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29일 방영된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방송화면 캡처.
지난 29일 방영된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방송화면 캡처.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극본 황영아·김지선, 연출 전우성·임세준)는 깨끗한 빨래를 봤을 때처럼 지친 마음을 차분하고 기분 좋게 어루만져주는 드라마였다. 시청률 성적이 좋지는 않았으나 특유의 분위기는 분명 색달랐다.

지난 29일 방영된 마지막 회 역시 깔끔한 해피엔딩을 보여줬다. 임다영(보나)은 김지운(하석진)과 마침내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했고, 김지운도 이소희(심이영)와 만나 관계를 정리했다.

5년 만에 이소희와 만난 김지운은 서로 꼭 행복해지라는 말과 함께 비로소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다시 임다영에게 돌아가 키스를 했다. 임다영은 광고회사 정규직에는 최종 불합격했으나 안진홍(이민영)의 회사에 취직했다. 이후 임다영과 김지운은 한 집에서 사랑을 키워나갔다.

윤상아(고원희)는 디자이너 공모전에 당선돼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직접 디자인한 반지로 권진국(이지훈)에게 프러포즈도 했다. 한소미(서은아)도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했다. 남자공포증을 극복했고, 네일숍도 덩달아 승승장구했다.

그룹 우주소녀의 멤버 보나의 성장은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한 축이었다. 드라마 ‘최고의 한방’의 조연으로 시작해 ‘란제리 소녀시대’의 주연에 이어 ‘당신의 하우스헬퍼’의 주연으로 나선 보나는 그동안 차곡차곡 다져온 연기력으로 임다영 역을 완성했으며, 하석진과의 연기 호흡도 유연했다. 특히 광고회사 늦깎이 인턴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석진이 ‘집요정’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하려 기울인 노력들은 곳곳에서 돋보였다.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남자 가정부 겸 정리 컨설턴트 역을 하석진은 섬세한 표정으로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자극적이지 않은 요소로도 고정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청소’와 다영의 ‘성장’과 같은 담백한 소재를 중심으로 흘러간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바쁜 일상에 복잡해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돌아보게 했고, 다영의 행복을 응원하고 기다리게 했다.

지난 두 달간 작은 치유로 다가왔던 ‘당신의 하우스헬퍼’. 후속으로는 ‘오늘의 탐정’이 오는 9월 5일 오후 10시 처음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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