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10.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는 첫 회부터 심상치 않았죠. 5%의 시청률로 시작하더니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5위 안에 들었어요. 이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요?
남지현 : 일상 중에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확실히 늘었어요. 연령대와 성별이 다양해요. 카페에 가면 카페 직원이 음료를 주면서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라고 인사하고, 식당에 가면 식당 어머니가 ‘드라마 나오는 아가씨 아니냐’고 알아봐 주셔서 깜짝 놀라고 있어요.
10. 인기에 대해 ‘백일의 낭군님’ 배우들과 얘기를 나눴나요?
남지현 : 단체 채팅방에서 본방송 전후로 드라마 이야기를 해요. 배우들 모두 매주 놀랍고 감사해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사실 모두가 ‘백일의 낭군님’이 이렇게 잘 될지 몰랐어요. 월화극이 고전하는 시점이어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죠. 첫 방송 시청률도 우리는 3% 정도만 나와도 굉장히 잘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 회부터 5%가 나와 모두가 놀랐어요. 예상을 벗어나니까 모두가 ‘우리의 감은 틀렸다’면서 시청률 예측을 포기했죠. 한 주 한 주 시청률이 오르는 걸 보면서 모두 잊을 수 없다는 분위기예요.
10. ‘백일의 낭군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남지현 : 빠른 스토리 전개가 ‘백일의 낭군님’ 인기에 많은 보탬이 된 것 같아요. 한 회마다 볼 게 많이 생기죠. 사건, 사고부터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이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잖아요. 사실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도에 맞춰줄까 걱정했는데 빠른 전개를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또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 후반 작업 스태프 모두 자기 자리에서 해낼 수 있는 걸 쏟아낸 느낌이에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지만 그 기본을 쭉 지켰기에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10. ‘백일의 낭군님’은 후반으로 갈수록 더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유가 뭘까요?
남지현 : 계속해서 바뀌는 이야기의 분위기요. 초반만 해도 원득-홍심 커플이 티격태격하는데 미운 정이 쌓이다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달달한 로맨스를 펼치죠. 근데 그 커플의 행복이 정점을 찍은 순간 생이별을 하잖아요. 알콩달콩 로맨틱 코미디에서 애틋하고 절절한 멜로로 순식간에 바뀌죠. 눈을 뗄 수 없게 집중하게 한 다음에 뭐가 나올까 예측하게 만들고, 그 예측을 빗겨 나가는 전개들이 뒷심을 발휘하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10. 평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캐릭터를 수정한다고 들었는데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 드라마라 그게 안 되니 걱정되지 않았어요?
남지현 : 걱정했죠. 저는 모니터링을 하면서 캐릭터를 고쳐가요. 표정, 말투, 행동, 목소리를 많이 바꾸고 세밀하게 조율하는 편이죠. 근데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 드라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없어서 현장에서 짧게 찍은 영상으로만 확인했어요. 그래서 본방송을 보면 개인적으로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이 보여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에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죠. 부족한 게 많았는데 연출과 대본, 배우들과 스태프의 시너지로 부족함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든 것 같아요.
10. 시청률 10%가 넘어 엑소의 ‘으르렁’을 추겠다는 공약을 지켰어요. 굉장히 춤을 잘 추던데요.
남지현 : 영상을 찍는 그날 하루만 연습을 했어요. 서너 시간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영상을 찍은 건데 배우들끼리 ‘우리가 언제 엑소한테 엑소 춤을 배워보겠나’ ‘SM 연습실에 언제 와보겠냐’며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못 춰서 엉망진창이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언제 이런 거 또 해보겠느냐며 우리가 즐겁게 하면 즐겁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했죠.
10. ‘백일의 낭군님’ 촬영 현장이 즐거웠던 만큼 애드리브도 많았을 것 같은데?
남지현 : ‘백일의 낭군님’은 대본과 애드리브가 반반 섞인 장면이 많아요. 아버지(연재균 분)가 절을 하면서 하트를 하는 장면을 예로 든다면 하트는 대본이지만 절을 하면서 하트를 그리는 건 애드리브죠. 이런 식으로 섞인 게 많아요. 구돌(김기두 분)이나 아전(이준혁 분) 선배는 기존 대사에서 코믹한 요소를 덧붙여 더 재밌게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노지설 작가님의 유머 코드가 대사를 비트는 건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하고 분위기를 비틀까 고민을 했어요. 사실 애드리브는 모 아니면 도예요. 애드리브가 잘 살면 너무 세련되고 재밌지만 잘 못 하면 좀 그렇잖아요.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감독님과 배우들도 함께 고민해서 잘 나온 것 같아요.
