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공포영화는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이라 불린다. 올여름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 ‘속닥속닥’에도 신선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속닥속닥’은 6명의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마치고 떠난 여행에서 진짜 귀신이 나오는 ‘귀신의 집’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공포물. 주인공 은하 역을 맡은 배우 소주연은 그 가운데서도 단연 눈길을 끈다. 겁에 질려 흔들리는 커다란 눈망울은 공포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9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소주연을 만났다.
‘속닥속닥’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13일의 금요일’에 맞추느라 원래 예정했던 개봉일보다 하루 늦췄다. 소주연은 “공포영화는 관객층이 두터운데 나도 엄마랑 공포영화를 자주 봤다. 앞서 ‘곤지암’이 흥행했는데, 공포 장르에 대한 관심이 우리 영화로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며 “‘속닥속닥’은 상상 속 공포와 현실의 공포를 잘 아우르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소주연은 ‘속닥속닥’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그는 “학창시절에는 남들 앞에 서길 부끄러워하며 뭘 하든 애매모호했던 아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후 2년 정도 병원에서 일했다. 그 때 자신의 SNS를 본 브랜드 광고 관계자에게 모델 제의를 받게 됐고, 이를 계기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완전히 다른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두려울 법도 한데 소주연은 “변화에 대한 부담감은 느끼지 못했다”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어렸을 때부터 취미생활을 비롯해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많았어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어요. (겉모습과 달리) 와일드하다는 말도 종종 들어요.”
소주연은 최상훈 감독에게 먼저 ‘속닥속닥’ 출연 제의를 받았다. 당시 최 감독은 은하 역에 다른 배우를 점 찍어둔 터였다. 하지만 우연히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에서 계약직 디자이너 김지안을 연기한 그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소주연은 최 감독에게 연락을 받고 “얼떨떨했다”고 했다.
‘하찮아도 괜찮아’에서 지안과 ‘속닥속닥’의 은하는 나이도 성격도 다른 캐릭터다. 지안은 사회 초년생으로서 고충이 많지만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성격으로 회사에 적응해나간다. 반면 은하는 수능 후에도 입시에 대한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 예민한 19살 고등학생.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 최 감독이 연기적으로 그의 어떤 잠재력을 봤을 거 같으냐고 물으니 소주연은 “저도 감독님께 묻고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속닥속닥’ 시나리오를 받고 은하 캐릭터를 봤을 때 어두운 이미지더라고요. 누구나 자라면서 어렵고 속상한 일들을 겪잖아요. 오디션에서 저의 그런 경험들을 감독님에게 세세하게 털어놓았어요. 그런 진솔한 모습에 (감독님이) 끌리지 않으셨을까 하고 예상해요.”
하지만 실제로 소주연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이다. 오히려 자신의 성격과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저랑 비슷한 캐릭터였다면 제 실제 모습을 캐릭터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이 풀어졌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성격의 캐릭터라는 어려움이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내내 은하로 살기 위해 애썼다.
“서울에 사는데 촬영지는 울산에 있었어요. 일이 있어서 서울에 한 번 갔던 걸 제외하고는 쉬는 날에도 계속 울산에 머물렀어요.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사는데 울산에서는 혼자였죠. 한달 반 동안 그렇게 지내면서 캐릭터에 더 집중했어요. 은하는 외롭고 고독한 인물이니까요.”
공부를 잘했던 은하는 수능을 망치고 우울한 날들을 보낸다. 자책하며 마음 편히 놀지도 못한다. 그는 이런 은하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10대들이 받을 입시 스트레스에 대해 계속해서 상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은하보다 더 심하게 압박을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고등학생들이 자기 실력을 비관하고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 관련된 내용의 기사도 찾아보고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서 그 때의 감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은하는 절친 지은을 잃은 후 계속해서 그의 환영을 보게 된다. 둘은 서로에게 단순히 우정이라는 감정보다 좀 더 깊은 마음을 갖고 있다. 소주연은 처음에 이 둘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둘 사이는 조금 애매한 면이 있어요. 제가 감독님에게 ‘동성애인가요?’라고 물었더니 많은 혼란이 있다는 생각이 드셨나봐요. 제게 은하와 지은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하시면서 ‘쇼코의 미소’라는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소주연은 영화 속 은하의 마지막 선택 역시 “은하라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하에게 지은이는 가족보다 가깝고 소중해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는 유일한 ‘내 사람’인거죠. 그래서 지은이를 지키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친구를 한 순간에 떠나보내고 은하는 죄책감에 많이 시달리던 상태였을 거예요.”
