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서영희: 고전적인 공포영화가 궁금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만 흘러가는 요즘 같은 때에 옛것을 되돌아보면 어떨까 싶었다. 나도 귀신이 등장하는 사극 공포물을 보고 자란 세대다. 나처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해서 출연하게 됐다.
10. 주연으로서 영화를 끌고 나가야 해서 부담스럽지 않았나?
서영희: 극 중 신씨 부인은 야망과 열정이 넘치는 단단한 캐릭터다.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은 됐다. 특히 처음 등장하는 부분을 신경 쓰고 고민했다. 중반부, 신씨 부인은 변한다. 그래서 초반의 모습이 중요했다. 첫 등장이 익숙해야 영화 전체가 산다고 생각했다. 끌고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10. 시어머니 역할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나?
서영희: 시어머니는 정말 처음이다. 일찍 경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웃음)
10. 며느리 옥분 역을 맡은 손나은과의 호흡은 어땠나?
서영희: 진짜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다. 꼼꼼하고 철저하다. 나는 너무 룰루랄라만 하고 있지 않았나 싶어 반성한 적도 있다.
10. 손나은이 서영희의 ‘본능적인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하던데.
서영희: 나는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장에 갔을 때 상대 배우, 환경 등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능까지는 모르겠다.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잘 모면한 것 같다.(웃음)
10. 명장면을 꼽는다면?
서영희: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이다. CG로 듬뿍 담았다. 생동감 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10. 공포영화나 스릴러물은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해서 촬영이 쉽지 않다. 스트레스는 없었나?
서영희: 화를 내거나 나쁜 소리를 잘 못한다. 화나는 일이 생기면 참는 쪽이다. 가끔 발산하는데 시원하긴 하더라. ‘여곡성’을 촬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다. 힘들게 찍긴 했다. 관객들이 ‘힘들었겠다’라며 걱정해주는 말은 내 역할을 이해해 주신 것이기 때문에 거기서 보람을 느낀다.
10. ‘여곡성’은 공포보다 이야기에 힘이 실린 듯하다. 그래서 여름이 아니라 11월에 개봉하는 것인가?
서영희: 사실 15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수위가 조금 낮아졌다. 이야기가 있는 공포물이다.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잔잔하고, 그래서 스산한 이 시기와 잘 어울린다. 개봉 시기를 일부러 맞춘 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찬바람이 불면 오싹한 기분이 들 거다. 올겨울이 굉장히 춥다는데 추위를 미리 체험해 보시면 좋겠다.(웃음)
10. 작품마다 연기력 칭찬을 받는다. 촬영하는 동안 모니터링을 많이 하나?
서영희: 모니터링을 잘 못한다. 예전에 찍었던 어떤 영화에서 수영복을 입고 전화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 살이 많이 쪄서 통통한 캐릭터인데 모니터링을 하고 나니 달라지더라. 배에 힘을 주고, 자세를 바꿔가며 불편하게 연기했다. 그때, 기술적인 것 아니고는 모니터링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얼굴과 행동 등 외형적인 면에서 단점만 보였다. 모니터링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연기할 때 방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 본다.
10. 자신이 나오는 작품을 일부러 찾아본 적은 있나?
서영희: ‘추격자’는 TV에서 워낙 많이 해서 우연히 본 적이 몇 번 있다. 일부러 틀어 놓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배우들이 그런다는 얘길 들었다.
10. 공포 스릴러 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하진 않나?
서영희: 내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서 너무 좋다. 만약 그것이 문제라면 어떤 방법으로 다음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식어가 붙는 것은 욕이 아닌 이상 행복하다. 못해서 그런 게 아니지 않나. 나에게 맞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는 거라서 감사한 일이다. 어떤 수식어에 또 다른 수식어를 붙이는 게 내가 할 일이다.
10. ‘신씨 부인’은 영화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인물이다. 몰입한 이후 빠져나오는 데 어렵지 않았나?
서영희: 뭐든 쉽게 잊는 성격이다. 이럴 땐 짧은 집중력이 도움이 된다. (웃음) ‘여곡성’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면 아무 생각도 안 났다. 그냥 엄마가 되어 있었다. 빠져나오는 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10. 촬영하는 동안 딸이 보고 싶었겠다.
