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tvN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 김진혁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보검./조준원 기자 wizard333@
tvN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 김진혁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보검./조준원 기자 wizard333@
“진혁이의 마음가짐이 예뻤어요. 진혁이는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남자인 것 같았거든요. 진혁이란 캐릭터의 매력이 또렷해서 ‘남자친구’를 선택했습니다. 매회의 엔딩도 재밌었고요.”

배우 박보검이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8일 서울 압구정로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다. ‘남자친구’는 그가 주연으로서 성공을 이끌었던 tvN ‘응답하라 1988’과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 비해 썩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박보검은 ‘남자친구’가 이룬 기록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때도 진심이었어요. ‘남자친구’가 시청률이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주중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거든요. 그래서 ‘남자친구’의 시청률(최고 10.3%, 최신 8.7%, 닐슨코리아 기준)도 너무 감사하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보검은 올해 많은 작품에 자신의 얼굴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보검은 올해 많은 작품에 자신의 얼굴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보검은 듣던 대로 감사할 줄 알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배우이자 청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은 1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많이 쓴 단어였다. 기자들에게 진솔한 의견을 듣고자 자신을 낮출 줄도 알았다. 동시에 자신의 소신도 또렷히 밝혔다.

“제가 정말 송혜교 선배님과 ‘케미’가 없었나요?(웃음) 솔직하게 알고 싶습니다. 저는 진혁이가 가진 것이 많지는 않아도 소중함을 알고 있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무기라고 생각했어요.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베풀 줄도 아는, 마음이 넓은 친구라고 느꼈어요. ‘내가 잘 표현했나? 진혁이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잘 전달했나?’라는 데에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생각해요. 대본에 집중해서 진혁의 순애보를 표현하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송혜교와의 호흡도 ‘남자친구’의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박보검은 “선배와의 나이 차이가 느껴질 만큼 이야기가 안 통하지도 않았고, 서로 워낙 진혁과 수현(송혜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태여서 어렵지 않게 잘 촬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본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송혜교 선배님의 대사가 들렸어요. 선배님이 그간 하신 작품을 통해 경험과 연륜이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주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연기 공부도 많이 해보고, 작품도 더 많이 해서 본받고 싶습니다.”

박보검은 ‘남자친구’의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한다. 박보검은 “일반 대중까지는 모르더라도 드라마의 애시청자라면 알 수 있는 작은 요소들을 감독님이 곳곳에 배치를 잘 해주셨다. 저도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소품 등등까지 섬세하게 눈여겨보세요. 쿠바에서 촬영할 때 차수현 대표의 상상 속에서 한 여자와 남자가 춤을 추는 장면이 있어요. 여자는 빨간 드레스를, 남자는 흰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사랑을 표현하는 춤을 춰요. 두 인물이 혹시 수현이와 진혁이냐고 감독님께 물었더니 시청자들만 알 수 있는 건데 어떻게 알았냐며 놀라시더라고요. 또 진혁이 ‘썸’이라는 대사를 했을 때와 처음으로 ‘커플링’이란 대사를 달력에 썼을 때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런 부분이 감독님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박보검은 진혁과 상반된 캐릭터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올해의 계획도 “작품 속에 얼굴을 많이 남기는 것”이다. 그간 싱어송라이터 적재의 곡 ‘별 보러 가자’를 포함해 팬미팅에서 노래와 춤으로 끼를 선보인 박보검은 연기 이외의 것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는 4월까지 팬미팅을 준비하면서 어떤 작품을 할지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더 다양하게 연기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제가 잘 표현할 수 있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연기를요. 그리고 노래는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 지 혼자 조심스럽게 고민해보고 있습니다.(웃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늦지 않은 시간 내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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