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하는 김성규(왼쪽부터), 지창욱, 강하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하는 김성규(왼쪽부터), 지창욱, 강하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특정 인물을 부각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기에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신흥무관학교를 통해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제70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육군과 공연제작사 쇼노트가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기획한 심성율 대령의 말이다. 심 대령은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동 육군회관 태극홀에서 열린 ‘신흥무관학교'(연출 김동연)의 제작발표회에서 “국민과 장병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작품”이라며 “관객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흥무관학교’는 항일 독립 전쟁의 선봉에 섰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치열한 삶을 담아낼 예정. 일제에 항거하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립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현역 군인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배우 지창욱과 강하늘, 그룹 인피니트 성규 등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이태은·임찬민·이정열·오진영·김태문·진상현·남민우 등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오는 9월 9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김동연 연출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동연 연출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동연 연출가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서 지나치게 무겁거나, 다큐멘터리 형식은 아니다. 재미와 감동을 잘 녹이기 위해 제작진과 배우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아 음악감독 역시 “신흥무관학교를 거쳐간 청년들의 아픔과 힘을 음악에 담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배우들의 열정도 남다르다.

극중 동규 역을 맡은 지창욱은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에 장병 중 한 명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내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동료들과 울고 웃으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팔도 역을 연기하는 강하늘은 “작품을 할 때마다 ‘즐겁게 웃으면서 하자’고 마음먹는다. ‘신흥무관학교’ 역시 마찬가지”라며 “군 장병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 즐겁다”고 덧붙였다.

이등병으로 군기가 바짝 든 성규는 “극중에서는 일본육사 출신 독립운동가 지청천 역을 맡았다. 많은 이들이 챙겨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인피니트 성규(왼쪽부터), 배우 지창욱, 강하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인피니트 성규(왼쪽부터), 배우 지창욱, 강하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제작진은 ‘신흥무관학교’가 독립운동사에서 갖는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시나리오 작업 기간, 역사 전문가들에게 수차례 자문을 구해 역사를 고증했다고 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신흥무관학교 등 국외 항일운동 전반에 관여한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손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육군은 2008년, 제60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으로 2000년 당시 DMZ에서 발생한 실화를 극으로 꾸민 뮤지컬 ‘MINE’을 시작으로 2010년 흥남철수작전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 2012년에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를 소재로 한 뮤지컬 ‘The Promise’ 등을 제작했다. ‘신흥무관학교’가 네 번째 작품이다.

‘신흥무관학교’ 제작진은 “1907년부터 1920년까지의 역사를 다루면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과 격변의 시대 한복판에 서 있었던 인물들의 삶을 깊이 조명할 예정”이라며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무관학교를 설립한 선각자들부터 조선과 일본, 만주 등 각지에서 찾아온 무관들, 무관학교가 배출한 투사까지 그들이 이끈 항일무장투쟁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제작발표회 내내 늠름한 자세를 유지한 성규는 “대한민국 육군으로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훌륭한 이들을 더 많은 관객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부끄럽지 않게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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