10. 상대역인 도경수와 호흡은 어땠나요. 옆에서 본 도경수는 어떤 배우였나요?
남지현 : (도)경수 오빠가 했던 작품을 봤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궁금했어요. 같이 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연기를 볼 수 있겠다 싶어 기대했죠. 경수 오빠는 늘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해요. 또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져 함께 잘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틈틈이 대사도 맞춰보고 리허설도 해보고 행동 연기도 하면서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냈어요. 나이 차이가 2살인데 아이돌보다는 또래 동료 배우의 느낌이었어요. 경수 오빠가 큰 작품은 여러 개 했고 소속 그룹인 엑소도 글로벌한 아이돌이지만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을 거예요. 근데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고 준비한 게 많아서 이겨내지 않았을까 해요.
10. 혹시 연기 선배로서 조언해준 게 있나요?
남지현 : 조언보다는 제가 현장에서 체득한 비법을 나눴어요. 체력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던가 떨어진 컨디션을 올릴 수 있는 방법, 대사를 빠르게 외울 수 있는 비결 등이요. 그런 것들이 채워지면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거든요. 경수 오빠는 첫 사전제작 드라마, 첫 주연이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 보일 때 ‘지금 조금 쉬어’ ‘지금 빨리 대사 외우자’ ‘지금 맞춰보자’ 이런 식으로 툭 던졌어요. 도움이 됐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웃음)
10. 도경수와 남지현의 로맨스가 깊어지면서 원심(원득♥홍심) 율심(율♥홍심) 율이서(율♥이서)라는 커플 애칭도 탄생했죠. 이중 뭐가 제일 마음에 드나요.
남지현 : 원심 커플이요. 원득이와 홍심의 사랑이 가장 아기자기했던 것 같아요.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던 건 율과 이서 같아요. 애절하고 절절한 정통 멜로에 가까운 느낌을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저도 경수 오빠도 작품 안에서 새로운 부분에 도전한 거였어요
10. 전작 ‘쇼핑왕루이’와 비슷한 설정에 ‘백일의 낭군님’ 출연을 고민했을 것 같아요.
남지현 :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주인공과 기억을 찾게 도와주는 여자주인공 설정 등이 ‘쇼핑왕 루이’와 비슷해요. 이종재 감독님께 비슷한 캐릭터를 하면 전작이 떠오를 것 같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걱정할 게 없다고 하면서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쇼핑왕루이’ 속 복실이와 ‘백일의 낭군님’ 홍심이가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과 발전 방향이 전혀 다를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얘기를 듣고 대본을 자세하게 봤더니 확실히 차별화된 게 보였어요.
10. ‘백일의 낭군님’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었나요?
남지현 : ‘쇼핑왕 루이’가 아기자기한 동화 같은 느낌에 그들만 사는 새로운 세계 같았다면 ‘백일의 낭군님’은 사극임에도 현실적인 게 많이 반영됐어요. 캐릭터로 보자면 홍심이 성격이 더 세죠. 복실이는 모든 걸 포용하는 신이 내린 성자지만 홍심이는 아니거든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하죠.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는 약해요. 로맨스의 방향도 ‘백일의 낭군님’이 여러 단계를 거쳐서 다채롭지 않았나요? (웃음)
10.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던데 전공이 연기에 도움이 되나요?
남지현 : ‘심리학을 전공하면 캐릭터 분석을 잘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캐릭터보다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고를 다양하게 만들어줘요. 스스로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고민도 많이 해결돼요.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어려운 건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요. 작품이 끝났으니 학교 가는 게 당연해요. 저는 소풍, 수학여행, 야간 자율학습 다 했어요. 미팅은 어려운데 소개팅 같은 건 해봤어요. 그 나이 때 해야 하는 건 다 해봐서 그런지 아쉬운 건 없어요. (웃음)
10. ‘백일의 낭군님’으로 첫 사극 로맨스에 도전했죠.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남지현 : 영화 ‘미스 백’의 한지민 선배님만큼 완전한 연기 변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으로는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걸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어둡거나 진지한, 혹은 차갑고 무거운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고 나와 반대인 것을 녹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제가 대학생이기 때문에 청춘들의 이야기도 하고 싶고 장르물도 좋아요. 항상 다양한 걸 하고 싶어요.
10. ‘백일의 낭군님’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아요.
