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프리스트’ 첫 회/ 사진=OCN 방송화면
‘프리스트’ 첫 회/ 사진=OCN 방송화면
OCN 새 토일 오리지널 ‘프리스트’ 첫 회가 지난 24일 방송됐다. 메디컬 드라마와 엑소시즘 장르를 넘나들며 70분간 휘몰아쳤다.

이날 방송된 첫 회에서 부마자(付魔者)를 발견한 구마 사제 오수민(연우진) 신부가 문기선(박용우) 신부의 명령에 불복하고 직접 구마에 나섰다. 남부카톨릭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함은호(정유미)가 현장을 목격했다.

‘프리스트’는 2018년 남부가톨릭병원에서 벌어지는 초현실적 현상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친 의사와 엑소시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메디컬 엑소시즘’ 드라마다.

시작부터 압도적인 공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1999년 여름, 한 여자가 악령에 씌여 미쳐 날뛰었다. 아들은 엄마가 단순히 아파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아빠는 끝내 부인했다. 아들의 손에 이끌려 문기선 신부가 현장으로 왔고, 그 순간 엄마는 2층 창가에서 추락했다. 그리고 악령이 실체를 드러냈다. 악령에 빙의된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리얼했다. 할리우드 공포영화 ‘엑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018년 현재. 우주라는 아이가 심각한 복부 출혈로 병원에 실려왔다. 함은호는 긴급한 상황이었기에 동료들의 만류에도 보호자의 동의 없이 응급수술을 감행했다. 하지만 우주는 끝내 숨을 거두었다. 우주의 엄마가 현장에 도착했고, 모두가 망연자실한 순간 멈췄던 심전도 그래프가 다시 움직였다.

심정지까지 왔던 우주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하루 만에 중환자실을 나와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함은호는 의구심을 품었다. 수술 당시 목격한 온 몸에 난 상처도 이상했다.

그사이 문기선과 오수민은 우주가 한 신부에게 흉기로 찔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상황을 파악하려 나섰다. 이들은 우주에게 악령이 씌었음을 직감했다. 특히 오수민은 병원을 찾았다가 악령에 씌인 우주와 마주했다. 부마자임을 확신하고 곧바로 기도문을 외우며 구마를 시도했다. 그때 우주를 찾아 다니던 함은호가 현장에 나타났고, 악령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아이의 몸에서 빠져나갔다.

문기선은 오수민에게 “이전 놈들과 다르다. 너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허가가 떨어질 때까지 감시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오수민은 이를 무시하고 우주를 병실에서 몰래 데리고 나와 폐쇄된 병실에서 구마의식을 펼쳤다.

우주가 사라져 뒤를 쫓던 함은호는 오수민이 구마의식을 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악령은 우주의 목소리로 “선생님 왔어요?”라며 “우리 이렇게 다시 모였네?”라며 본색을 드러냈다. 오수민은 함은호에게 “의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그 순간 악령에 씌인 우주가 사라졌다.

곧이어 함은호가 악령의 습격을 받았다. 오수민은 함은호를 문 밖으로 밀어내고, 다시 구마의식을 진행했다. 악령과 죽음 힘을 다해 싸웠다. 잠시 뒤 악령이 빠져 나갔는지, 잠잠해졌지만 우주는 숨을 쉬지 않았다.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온 함은호는 “이제 여기서 부터는 내 영역이다”라며 오수민을 밀쳐냈다.

‘프리스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했다. 메디컬 드라마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상황이 펼쳐졌고, 생생한 수술 장면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부마자의 등장은 스릴 넘치는 전개로 이어졌다. 소름을 유발하는 영상은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무서움을 안겼다.

오수민 역을 맡은 연우진의 열연이 돋보였다. 극 중 문기선 신부의 말대로 ‘초짜’인 오수민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면서도 악령을 쫓겠다는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연우진은 이런 오수민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개구장이같은 얼굴 이면의 진지한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2015년 방송된 SBS 2부작 드라마 ‘인생 추적자 이재구’ 이후 3년 만에 안방에 돌아온 박용우는 공백이 무색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용우는 카리스마 넘치는 중년의 모습과 더불어 깨알 같은 개그로 긴장감을 완화시켰다. 박용우와 연우진의 ‘스승과 제자’ 케미도 돋보였다.

정유미는 응급의학과 에이스 의사로 변신했다. 환자의 목숨을 위해서 앞뒤 안가리고 돌진하는 함은호를 어색함 없이 표현하며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지난 1일 종영한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와는 또 달랐다. ‘프리스트’는 방송 전부터 영매와 구마사제, 형사의 공조를 담아 호평받은 ‘손 the guest’와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프리스트’는 메디컬과 엑소시즘 각각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손 the guest’와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의사와 구마사제의 공조는 식상함 대신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리스트’는 오늘(25일) 2회를 방송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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