소주연은 예전부터 책, 영화 등 ‘보는 것’ 자체를 정말 좋아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인간실격’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사람의 성격을 흔히 ‘긍정적, 부정적’으로 나누면서 긍정적인 것은 좋은 것, 부정적인 것은 나쁜 것이라고 일반화한다. 나 또한 그랬는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부정적인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속닥속닥’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13일의 금요일’에 맞추느라 원래 예정했던 개봉일보다 하루 늦췄다. 소주연은 “공포영화는 관객층이 두터운데 나도 엄마랑 공포영화를 자주 봤다. 앞서 ‘곤지암’이 흥행했는데, 공포 장르에 대한 관심이 우리 영화로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며 “‘속닥속닥’은 상상 속 공포와 현실의 공포를 잘 아우르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소주연은 ‘속닥속닥’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그는 “학창시절에는 남들 앞에 서길 부끄러워하며 뭘 하든 애매모호했던 아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후 2년 정도 병원에서 일했다. 그 때 자신의 SNS를 본 브랜드 광고 관계자에게 모델 제의를 받게 됐고, 이를 계기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완전히 다른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두려울 법도 한데 소주연은 “변화에 대한 부담감은 느끼지 못했다”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어렸을 때부터 취미생활을 비롯해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많았어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어요. (겉모습과 달리) 와일드하다는 말도 종종 들어요.”
‘하찮아도 괜찮아’에서 지안과 ‘속닥속닥’의 은하는 나이도 성격도 다른 캐릭터다. 지안은 사회 초년생으로서 고충이 많지만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성격으로 회사에 적응해나간다. 반면 은하는 수능 후에도 입시에 대한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 예민한 19살 고등학생.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 최 감독이 연기적으로 그의 어떤 잠재력을 봤을 거 같으냐고 물으니 소주연은 “저도 감독님께 묻고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속닥속닥’ 시나리오를 받고 은하 캐릭터를 봤을 때 어두운 이미지더라고요. 누구나 자라면서 어렵고 속상한 일들을 겪잖아요. 오디션에서 저의 그런 경험들을 감독님에게 세세하게 털어놓았어요. 그런 진솔한 모습에 (감독님이) 끌리지 않으셨을까 하고 예상해요.”
하지만 실제로 소주연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이다. 오히려 자신의 성격과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저랑 비슷한 캐릭터였다면 제 실제 모습을 캐릭터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이 풀어졌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성격의 캐릭터라는 어려움이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내내 은하로 살기 위해 애썼다.
“서울에 사는데 촬영지는 울산에 있었어요. 일이 있어서 서울에 한 번 갔던 걸 제외하고는 쉬는 날에도 계속 울산에 머물렀어요.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사는데 울산에서는 혼자였죠. 한달 반 동안 그렇게 지내면서 캐릭터에 더 집중했어요. 은하는 외롭고 고독한 인물이니까요.”
공부를 잘했던 은하는 수능을 망치고 우울한 날들을 보낸다. 자책하며 마음 편히 놀지도 못한다. 그는 이런 은하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10대들이 받을 입시 스트레스에 대해 계속해서 상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은하보다 더 심하게 압박을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고등학생들이 자기 실력을 비관하고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 관련된 내용의 기사도 찾아보고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서 그 때의 감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소주연은 영화 속 은하의 마지막 선택 역시 “은하라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하에게 지은이는 가족보다 가깝고 소중해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는 유일한 ‘내 사람’인거죠. 그래서 지은이를 지키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친구를 한 순간에 떠나보내고 은하는 죄책감에 많이 시달리던 상태였을 거예요.”
소주연은 예전부터 책, 영화 등 ‘보는 것’ 자체를 정말 좋아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인간실격’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사람의 성격을 흔히 ‘긍정적, 부정적’으로 나누면서 긍정적인 것은 좋은 것, 부정적인 것은 나쁜 것이라고 일반화한다. 나 또한 그랬는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부정적인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영화 ‘마녀’도 재미있게 봤다. 소주연은 “(‘마녀’ 속 인물들처럼) 주체적인 캐릭터, 몸을 많이 쓰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며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위적이지 않은 모습이 나의 매력”이라며 “지금은 단막극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나만의 밝은 에너지를 전하겠다”며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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