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걱정이에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서 이름값 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생겼어요. 하하.”
걱정거리를 털어놓으면서도 배우 오나라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로 데뷔 후 첫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극 중 진진희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드라마에서 그가 한 ‘어마마!’ ‘내 말이~ 내 말이~’ 등은 유행어가 됐다.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해 22년 만에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빛나고 있는 오나라다.
“사실 그동안에도 즐겁고 재미있게 작품을 했어요. 이번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때랑 달라진 건 없죠. 다만 ‘오나라’라는 이름값을 하는 배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 등등 그런 마음들이 생겼죠. 길을 가면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 워낙 특이해서 데뷔 초에는 바꿔보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안 바꾸길 참 잘했죠. 하하.”
‘SKY 캐슬’ 이후 길 가다가 팬사인회가 열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한다고 한다.
“극 중 남편 우양우 역을 맡은 조재윤씨와 상의해서 ‘찐찐’이라는 애칭을 정했어요. 후보가 몇 개 있었죠. ‘여봉봉’ ‘하니’ ‘진’도 있었고요. 근데 ‘찐찐’이 가장 귀여웠어요.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더 정겹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오나라는 ‘SKY 캐슬’ 첫 회를 보고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찍은 드라마와 같은 작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강렬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회 시청률 1%대는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1%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SKY 캐슬’은 마지막 회에서 2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으며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역대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오나라는 “최선을 다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앙상블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뮤지컬 배우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2년 가까이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쉼 없이 활동했다.
“저에게도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웃음) 하늘이 내려줘야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어려운 기회를 얻었으니까 받은 사랑에 보답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값을 하면서 말이죠.”
“조금 더 일찍 빛을 봤다면 어땠을까”라고 묻자 그는 “이런 날이 빨리 왔으면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요? 지금이어서 겸손할 줄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오나라는 “20대였다면 거만하고 교만해졌을 거다. 주변 사람들도 돌아볼 줄 알고 철이 들었을 때 좋은 일이 생겼기 때문에 추스릴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SKY 캐슬’에서 유일하게 숨통이 트이는 장면은 진진희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늘 유쾌하고 발랄하게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사실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과 조화가 되는 건지 의심이 들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걱정 말고 더 하라’고 하셨죠. 처음에는 몸을 좀 사렸는데, 2회를 보고 나서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했어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 진진희는 숨구멍인 거죠. 다음부터는 감독님을 믿고 마구 던졌어요. 하하”
실제로도 주변 이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려고 애쓰는 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연기한 모든 배역 안에 저의 모습이 조금씩 녹아있어요. 진진희 안에도 오나라가 있죠. 집 밖에 나오면 밝게 살려고 노력해요. 집에 있을 때는 고독을 즐기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발라드 곡을 듣는 침착한 면도 있지만요.(웃음)”
연기를 시작할 때 만든 좌우명이 ‘행복하고 밝게 살자’이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누군가 행복해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집에서는 철저하게 쉬고, 밖에서는 해피바이러스를 퍼트리려고 해요. 억지로 그러는 게 아니라 우러나와요.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고 촬영 현장이 참 좋아요. 주위에서는 ‘어떻게 맨날 웃고 있냐?’고 묻기도 하는데 진짜 좋아서 웃고 다니는 거예요.(웃음)”
극중 진진희는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였다. 늘 쾌활하던 진희가 아들을 껴안고 “엄마도 처음이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오나라는 “내 마음을 알아주셔서 감동했다. 그 전까지 진진희는 다른 사람 말이나 옮기고 푼수 같아서 미움을 받았는데, 그 장면 이후부터 인간미가 드러났다. 시청자들과 소통한 것 같아서 신났다”며 활짝 웃었다.
오나라는 배우 출신 연기 강사 김도훈과 20년째 연애 중이다. 인터뷰나 방송에서 연인을 언급할 때마다 김도훈도 덩달아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다.
“남자친구가 이번 작품을 보고 ‘엄지척’ 칭찬을 해줬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부터 봐온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아직 오나라의 1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죠. 그런데 ‘진진희를 통해서는 조금 보였다’면서 좋아해 줬어요.”
결혼을 일부러 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하고 싶었는데 미루다가 20년이 흘렀다”며 “언젠가는 할 건데, 마음이 확 안 먹어진다. 준비할 게 하나둘이 아니라는 생각에 또 미루고 있다”고 웃었다.
정이 넘치고 다른 이들에게 늘 밝은 에너지를 주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엄격하다. 연기할 때 자책도 많이 하고, 좀처럼 만족하는 법도 없다고 한다.
“장면마다 자책해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죠. 방금 찍고 온 장면을 계속 되뇌면서 아쉬워해요. 그걸 계속 반복하면서 힘들게 볶아대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자버려요. 남자친구에게 화풀이도 하고요.(웃음)”
연기 연구가 습관이 된 덕분에 진진희의 애드리브는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했다. 한서진(염정아)의 매서운 눈빛에 “깜짝이야, 쪼는 거 습관 됐어”부터 서진이 얼굴에 시럽을 뿌리자 “눈 안 떠져”라는 대사는 모두 오나라의 즉흥 연기에서 나왔다. 추임새인 ‘어마마’ ‘내 말이 내 말이’도 오나라의 경쾌함을 만나 빛을 발했다.
“광고를 조금 찍고 있는데 뭐든 진진희 스타일을 요구하셔서 아직도 드라마가 안 끝난 기분이에요. 하하. 코미디언들이 왜 유행어에 목숨 거는지 알겠어요. 쾌감이 있어요.(웃음)”
매일 아침 체중을 재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오나라.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하는 게 꿈이다.
