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6일 방영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송화면 캡처.
지난 6일 방영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송화면 캡처.
“직장인들에게 커피가 필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가 오피스물인 만큼 시청률 10%를 돌파한다면 직장인들에게 커피차를 제공하겠습니다.”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 제작발표회에서 남자주인공 이영준 역을 맡은 배우 박서준이 내건 시청률 공약이다. 지난 6일 방송된 ‘김비서’ 첫회는 이 공약이 이뤄지는 순간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정도로 유쾌했다.

‘김비서’는 모든 것이 완벽한 재벌 그룹 부회장 이영준을 9년간 무탈하게 보좌해 온 김 비서(박민영)가 이영준에게 퇴사를 선언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웹소설·웹툰 기반의 로맨틱 코미디 오피스물이다. 첫 회는 원작의 큰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현실적인 설정을 어색하지 않게 연출해내 몰입도를 높였다.

이영준의 넥타이와 셔츠의 색부터 아침 다과를 챙겨주는 일, 파티 동반 파트너 역,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김 비서(극 중 본명 김미소)는 돌연 이영준에게 퇴사를 선언했다. 그때부터 이영준은 “김 비서가 왜 그럴까”라며 잠도 못 잔 채 고민을 거듭했다. 김 비서가 준 유일한 단서는 “저도 이제 제 인생 찾아가야죠. 누군가의 비서도, 누군가의 가장도 아닌 그냥 김미소의 인생이요”라는 말이었다.

친구 박유식(강기영)과 대화하다 ‘김 비서가 나를좋아해서’라고 생각한 그는 김 비서로부터 뜻밖의 말을 듣는다. 김 비서는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결혼도 못하고 늙어버릴 것 같다구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밝혔다. 그러자 이영준은 “그 결혼이라는 걸 하기 위해서 회사를 관둬야겠다? 그럼 일은 계속해. 나 이영준이 결혼해주지”라고 했다. 이영준의 이 같은 돌발 선언과 함께 첫 회가 끝났다.

박서준은 이번에도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박서준은 ‘그녀는 예뻤다’‘쌈, 마이웨이’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로맨스 스타로 성장해 온 배우다. ‘김비서’에서도 그는 자꾸만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나르시시스트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 주고 받는 연기도 능숙했다. 사람들과 대화하다가도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너무 완벽하다고 감탄하거나, 채용 공고를 올리며 기뻐하는 김 비서를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연기는 상황의 작위성을 가릴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박민영도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꽃다발을 가까이하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눈과 코가 빨갛게 되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박민영이 작은 부분까지도 고민을 많이 하며 캐릭터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비서로서 항상 이영준의 눈치를 살펴야 하면서도 김미소의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는 단호해지는 캐릭터의 성격을 박민영이 점차 어떻게 그려낼지 흥미를 높였다.

강기영, 황보라, 예원, 김혜옥, 표예진 등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에 큰 재미를 더했다. 특히 자기에 심취한 이영준의 모든 것을 감내하는 절친 박유식 역을 맡은 강기영은 등장할 때마다 감초 같은 연기로 웃음을 유발했다. 그의 비서 역을 맡은 그룹 쥬얼리 출신의 예원과의 장면은 첫 회의 웃음을 담당한 공신 중 하나였다. 예원이 실수로 상사인 강기영의 얼굴에 홍삼팩을 흩뿌렸다. “너는 안 그만두냐”는 말에 예원은 “전 언제까지나 사장님 곁을 지키겠습니다”며 총총 사라졌다.

‘김비서’ 첫 회 평균 실시간 시청률은 7.44%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시청률 조사회사 ATAM, 서울 수도권 700가구 기준, 이하 동일)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1분은 10.3%로 10%를 돌파했다. 이태환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비서‘에는 미스터리 요소도 있어서 다양한 장르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각 인물들의 트라우마가 미스터리 요소와 결합돼 서서히 드러난다면 ’김비서‘의 재미와 시청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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