서영희: 촬영장 나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하하 농담이다. 늘 보고 싶었다. 딸이 생기면서 내게 주어진 많은 것들이 그냥 온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커졌다. 아이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 세 살짜리 아이가 그런 걸 많이 가르쳐줬다.
10. 엄마와 아빠 중 누굴 더 닮았나?
서영희: 태어났을 땐 아빠가 나왔고, 중간엔 내가 나왔다가 가끔 시어머니가 된다.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웃음) 아빠와 엄마 반반 닮았다.
10. 딸이 엄마가 나오는 작품을 보나? 워낙 섬뜩한 모습이 많은데.
서영희: 드라마나 영화에 내가 나오면 울었다. TV 속에도 내가 있고, 밖에도 내가 있어서인지 놀라는 것 같았다. 귀신같은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내가 출연한 ‘런닝맨’을 틀어놨는데 ‘엄마 엄마’ 하면서 보더라. 게임 하다가 호박 속에 들어간 모습을 보고 울길래 얼른 껐다.
10. 2000년대 초반 방송한 ‘연애편지’ 이후 아주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했다. 예능 출연엔 관심이 없나?
서영희: 좋아한다. 음식을 못 해서 ‘한식대첩’ 같은 곳은 나갈 수 없다. 하지만 먹는 건 엄청 좋아한다. 불러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다.(웃음) 요즘 예능은 예전과 달리 콘텐츠가 다양하다. 장르를 불문하고 무언가 하고 싶다. 많은 걸 경험하고 싶다. ‘런닝맨’은 잘 하지 못해 아쉽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예능을 또 하고 싶다.
10. 딸과 함께 하는 가족 예능에서 출연 제의가 오면 어떡할 건가?
서영희: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다. 딸이 나가겠다면 하겠다.
10. ‘서영희’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서영희: ‘처연하다’ ‘우울해 보인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 힘든 작품을 많이 해서인지 정신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들도 많다. 웃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어떤 한 작품을 집중해서 봐 주신 것 같다. 조금 벗어나면 밝은 캐릭터도 많은데. (웃음) 깊게 생각해 주시는 것에 감사한다. 저는 행복하다. 멀쩡하고 잘 웃는다. 하하.
10.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배우로서 고충은 없나?
서영희: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20년 가까이 되면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만한 실력이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는 게 없다. 똑같다. 연기 실력도 제자리인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10. 배우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나?
서영희: 요즘은 더 좋아졌다. 많은 분이 이해하고 걱정해준다. 세상 사람들 각자 고생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 보여지는 직업이라서 조금 더 고생한다는 소릴 듣는다. 그런 것에 감사하고 내 직업에 더 애정을 갖게 됐다.
10. 딸이 배우를 하겠다면 어떡할 건가?
서영희: 딸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없으면 바로 반대할 생각이다. 아닌 길을 선택하면 힘들 걸 알기 때문에 뜯어말리겠다. 자신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피곤해진다. (웃음)
10. 끼가 보이나?
서영희: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서 괴롭다. 하하. 유치원에서도 나서는 걸 좋아하더라.
10. 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서영희: 허황한 꿈은 꾸기 싫지만 궁금하다. 새로운 곳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언젠가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10. 차기작은?
서영희: 내년 방송 예정인 스릴러 드라마 ‘트랩’이다. 좋은 선배님들이 출연하셔서 함께 하고 싶었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중요한 역할이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로 살 것인가?