“마음을 담아 연기한 걸 시청자들이 알아줄 때, 연기자로서 가장 축복이고 보람을 느낍니다. 아직 인생작을 만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늘 인생작을 갱신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걱정거리를 털어놓으면서도 배우 오나라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로 데뷔 후 첫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극 중 진진희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드라마에서 그가 한 ‘어마마!’ ‘내 말이~ 내 말이~’ 등은 유행어가 됐다.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해 22년 만에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빛나고 있는 오나라다.
“사실 그동안에도 즐겁고 재미있게 작품을 했어요. 이번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때랑 달라진 건 없죠. 다만 ‘오나라’라는 이름값을 하는 배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 등등 그런 마음들이 생겼죠. 길을 가면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 워낙 특이해서 데뷔 초에는 바꿔보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안 바꾸길 참 잘했죠. 하하.”
‘SKY 캐슬’ 이후 길 가다가 팬사인회가 열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한다고 한다.
“극 중 남편 우양우 역을 맡은 조재윤씨와 상의해서 ‘찐찐’이라는 애칭을 정했어요. 후보가 몇 개 있었죠. ‘여봉봉’ ‘하니’ ‘진’도 있었고요. 근데 ‘찐찐’이 가장 귀여웠어요.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더 정겹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오나라는 ‘SKY 캐슬’ 첫 회를 보고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찍은 드라마와 같은 작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강렬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회 시청률 1%대는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1%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SKY 캐슬’은 마지막 회에서 2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으며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역대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오나라는 “최선을 다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앙상블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뮤지컬 배우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2년 가까이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쉼 없이 활동했다.
“저에게도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웃음) 하늘이 내려줘야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어려운 기회를 얻었으니까 받은 사랑에 보답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값을 하면서 말이죠.”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SKY 캐슬’에서 유일하게 숨통이 트이는 장면은 진진희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늘 유쾌하고 발랄하게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사실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과 조화가 되는 건지 의심이 들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걱정 말고 더 하라’고 하셨죠. 처음에는 몸을 좀 사렸는데, 2회를 보고 나서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했어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 진진희는 숨구멍인 거죠. 다음부터는 감독님을 믿고 마구 던졌어요. 하하”
실제로도 주변 이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려고 애쓰는 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연기한 모든 배역 안에 저의 모습이 조금씩 녹아있어요. 진진희 안에도 오나라가 있죠. 집 밖에 나오면 밝게 살려고 노력해요. 집에 있을 때는 고독을 즐기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발라드 곡을 듣는 침착한 면도 있지만요.(웃음)”
연기를 시작할 때 만든 좌우명이 ‘행복하고 밝게 살자’이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누군가 행복해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집에서는 철저하게 쉬고, 밖에서는 해피바이러스를 퍼트리려고 해요. 억지로 그러는 게 아니라 우러나와요.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고 촬영 현장이 참 좋아요. 주위에서는 ‘어떻게 맨날 웃고 있냐?’고 묻기도 하는데 진짜 좋아서 웃고 다니는 거예요.(웃음)”
극중 진진희는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였다. 늘 쾌활하던 진희가 아들을 껴안고 “엄마도 처음이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오나라는 “내 마음을 알아주셔서 감동했다. 그 전까지 진진희는 다른 사람 말이나 옮기고 푼수 같아서 미움을 받았는데, 그 장면 이후부터 인간미가 드러났다. 시청자들과 소통한 것 같아서 신났다”며 활짝 웃었다.
오나라는 배우 출신 연기 강사 김도훈과 20년째 연애 중이다. 인터뷰나 방송에서 연인을 언급할 때마다 김도훈도 덩달아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다.
“남자친구가 이번 작품을 보고 ‘엄지척’ 칭찬을 해줬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부터 봐온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아직 오나라의 1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죠. 그런데 ‘진진희를 통해서는 조금 보였다’면서 좋아해 줬어요.”
정이 넘치고 다른 이들에게 늘 밝은 에너지를 주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엄격하다. 연기할 때 자책도 많이 하고, 좀처럼 만족하는 법도 없다고 한다.
“장면마다 자책해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죠. 방금 찍고 온 장면을 계속 되뇌면서 아쉬워해요. 그걸 계속 반복하면서 힘들게 볶아대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자버려요. 남자친구에게 화풀이도 하고요.(웃음)”
연기 연구가 습관이 된 덕분에 진진희의 애드리브는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했다. 한서진(염정아)의 매서운 눈빛에 “깜짝이야, 쪼는 거 습관 됐어”부터 서진이 얼굴에 시럽을 뿌리자 “눈 안 떠져”라는 대사는 모두 오나라의 즉흥 연기에서 나왔다. 추임새인 ‘어마마’ ‘내 말이 내 말이’도 오나라의 경쾌함을 만나 빛을 발했다.
“광고를 조금 찍고 있는데 뭐든 진진희 스타일을 요구하셔서 아직도 드라마가 안 끝난 기분이에요. 하하. 코미디언들이 왜 유행어에 목숨 거는지 알겠어요. 쾌감이 있어요.(웃음)”
매일 아침 체중을 재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오나라.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하는 게 꿈이다.
“마음을 담아 연기한 걸 시청자들이 알아줄 때, 연기자로서 가장 축복이고 보람을 느낍니다. 아직 인생작을 만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늘 인생작을 갱신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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