남지현 : 과분한 사랑을 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드려요. 시청자들 덕분에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에요. ‘백일의 낭군님’이 희노애락을 함께 한 드라마로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연기 참 잘하는 배우라는 건 원래 알았지만 욕심 많고 똑똑한 배우라는 건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를 통해 확실히 알았다. 남지현은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정 많고 사랑스러운 홍심과, 헤어진 오빠를 그리워하며 첫사랑의 애틋함을 마음속에 간직한 윤이서까지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여기에 원득·율(도경수 분)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부터 가슴 절절한 멜로,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여러 감정 변화를 선보이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남지현은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고칠 점이 뭔지 생각하고 연기에 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그 과정을 온전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이라고 했다. 한 줄의 대사에도 감정을 쏟아내고 섬세하게 연기하는 터라 ‘백일의 낭군님’ 속 홍심과 이서가 더 큰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10.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는 첫 회부터 심상치 않았죠. 5%의 시청률로 시작하더니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5위 안에 들었어요. 이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요?
남지현 : 일상 중에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확실히 늘었어요. 연령대와 성별이 다양해요. 카페에 가면 카페 직원이 음료를 주면서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라고 인사하고, 식당에 가면 식당 어머니가 ‘드라마 나오는 아가씨 아니냐’고 알아봐 주셔서 깜짝 놀라고 있어요.
10. 인기에 대해 ‘백일의 낭군님’ 배우들과 얘기를 나눴나요?
남지현 : 단체 채팅방에서 본방송 전후로 드라마 이야기를 해요. 배우들 모두 매주 놀랍고 감사해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사실 모두가 ‘백일의 낭군님’이 이렇게 잘 될지 몰랐어요. 월화극이 고전하는 시점이어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죠. 첫 방송 시청률도 우리는 3% 정도만 나와도 굉장히 잘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 회부터 5%가 나와 모두가 놀랐어요. 예상을 벗어나니까 모두가 ‘우리의 감은 틀렸다’면서 시청률 예측을 포기했죠. 한 주 한 주 시청률이 오르는 걸 보면서 모두 잊을 수 없다는 분위기예요.
10. ‘백일의 낭군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남지현 : 빠른 스토리 전개가 ‘백일의 낭군님’ 인기에 많은 보탬이 된 것 같아요. 한 회마다 볼 게 많이 생기죠. 사건, 사고부터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이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잖아요. 사실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도에 맞춰줄까 걱정했는데 빠른 전개를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또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 후반 작업 스태프 모두 자기 자리에서 해낼 수 있는 걸 쏟아낸 느낌이에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지만 그 기본을 쭉 지켰기에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지현 : 계속해서 바뀌는 이야기의 분위기요. 초반만 해도 원득-홍심 커플이 티격태격하는데 미운 정이 쌓이다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달달한 로맨스를 펼치죠. 근데 그 커플의 행복이 정점을 찍은 순간 생이별을 하잖아요. 알콩달콩 로맨틱 코미디에서 애틋하고 절절한 멜로로 순식간에 바뀌죠. 눈을 뗄 수 없게 집중하게 한 다음에 뭐가 나올까 예측하게 만들고, 그 예측을 빗겨 나가는 전개들이 뒷심을 발휘하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10. 평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캐릭터를 수정한다고 들었는데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 드라마라 그게 안 되니 걱정되지 않았어요?
남지현 : 걱정했죠. 저는 모니터링을 하면서 캐릭터를 고쳐가요. 표정, 말투, 행동, 목소리를 많이 바꾸고 세밀하게 조율하는 편이죠. 근데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 드라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없어서 현장에서 짧게 찍은 영상으로만 확인했어요. 그래서 본방송을 보면 개인적으로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이 보여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에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죠. 부족한 게 많았는데 연출과 대본, 배우들과 스태프의 시너지로 부족함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든 것 같아요.
남지현 : 영상을 찍는 그날 하루만 연습을 했어요. 서너 시간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영상을 찍은 건데 배우들끼리 ‘우리가 언제 엑소한테 엑소 춤을 배워보겠나’ ‘SM 연습실에 언제 와보겠냐’며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못 춰서 엉망진창이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언제 이런 거 또 해보겠느냐며 우리가 즐겁게 하면 즐겁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했죠.
10. ‘백일의 낭군님’ 촬영 현장이 즐거웠던 만큼 애드리브도 많았을 것 같은데?
