혀 달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어요. 선배님의 연기는 제가 따라 갈수가 없죠.(웃음) 극 중반부에 진지한 장면들이 있는데 선배님은 항상 관객들을 울리고, 본인도 매번 눈물을 쏟아내요. 사실 전 그렇게까지 우는 연기가 되진 않거든요. 하하. 그래서 저는 연기보다 애드리브 같은 개그 요소에 집중했어요. 대사를 갑자기 바꾸고, 다른 상황으로 진행할 때도 있죠. 감동은 부족해도 웃음은 보장합니다. 하하
10. 2월 중순까지였던 공연이 3월 말까지 연장 됐어요. 그만큼 인기 있다는 증거겠죠?
김영희: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잘 될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평일인데도 만석일 정도였으니까요.
10. 인기 요인이 뭐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SNS에 올린 후기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대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거든요. 애드리브와 대사의 경계가 사라진 거죠. 요즘 공연 추세가 이런 것 같아요. 전형적인 기승전결 없이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는 게 많아졌죠. 그래서 우리 공연의 경우 같은 캐스팅이라도 몇 번씩 보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볼 때마다 관객이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는 변수가 생기니 재밌어합니다.
김영희: 방송에 잘 안 나와서 대중들은 모르시겠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지난 2일부터 스탠드업 코미디 ‘코미디얼라이브쇼’도 시작했고, 책 출판도 준비 중입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웃음)
10. 책 출판은 굉장히 의외에요. 무슨 책을 쓰고 계세요?
김영희: 시집이에요. 그때그때의 감정들을 희화화시켜 쓴 시죠. 시만 쓰는 거면 빨리 낼 수 있는데 그 옆에 시를 쓰게 됐던 상황들을 산문으로 작업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고요.
10. 시를 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텐데, 재능이 있나 봐요.
김영희: 전혀요.(웃음) 제 시는 단순하고 짧은 글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MBC 안 봐요, KBS 안 봐요, SBS 안 봐요. 제가 안 나오니까요. 쇼 미더 머니 봐요. 제가 나갈 일이 없거든요’ ‘남들이 거만하다고 어깨가 올라갔다고 한다. 멀리 뛰기 위해서 너무 움츠렸더니 승모근이 커진 건데’ 이런 글들이에요. 하하. 말하는 것처럼 쓴 웃픈 글들이죠.
10. 공백기에 관한 이야기가 많네요.
김영희: 그 때가 가장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개그콘서트’에서 나와서 ‘코미디빅리그’로 이동했던 4년 정도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아직까지 코미디빅리그에서 뾰족한 걸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10. 지금도 공백기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지금은 아니에요. 작년에 우연히 개그맨 정재형, 이용주, 김민수, 박철현 등 후배들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걸 봤어요. 그 때 ‘저 애들도 자기 살 길을 찾고 있는데 난 뭐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공개 코미디가 아니어도 웃음은 어디서든 줄 수 있다는 걸 잊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고 나니 열정이 불타오르더라고요. 공백기가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거였거든요. 그 후 ‘홈쇼핑 주식회사’와 ‘코미디얼라이브쇼’를 시작하면서 삶에 활력이 생겼어요. 아마 그 때 후배들의 공연을 보러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김영희: 미국에서는 스탠드업이 매우 대중적인 장르에요. 유명한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 정도로요. 국내에서는 유병재 씨가 ‘블랙코미디’라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올리면서 차츰 알려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요. 개그맨 후배들은 스탠드업 바에서 쇼를 하더라고요. 저도 작년에 게스트 형식으로 몇 번 출연했어요. 그러다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이번 달부터 고정출연하게 됐습니다.
10. 공개 코미디와는 많이 다르죠?
김영희: 그럴 줄 알았는데 스탠드업 코미디도 공개 코미디랑 똑같아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짜놔야 해요. 다른 점이 있다면 그날 관객에 따라 어떤 이야기를 할지 결정한다는 거죠.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야기를 바꾸기도 하고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게 마이크 하나만 들고 주어진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주어진 시간은 온전한 내 시간이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뭐든 할 수 있어요. 그게 너무 매력적입니다. 공개 코미디는 무대에 오르기 전 검열하는 감독님과 제작진이 있어서 그들을 웃겨야 방송에 나갈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못 올라가고 없어진 코너도 많았죠. 거기에서 회의감이 찾아왔어요. 그렇다고 제 개그가 전부 재밌고 정답인 건 아니지만 해볼 기회조차 사라진다는 게 많이 아쉬웠죠.
10. 스탠드업 코미디는 제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겠네요.
김영희: 여기서는 제 스스로가 제어하더라고요. 하하. 스탠드업 코미디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일수록 더 유리한 것 같아요. 정치 얘기, 성 얘기 다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저는 많은 분들이 김영희로 봐주니까 말 못할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전 꽂혀 있죠.(웃음)
10. 관객 입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자유로워요. 술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보기 싫음 나가도 돼요. 극장처럼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가는 거죠.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을 보면 전직이 화려한 친구들도 많아요. 기자 출신도 있고, 구성애 선생님한테 성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친구도 있어요.(웃음) 그러다 보니 방송에서 접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속 시원하게 다른 사람들 입에서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거예요. 이야기에 공감하면 박수 치고, 아니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 점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10. 개그맨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거겠어요.
김영희: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 일을 그만두는 개그맨들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제약이 많더라고요. 방송에 얼굴이 비쳐지는 공개 코미디의 경우 시댁 눈치도 봐야 하고, 자신이 내뱉는 말들이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스탠드업 코미디는 목만 멀쩡하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어요. 마이크 잡을 힘만 있다면요.(웃음) 외국에서는 임신한 여자 분이 나와서 속 시원하게 남편 욕을 해요. 출산하고 잠시 쉬다가 다시 나오고요. 나의 상태와 관계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영희: 무엇보다 스탠드업 코미디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대중들이 마음을 열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연애를 꼭 하고 싶다는 겁니다. 제가 지금 솔로 10년 차거든요.(웃음) 주변에 남자친구나 남편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힘든 일이 있을 때 편이 되어주는 느낌이 부럽더라고요. 저도 일 끝났다고 전화할 수 있는 곳이 엄마 말고 다른 곳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호호.
10. 연애를 안 한지 굉장히 오래됐네요?
김영희: 못한 거죠.(웃음) 신인 때는 바빠서 연애할 정신이 없었어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어느새 제가 드센 비호감 캐릭터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오해도 많이 생겼고요. 물론 주변 사람들은 꼭 그런 이유들로 연애를 못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요. 하하.
10.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김영희: 솔직하고 기름기가 없어요. 그게 매력이자 단점이죠.(웃음)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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