서영희: 현재까지는 잘 산 것 같다. 이대로만 쭉 갔으면 좋겠다. 니를 아는 분들이 ‘어, 그래. 연기 못하진 않아’라는 소릴 해 주시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더 큰 칭찬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하는 생각하지 않는다. 꾸준했으면 좋겠다. 조금 욕심을 부리자면 나를 아는 분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10. 사극 공포물 ‘여곡성’을 선택한 이유는?영화 ‘스승의 은혜'(2006), ‘궁녀'(2007), ‘추격자'(2008),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등 공포 스릴러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온 배우 서영희가 또 한 번 섬뜩한 영화로 관객을 만났다. 한국 공포영화의 고전인 1986년 개봉작을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한 ‘여곡성’을 통해서다. 서영희는 비밀을 간직한 양반집 안주인 ‘신씨 부인’ 역할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서영희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서영희: 고전적인 공포영화가 궁금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만 흘러가는 요즘 같은 때에 옛것을 되돌아보면 어떨까 싶었다. 나도 귀신이 등장하는 사극 공포물을 보고 자란 세대다. 나처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해서 출연하게 됐다.
10. 주연으로서 영화를 끌고 나가야 해서 부담스럽지 않았나?
서영희: 극 중 신씨 부인은 야망과 열정이 넘치는 단단한 캐릭터다.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은 됐다. 특히 처음 등장하는 부분을 신경 쓰고 고민했다. 중반부, 신씨 부인은 변한다. 그래서 초반의 모습이 중요했다. 첫 등장이 익숙해야 영화 전체가 산다고 생각했다. 끌고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10. 시어머니 역할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나?
서영희: 시어머니는 정말 처음이다. 일찍 경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웃음)
10. 며느리 옥분 역을 맡은 손나은과의 호흡은 어땠나?
서영희: 진짜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다. 꼼꼼하고 철저하다. 나는 너무 룰루랄라만 하고 있지 않았나 싶어 반성한 적도 있다.
10. 손나은이 서영희의 ‘본능적인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하던데.
서영희: 나는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장에 갔을 때 상대 배우, 환경 등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능까지는 모르겠다.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잘 모면한 것 같다.(웃음)
10. 명장면을 꼽는다면?
서영희: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이다. CG로 듬뿍 담았다. 생동감 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10. 공포영화나 스릴러물은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해서 촬영이 쉽지 않다. 스트레스는 없었나?
서영희: 화를 내거나 나쁜 소리를 잘 못한다. 화나는 일이 생기면 참는 쪽이다. 가끔 발산하는데 시원하긴 하더라. ‘여곡성’을 촬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다. 힘들게 찍긴 했다. 관객들이 ‘힘들었겠다’라며 걱정해주는 말은 내 역할을 이해해 주신 것이기 때문에 거기서 보람을 느낀다.
10. ‘여곡성’은 공포보다 이야기에 힘이 실린 듯하다. 그래서 여름이 아니라 11월에 개봉하는 것인가?
서영희: 사실 15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수위가 조금 낮아졌다. 이야기가 있는 공포물이다.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잔잔하고, 그래서 스산한 이 시기와 잘 어울린다. 개봉 시기를 일부러 맞춘 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찬바람이 불면 오싹한 기분이 들 거다. 올겨울이 굉장히 춥다는데 추위를 미리 체험해 보시면 좋겠다.(웃음)
서영희: 모니터링을 잘 못한다. 예전에 찍었던 어떤 영화에서 수영복을 입고 전화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 살이 많이 쪄서 통통한 캐릭터인데 모니터링을 하고 나니 달라지더라. 배에 힘을 주고, 자세를 바꿔가며 불편하게 연기했다. 그때, 기술적인 것 아니고는 모니터링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얼굴과 행동 등 외형적인 면에서 단점만 보였다. 모니터링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연기할 때 방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 본다.
10. 자신이 나오는 작품을 일부러 찾아본 적은 있나?
서영희: ‘추격자’는 TV에서 워낙 많이 해서 우연히 본 적이 몇 번 있다. 일부러 틀어 놓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배우들이 그런다는 얘길 들었다.
10. 공포 스릴러 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하진 않나?
서영희: 내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서 너무 좋다. 만약 그것이 문제라면 어떤 방법으로 다음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식어가 붙는 것은 욕이 아닌 이상 행복하다. 못해서 그런 게 아니지 않나. 나에게 맞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는 거라서 감사한 일이다. 어떤 수식어에 또 다른 수식어를 붙이는 게 내가 할 일이다.
10. ‘신씨 부인’은 영화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인물이다. 몰입한 이후 빠져나오는 데 어렵지 않았나?