남지현 : ‘백일의 낭군님’은 대본과 애드리브가 반반 섞인 장면이 많아요. 아버지(연재균 분)가 절을 하면서 하트를 하는 장면을 예로 든다면 하트는 대본이지만 절을 하면서 하트를 그리는 건 애드리브죠. 이런 식으로 섞인 게 많아요. 구돌(김기두 분)이나 아전(이준혁 분) 선배는 기존 대사에서 코믹한 요소를 덧붙여 더 재밌게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노지설 작가님의 유머 코드가 대사를 비트는 건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하고 분위기를 비틀까 고민을 했어요. 사실 애드리브는 모 아니면 도예요. 애드리브가 잘 살면 너무 세련되고 재밌지만 잘 못 하면 좀 그렇잖아요.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감독님과 배우들도 함께 고민해서 잘 나온 것 같아요.
남지현 : (도)경수 오빠가 했던 작품을 봤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궁금했어요. 같이 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연기를 볼 수 있겠다 싶어 기대했죠. 경수 오빠는 늘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해요. 또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져 함께 잘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틈틈이 대사도 맞춰보고 리허설도 해보고 행동 연기도 하면서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냈어요. 나이 차이가 2살인데 아이돌보다는 또래 동료 배우의 느낌이었어요. 경수 오빠가 큰 작품은 여러 개 했고 소속 그룹인 엑소도 글로벌한 아이돌이지만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을 거예요. 근데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고 준비한 게 많아서 이겨내지 않았을까 해요.
10. 혹시 연기 선배로서 조언해준 게 있나요?
남지현 : 조언보다는 제가 현장에서 체득한 비법을 나눴어요. 체력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던가 떨어진 컨디션을 올릴 수 있는 방법, 대사를 빠르게 외울 수 있는 비결 등이요. 그런 것들이 채워지면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거든요. 경수 오빠는 첫 사전제작 드라마, 첫 주연이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 보일 때 ‘지금 조금 쉬어’ ‘지금 빨리 대사 외우자’ ‘지금 맞춰보자’ 이런 식으로 툭 던졌어요. 도움이 됐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웃음)
남지현 : 원심 커플이요. 원득이와 홍심의 사랑이 가장 아기자기했던 것 같아요.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던 건 율과 이서 같아요. 애절하고 절절한 정통 멜로에 가까운 느낌을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저도 경수 오빠도 작품 안에서 새로운 부분에 도전한 거였어요
10. 전작 ‘쇼핑왕루이’와 비슷한 설정에 ‘백일의 낭군님’ 출연을 고민했을 것 같아요.
남지현 :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주인공과 기억을 찾게 도와주는 여자주인공 설정 등이 ‘쇼핑왕 루이’와 비슷해요. 이종재 감독님께 비슷한 캐릭터를 하면 전작이 떠오를 것 같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걱정할 게 없다고 하면서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쇼핑왕루이’ 속 복실이와 ‘백일의 낭군님’ 홍심이가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과 발전 방향이 전혀 다를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얘기를 듣고 대본을 자세하게 봤더니 확실히 차별화된 게 보였어요.
10. ‘백일의 낭군님’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었나요?
남지현 : ‘쇼핑왕 루이’가 아기자기한 동화 같은 느낌에 그들만 사는 새로운 세계 같았다면 ‘백일의 낭군님’은 사극임에도 현실적인 게 많이 반영됐어요. 캐릭터로 보자면 홍심이 성격이 더 세죠. 복실이는 모든 걸 포용하는 신이 내린 성자지만 홍심이는 아니거든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하죠.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는 약해요. 로맨스의 방향도 ‘백일의 낭군님’이 여러 단계를 거쳐서 다채롭지 않았나요? (웃음)
남지현 : ‘심리학을 전공하면 캐릭터 분석을 잘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캐릭터보다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고를 다양하게 만들어줘요. 스스로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고민도 많이 해결돼요.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어려운 건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요. 작품이 끝났으니 학교 가는 게 당연해요. 저는 소풍, 수학여행, 야간 자율학습 다 했어요. 미팅은 어려운데 소개팅 같은 건 해봤어요. 그 나이 때 해야 하는 건 다 해봐서 그런지 아쉬운 건 없어요. (웃음)
10. ‘백일의 낭군님’으로 첫 사극 로맨스에 도전했죠.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남지현 : 영화 ‘미스 백’의 한지민 선배님만큼 완전한 연기 변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으로는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걸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어둡거나 진지한, 혹은 차갑고 무거운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고 나와 반대인 것을 녹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제가 대학생이기 때문에 청춘들의 이야기도 하고 싶고 장르물도 좋아요. 항상 다양한 걸 하고 싶어요.
10. ‘백일의 낭군님’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아요.
남지현 : 과분한 사랑을 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드려요. 시청자들 덕분에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에요. ‘백일의 낭군님’이 희노애락을 함께 한 드라마로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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