서영희: 뭐든 쉽게 잊는 성격이다. 이럴 땐 짧은 집중력이 도움이 된다. (웃음) ‘여곡성’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면 아무 생각도 안 났다. 그냥 엄마가 되어 있었다. 빠져나오는 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10. 촬영하는 동안 딸이 보고 싶었겠다.
서영희: 촬영장 나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하하 농담이다. 늘 보고 싶었다. 딸이 생기면서 내게 주어진 많은 것들이 그냥 온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커졌다. 아이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 세 살짜리 아이가 그런 걸 많이 가르쳐줬다.
10. 엄마와 아빠 중 누굴 더 닮았나?
서영희: 태어났을 땐 아빠가 나왔고, 중간엔 내가 나왔다가 가끔 시어머니가 된다.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웃음) 아빠와 엄마 반반 닮았다.
10. 딸이 엄마가 나오는 작품을 보나? 워낙 섬뜩한 모습이 많은데.
서영희: 드라마나 영화에 내가 나오면 울었다. TV 속에도 내가 있고, 밖에도 내가 있어서인지 놀라는 것 같았다. 귀신같은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내가 출연한 ‘런닝맨’을 틀어놨는데 ‘엄마 엄마’ 하면서 보더라. 게임 하다가 호박 속에 들어간 모습을 보고 울길래 얼른 껐다.
10. 2000년대 초반 방송한 ‘연애편지’ 이후 아주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했다. 예능 출연엔 관심이 없나?
서영희: 좋아한다. 음식을 못 해서 ‘한식대첩’ 같은 곳은 나갈 수 없다. 하지만 먹는 건 엄청 좋아한다. 불러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다.(웃음) 요즘 예능은 예전과 달리 콘텐츠가 다양하다. 장르를 불문하고 무언가 하고 싶다. 많은 걸 경험하고 싶다. ‘런닝맨’은 잘 하지 못해 아쉽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예능을 또 하고 싶다.
10. 딸과 함께 하는 가족 예능에서 출연 제의가 오면 어떡할 건가?
서영희: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다. 딸이 나가겠다면 하겠다.
서영희: ‘처연하다’ ‘우울해 보인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 힘든 작품을 많이 해서인지 정신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들도 많다. 웃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어떤 한 작품을 집중해서 봐 주신 것 같다. 조금 벗어나면 밝은 캐릭터도 많은데. (웃음) 깊게 생각해 주시는 것에 감사한다. 저는 행복하다. 멀쩡하고 잘 웃는다. 하하.
10.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배우로서 고충은 없나?
서영희: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20년 가까이 되면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만한 실력이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는 게 없다. 똑같다. 연기 실력도 제자리인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10. 배우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나?
서영희: 요즘은 더 좋아졌다. 많은 분이 이해하고 걱정해준다. 세상 사람들 각자 고생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 보여지는 직업이라서 조금 더 고생한다는 소릴 듣는다. 그런 것에 감사하고 내 직업에 더 애정을 갖게 됐다.
10. 딸이 배우를 하겠다면 어떡할 건가?
서영희: 딸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없으면 바로 반대할 생각이다. 아닌 길을 선택하면 힘들 걸 알기 때문에 뜯어말리겠다. 자신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피곤해진다. (웃음)
10. 끼가 보이나?
서영희: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서 괴롭다. 하하. 유치원에서도 나서는 걸 좋아하더라.
10. 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서영희: 허황한 꿈은 꾸기 싫지만 궁금하다. 새로운 곳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언젠가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10. 차기작은?
서영희: 내년 방송 예정인 스릴러 드라마 ‘트랩’이다. 좋은 선배님들이 출연하셔서 함께 하고 싶었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중요한 역할이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로 살 것인가?
서영희: 현재까지는 잘 산 것 같다. 이대로만 쭉 갔으면 좋겠다. 니를 아는 분들이 ‘어, 그래. 연기 못하진 않아’라는 소릴 해 주시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더 큰 칭찬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하는 생각하지 않는다. 꾸준했으면 좋겠다. 조금 욕심을 부리자면 나를 아는 분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